본문 바로가기
사진&.../먹고마시기

2022 성탄 이브 점심 & 저녁

by choco 2022. 12. 26.

음력으로 따박따박 맞춰서 격식 다 갖춰서 제사 올려야하는 부친 덕분에 연말이나 연초는 항상 제사가 걸리는데 올해는 오랜만에 성탄에 딱.  (24일도 걸려봤고 31일, 1월 1일도.  성탄은 두번째인듯)  제사 음식의 절반 이상 사서 올리긴 하지만 그래도 그것도 일이라 모든 의욕이 사라져서 좀 거하게 먹는 성탄 이브는 단촐하게. 

오랜만에 무지막지한 추위에 저 바닥 아래 깔려있던, 죽처럼 걸쭉하고 찐~~~한 쇼콜라 쇼에 대한 열망이 활활 불타 올라서 내게 주는 성탄 선물.  고디바와 발로나와 또 어드메 공정 무역 다크 초콜릿을 섞어 걸쭉하게 끓였다.  이렇게 먹고 남은 건 흰우유 섞어서 초콜릿 우유 만들어두려고 했는데 갑자기 문상 갈 일이 생겨서 튀어 나가느라 남은 쇼콜라에 대한 행방은 모르겠음.  

문상 간 집은... 돌아가신 분께는 좀 죄송하지만 하필이면 23일 밤에 돌아가셔서 자녀 셋이 다 직장인임에도 다 퇴근한 시각이라 회사 차원의 복지 서비스는 연락조차 할 수 없는... 연차 수당 안 주려고 연말에 남은 연차 쓰라고 다 독려하는 마당이라 더더욱 사람이 없는 상황.  본래 제사 있는 집은 제사 낀 달에는 상가집 안 간다는데 난 그런 건 별로 따지지 않기 때문에 슝~ 갔다왔다.   그것 때문에 더 바쁜 성탄 주말이 되긴 했지만 마음에 편하니 됐음.  

그러고 보니 우리 할아버지도 연휴 직전 오후 늦게 돌아가셔서 경조가 열심히 챙긴 울 부친께선 손해가 좀 막심하셨던 기억이 남.  ^^;   

제사가 끼지 않았다면 비프 웰링턴이나 서프 앤 터프를 했겠지만 만사 귀찮음.  헨젤과 그레텔을 오랜만에 다녀왔고 스페인에 간 ㅅ양에게 부탁한 어란 사냥이 실패했다는 소식에 그냥 헨젤과 그레텔에서 사왔음.  비싸서 그렇지 그 집은 맛은 보장함.  숭어 어란 드시면서 부친은 할머니가 겨울마다 만드셨다는 대구 어란의 추억에... 대구 어란도 무지 맛있을 것 같다.  언제 생대구를 살 일이 있으면 알을 빼서 한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살짝 하다 말았음. 

동생이 깨끗하게 씻어 놓은 레몬으로 껍질을 갈아내서 크림치즈 레몬 디핑 소스를 만들어 숭어 어란과 함께~  

이태리인지 스페인에서 건너온 이 아이~  술이 좍좍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