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또 일을 해야하니 (ㅠ.ㅠ) 앉은 김에 오늘 여행 갔던 사진들을 좀 더 치워봐야겠다.
아까에 이어서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기행이 계속된다. 생활사 쪽을 다 훑고 다음 볼 곳을 고민하다가 예전에 왔을 때 시간이 없어 지나간 악기 전시실로 갔다.
특히 하프는 정말 사람의 로망을 자극하는 악기인듯. 고증상 절대 말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아르미안의 네딸들에서 스와르다가 크세르크세스 앞에서 딱 저 하프를 켜는 장면을 보면서 진짜 가슴 두근거렸었다. ^^
저 악기 자체들만으로도 엄청 공이 많이 가는 제작 작업이었을 텐데 어쩌면 저렇게 섬세한 조각이나 그림들을 새겨넣었는지.
갓 만들어진 반짝반짝 새 악기였을 때는 사용하기 황송했을 것 같다.
음악서 책에서만 보던 건반악기 들이다.
위 사진은 소형 파이프 오르간일 것이고 아래 악기는 버지날이던가? 영국에서 유행했던 초기 피아노인 건반악기인 것 같은데... 이름을 잊어버렸다. -_-; 고딩 때 그 많은 이름들을 어떻게 머리에 다 쑤셔넣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불가사의다.
챔발로, 하프시코드 같은 악기에 그려진 그림들.
저 악기의 주인에게야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었을지 몰라도 내 것이라면 피아노는 안 치고 이 그림들만 쳐다보고 한동안 엄청 주물럭거렸을듯.
얘의 정체는 금관악기라고 해야할까 목관악기라고 해야할까?
부는 부분은 피스인데 몸통은 목관인 것도 같고... 이름표를 찍었던 것 같은데 핀트가 안맞아서 지워졌거나 한 모양이다. 확인은 다음번 방문 때나 가능할듯.
전시실을 찍어봤음.
이건 전시실에서 바라본 아래층. 동생이 가장 좋아했던 의상 전시실이다.
여기부터는 동생이 찍은 악기 전시실 사진.
역시 취향이 드러난다. ^^
설명서를 다 찍어와서 정보로서 가치도 이쪽이 훨씬 더 높다.
시간 있을 때 찬찬히 읽으면 재밌을 것 같다.
위층에서 찍은 악기 전시실 부감샷.
문 닫을 시간이 다 되어가는 터라 그야말로 휙휙 시선만 두고 왔다.
은 세공품 모아놓은 곳이나 테피스트리 전시실 같은 곳이 동생 취향이려니 했는데 그건 다음에 와서 혼자 본다고 해서 내가 보지 않았던 것 위주로 그냥 같이 다녔다.
런던에서 우리를 구원해준 막스&스펜서 수퍼마켓에서 산 음식들과 한국서 가져간 컵라면 등으로 배를 채우고 뮤지컬을 보러 고고씽~
초행이니 헤맬 것까지 감안해서 일찌감치 길을 나서서 전철을 탔다. 그런데... 수시로 수리하는 악명은 이미 겪을대로 겪었지만 수시로 고장난다는 그 악명마저도 하필 이날 경험할 줄이야. -_-; 뮤지컬 극장까지 딱 두 정거장을 남겨놓고 전철이 멈춰서 움직이질 않는 것이다. 결국 택시를 타기로 하고 리츠 호텔이 있는 세인트 제임스 역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우리만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다. 널려있던 빈 택시들이 전철 고장과 비까지 겹친 날 때문에 씨가 말라 다들 택시 잡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분위기.
아무래도 이 방향은 안될 것 같아 길을 건너서 겨우겨우 택시를 탔지만 여기저기 도로 공사에 길은 엄청 막히고... 결국 마리아가 산 정상에서 부르는 노래는 못듣고 종소리를 들은 그녀가 산에서 허겁지겁 뛰어 내려올 때 우리도 입장. -_-;
쉬는 시간에 찍은 극장 안 사진.
역시 이곳에서도 휴식 시간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팔았지만 너무 추워서.
뮤지컬 얘기는 나중에 감상으로 몰아서 쓰기로 하고 패스~
나올 때 간판만 겨우 찍었다.
본래 계획은 근~사하게 건물도 찍고 로비도 찍고 어쩌고였지만 그러기엔 너무 지쳤음.
그래도 뮤지컬이 너무 괜찮아서 본래 한편만 (동생과 ㅎ양은 2편) 보려던 계획을 급거 수정해서 본래 푹 쉬기로 한 다음 날 메리 포핀스를 보기로 즉석에서 결정.
런던에서 문화생활은 그야말로 공연이 없는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꽉 채운 보람찬 일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