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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204

왕의 남자 올해는 내가 대학을 졸업한 이후 극장에 제일 많이 간 해인 것 같다. 한번도 안간 해가 부지기수였고 반지의 제왕 때문에 1년에 한번씩 갔던 것이 최근 몇년. 자막 읽기 싫어서 극장 안 간다는 어른들의 옛말(?)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는데... ^^; 그런 의미에서 방화를 한편 때려줬다. 이벤트의 여왕 영*씨가 지난주에 이어 또 당첨된 시사회 표. 그녀는 다른 곳에 당첨된 표로 지난주에 이미 갔다왔다. 예전에 연극 팬들에게 엄청나게 회자됐던 연극 이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요즘 연극을 영화화하는 것이 유행인 모양인데 일단 탄탄한 시나리오(희곡?)을 바탕으로 하니까 감독이 어지간히 망치지 않는 한 기본적인 플롯의 재미는 잡고 들어간다. 이 작품의 1차적 성공 원인은 인물 각각에 강렬한 성격을 부여하면서도 서로 .. 2005. 12. 27.
빌리 엘리어트(2005.10.17) 보고 온지 벌써 두달이 흘렀다. 게으름 피다가는 한정이 없을 것 같아서 비교적 한가한 주말 저녁을 틈타 감상문 포스팅. 빌리 엘리어트는 내가 그동안 본 뮤지컬 중에서 지존중의 지존이다. 과연 영화를 어떻게 뮤지컬로 만들 수 있을까 내심 궁금했는데 이건 영국 -마음 먹는다면 러시아 정도-에서만 공연이 가능한 작품.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엔터테인먼트 + 감동과 드라마까지도 다 잡아냈다. 일단 각본과 연출의 승리. 영화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뮤지컬 대본도 썼다는데 자기 영화에서 확실히 독립을 했다. 분명 아까울 부분도 있으련만 과감히, 그러나 살려야할 부분은 다 살려냈고 연출가 역시 그 대본에서 이상의 것을 뽑아냈다. 이런 작가와 감독이 만나는건 서로간의 행복이란 생각이 다 들 정도. 여러.. 2005. 12. 16.
비밀의 정원 (2005.11.18) 런던에서 빌리 엘리어트를 본 것을 제외하고... 작년 카바레 이후 1년 넘게 뮤지컬을 안봤는데 어제 모처럼 뮤지컬 극장으로~ 뮤지컬 봤단 얘기에 올해는 공연 안본다며? 라는 타박이 좀 들어왔지만 공짜다~ 난 이벤트의 별 아래 태어나진 못했지만 확실히 앵벌이 별의 수호는 받는 모양 원님덕에 나팔 분다고 뮤지컬 잡지에 취직한 영*씨덕에 하늘에서 떨어진 표~ 앞으로도 종종 남는 표는 이쪽에다 버려주겠다고 한다. ㅎㅎㅎㅎㅎ 뮤지컬을 보면서는 혼자 대본 다시 쓰고 온갖 잡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번주에 마감을 두개나 한데다 오늘은 오랜만에 백화점까지 납셔 주신 덕에 엄청 피곤. 길게 쓰기 귀찮아 간단히 느낌만 끄적끄적. 배우들의 노래나 춤은 나쁘지 않았지만 연출과 대본이 약했다. 조금만 더 연구하면 두고두고 써먹을 .. 2005. 11. 19.
로얄 발레단 랑데뷰 & 라 실피드 (2005.10.15) 초연 때 마리 탈리오니의 라 실피드를 그린 석판화인지 그림. 15일날 마지막 일정이 한국에서 예매해놓은 라 실피드 공연이었다. 코벤트 가든에서 아이스크림 사먹고 오페라 하우스로 갔다. 거기 푹신한 소파에서 이번 시즌 작품들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다 보고 입장. 대략 40분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오디오 볼륨이 너무 낮아서 그림만 봤지만 볼만했다. 조안 코보그(로얄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인데 요즘 안무도 시작한 모양) 등 안무가들이 자기 작품에 대해 얘기하고 출연 무용수들이 또 얘기하고 등등... 오디오만 잘 들렸다면 좋았겠다는 하긴 들렸다 쳐도 잘 알아들었을지는 의문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림만 열심히 봤다. ^^ 이날 공연한 작품은 애쉬튼 안무의 랑데뷰와 로얄 발레단의 프린시펄 조한 코보그가 재안무한.. 2005. 11. 15.
UBC - 지젤 (2005.11.13) 막공을 또 보고 왔다. 난 평일에 움직이는 것도 싫어하지만 일요일과 공휴일에 움직이는 건 더 싫어한다. 왜 일요일에 예매를 했을까 어제 밤과 낮에는 살짝꿍 후회하기도 했지만 가지 않았으면 가슴이 아팠을 공연이었다. 이 공연을 보면서 왜 첫날 황혜민+엄재용 커플에서 2003년 김세연 +엄재용 조합과 같은 충만감과 짜릿함을 느끼지 못했는지 확연히 와닿았다. 황혜민씨와 엄재용씨는... 각자 놓고 보면 나름의 아름다움과 특징이 있는 재료 ? ^^ 달리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비유로지만 함께 썼을 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색깔로 표현하자만 엄재용씨는 강렬한 원색의 유화 물감, 황혜민씨는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수채화나 파스텔 물감 같다고 해야겠다. 그래서 둘이 같은 무대에 서면 황혜민씨가 늘 엄재용씨의.. 2005. 11. 14.
UBC 지젤 (2005.11.10)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엄군 만세! 지젤 이미지는 아니다. ^^ 모던 발레에서 한컷 엄오빠에 대한 흥분은 가라앉히고 지젤 얘기만 간단히 하자면 1막은 평범, 2막은 세계 어디에 내어놔도 크게 빠질 게 없는 수준. 다들 보는 눈은 비슷한지 공연 끝나고 나오며 동행자들이 입을 모아 2막이 훨씬 더 멋지다. 2막을 위해 1막을 참았다는 표현들을... 참았다라... 1막이 그렇게나 많이 지겨웠었나? -_-;;; 1막에서 황혜민씨는 가냘프고 바람에 날려갈 것 같은 소녀 지젤의 모습과 분위기 그대로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좀 무겁다고 해야하나? 최상의 컨디션은 아닌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이건 발굼치에 공기 쿳션을 단 것 같은 자하로바를 본 지 한달여밖에 안된 내 눈의 착각인지 몰라도 나폴나폴, 사뿐사뿐의 느낌이 별로 없.. 2005. 11. 11.
몬테카를로 발레단 - 신데렐라 (2005.10.29) 첫 장면 공연 환경과 내용을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으니 일단 공연 외적인 얘기부터. 새로 개관한 성남 아트센터로의 초행길이었다. 아마 몬테카를로 발레단이란 엄청난 당근이 아니었다면 절대 갈 일이 없었을 그리고 이 정도 큰 껀수나 돈벌이가 아니면 절대 갈 일이 없을 머나먼 분당까지의 길.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홈페이지에 올려진 길찾기 안내도 자세했고 또 이정표에서 성남아트센터 가는 길이 잘 표시되어 있어 그것만 챙겨도 대충 길을 잃지않고 찾아갈 수 있다. 외경이며 주변 조경도 잘 되어 있고 주차장도 한산하고 넓어서 더구나 공짜 일단 아트 센터의 첫 인상은 참 좋았다. 막힐 것을 예상하고 일찌감치 출발한 덕분에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해서 저녁 먹을 걱정을 했는데 지하에 있는 카페테리아도 바가지 .. 2005. 10. 30.
볼쇼이 발레단 - 스팔타커스 (2005.10.9) 시청앞 광장에서 또 뭔가 한다고 설치는 통에 또 여유로울 도착을 아슬아슬하게. -_-;;; 요즘 주말에 시내 들어가기 겁난다. 어쨌거나 세이프, 간단히 정리만 하면. 오케스트라. 어제 잠시 약을 먹었던 것인지 오늘 다시 64화음으로 복귀. -_-;;; 가끔 괜찮은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빈약의 극치를 달리는 금관악기 사운드는 차라리 없는 것만 못했다. 지휘자가 인사하러 올라왔을 때 박수도 안쳤다. 박수 받을 자격도 없음. 스팔타커스, 알렉산드르 보로비예프. 열심히 하는 것은 인정하고 크게 흠잡을 것은 없으나 무색무취의 별반 매력없는 스팔타커스였다. 보는 내내 누구를 닮았는데? 고민하다가 2막 끝나고 드디어 찾았음. 이렉 무하메도프와 닮았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한테는 이게 욕이다. ^^;;;- 약간 .. 2005. 10. 10.
볼쇼이 발레단 - 스팔타커스 (2005.10.8) 92년에 볼쇼이의 스팔타커스를 봤으니 13년만인가? 그때의 감동과 환상이었던 인상을 팍 구겨놓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그때 스팔타커스 보고 나오면서 오늘 이 공연 안본 사람들은 땅을 쳐야해~ 했는데 오늘도 그랬다. 군무와 네명 주연 무용수들의 개성이 딱딱 맞물려져서 모두들 머리속에 그리는 스팔타커스를 그대로 보여줬다고 해야할 듯. 지젤에서... 모님의 표현을 빌리면 핸드폰 64화음 벨소리보다 못한 코심 사운드 때문에 이 일을 어쩌나 걱정을 엄청 했는데 지젤을 포기하고 스팔타커스 연습에 올인을 했던 모양이다. 조금만 더 세게 받쳐주지, 치고 올라가지 하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한두 군데를 제외하고는 최소한 음악 때문에 춤에 몰입을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오~ 느낌을 제대로 내는군~ 하는 감.. 2005. 10. 9.
볼쇼이 발레단 - 지젤 (2005. 10.5) 볼쇼이 발레단의 지젤 첫날 공연. 작년 백조의 호수 공연 때 2진도 아닌 장장 3진을 데려온 기획사가 이번엔 정신을 차렸는지 첫날 캐스팅의 면면은 화려 그 자체. 그러나 분명 나쁜 무대는 아니었음에도 대단한 감동은 없이 그냥저냥이었다. 이 시큰둥한 반응에 대한 책임의 70% 는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에게 있다. 지난주 키로프 오케스트라와 게르기예프의 사운드로(마지막 날은 제외. 신들의 황혼은 기운 빠진 소리...) 귀가 엄청나게 호강해 어지간한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수준 이하였다. 평균적인 코심의 사운드만 내줬어도 이런 험한 말까지는 안하겠는데... 오늘은 과연 연습이나 하고 무대에 섰는지 의심이 가는 삐그덕에 집중력 하나도 없이 호흡도 안 맞아 초보적인 삑사리에 그 빈약한 관악기의.. 2005. 10. 6.
니벨룽의 반지 - 2부 발퀴레 (2005.9.25) 일요일이라 길이 안 막혀서 한 40여분 걸려서 세종에 도착. 길이 이 정도만 되도 정말 살 것 같다. 근처에서 간단히 우동 한그릇 먹고 후다닥 세종으로~ 6시부터 공연이 시작됐다. 고백하건데 난 발퀴레 1막을 끝까지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 한때 링 사이클을 다 들으리라 결심하고 카라얀이며 푸르트뱅글러 영감님의 링 전곡을 들어주기 위해 무수히 시도를 했지만 이놈의 발퀴레가 번번히 태클을 걸어서 결국 건너뛰고 듣기만을 반복. 나중에는 아무리 말짱한 정신으로 있어도 1막에서 훈딩이 나올 때 쯤이면 눈이 슬슬 감기고 몽롱해진다. 이날 공연도 음반이나 영상물이었으면 다음 부분으로 판을 바꿔 올렸거나 스킵 버튼을 열심히 눌러줬을 듯. 이 장황한 사설에서 다들 짐작했듯 이번에도 실제 공연에서도 파블로프의 X처럼 훈.. 2005. 9. 28.
니벨룽의 반지 - 1부 라인의 황금(2005.9.24) 드디어 봤다!!! 내가 바그너란 이름과 니벨룽의 반지를 처음 안 것이 언제인지 명확히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집집마다 필수 아이템으로 있던 소년소녀 세계 문학 전집에 빠지지 않고 끼어있는 북구 동화 덕에 보탄(=오딘)의 존재는 내게 낯선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들을 한때 버닝하게 했던 그 올훼스의 창이란 만화 덕분에 크림힐트가 여주긴 했지만 지크프리트의 전설도 익숙한 내용. 그래서 비교적 쉽게 바그너의 링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낭만적인 비극이 어떻게 무대에서 펼쳐질지에 대한 상상도 많이 했었다. 독일 바이로이트란 곳에서 매년 바그너 한 사람의 작품이 연주되는 축제가 열리고 그곳에선 이 반지가 나흘간에 걸쳐 공연이 된다. 그리고 그 공연을 보러 온 세계에서 .. 2005.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