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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205

슈트트가르트 발레 - 말괄량이 길들이기(2006.10.14) 하나를 막으면 다른 곳이 터지고... 완전히 죽어라죽어라 하는 주간. 그러고 보면 유럽으로 피신했던 작년을 제외하고 거의 예외없이 생일 무렵엔 항상 난리였다. 생일날 밥 한끼도 못 먹고 일한 날도 흔했고. 그래도 올해 생일엔 점심 약속이 있으니 최소한 한끼는 잘 먹겠지... 라고 나를 세뇌시키며 아주아주 초간단 감상이 아니라 그냥 갔다 왔다는 기록만. 2층과 3층 좌석의 층간 높이가 왜 다른지 절대 이해할 수 없지만 성남 아트센터 3층은 층간 높이가 충분하다. 제일 앞줄에 앉았기 때문에 공연 시작하고 사람을 집어넣거나 말거나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는 것도 좋은 관람 환경에 일조. 이 정도 블럭버스터급 공연이 있지 않는 한 성남에 다시 기어갈 일은 거의 없겠지만 앞으로도 3층을 애용해주기로 했다. 강수진의 .. 2006. 10. 14.
전쟁 기념관 바비 전시회 (9.3) 전시 장소와 전시된 물품(?)의 컨셉이 엄청난 부조화지만. ^^ 아**님이 얻은 공짜표에 홀려서 핑크빛 깃발과 바닥에 붙여진 사인을 따라 전쟁기념관의 특별 전시관으로 가서 바비 전시회 구경~ 나도 사진을 꽤 찍긴 했는데 제대로 나온 것도 없고 또 다운 받기도 귀찮아서 사진은 동행자의 블로그로 연결. http://blog.naver.com/rivered/60028262147 http://blog.naver.com/rivered/60028262653 http://blog.naver.com/rivered/60028262718 간단히 감상만 정리하자면... 1. 내가 이 나이에 갔기에 망정이지 인형에 미치던 어린 시절에 갔으면 제정신을 잃었을 것 같다. 대학 졸업할 때까지 가지고 있다가 이사할 때 버린 마론인형.. 2006. 9. 25.
슈퍼매치 2006 아이스쇼(9.16) 얼마만에 가보는 목동 링크인지. 10년 전 한국 선수들에게 절망하고 발걸음도 안했는데 제냐와 바이울이란 이름에 혹해서 무거운 엉덩이를 떼고 가봤음. 갔다 와서 바로 썼으면 많은 얘기가 있었을 테지만 시간이 너무 지나서 그냥 내가 그 자리에 갔었다는 기억만 남기는 수준이 될 것 같다. 남은 잔상만 간단히 선수별로 정리. 사진은 동행한 분의 허락을 얻어 퍼왔음. ^^ 오프닝. 이때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 이게 바로 아이스쇼로구나~ 하면서. 옥사나 바이울, 제냐, 야구딘 등등이 나올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이들을 화면이 아니라 현장에서 보다니. 그리고 김연아양 보면서 놀란 것. 몸매가 쭉쭉 뻗은 서구인들에 하나도 뒤지지 않는다. 신체조건만으로 볼때는 더 눈에 띤다. 발레, 스케이트, 리듬 체조 같은 .. 2006. 9. 25.
세계정상발레스타초청 갈라공연(2006.8.17) 순전히 이고르 젤렌스키 한명 때문에 경기도 광주도 아니고 전라도 광주까지 갔다오는 기염을 토한 공연. 완전 꽝이었다면 길에다 버린 시간이 아까워서 (돈은 사실 서울서 봤으면 차비와 공연비를 포함해서 더 들었거나 아니면 아주 후진 자리에서 봤을 게 뻔하기 때문에) 펄펄펄 뛰다 못해 뒤로 넘어갔을 테지만 며칠이 지난 지금에도 만족감이 남아 있다. 괜히 동행 만들고 하느라 기운 빼지 않고 혼자 조용히 내려갔다고 즐겁게 공연보고 올라온 나의 안목을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음. ^^ 각오했던 대로 관객들의 수준은 열악했지만 에어컨 안 틀어주는 것 빼고 공연장 시설이나 또 출연자들의 수준이 그걸 상쇄시킬 정도였기 때문에 투덜거리진 않겠다. 촌 -이건 비하가 아니라 광주 출신인 PD가 자기 고향을 얘기할 때 항상 촌이라.. 2006. 8. 21.
아이 러브 유 (2006.6.13) 월드컵 덕분에 얻은 초대권. 요즘 인기가 상당한 뮤지컬이라 본래 초대권이 돌지 않는 건데 오늘 토고전에 이 뮤지컬도 무릎을 꿇었다. 동행자는 월드컵을 보지 않을 권리도 달라고 절규하는 선배 언니. ^^ 다른 때 같으면 공연 끝나고 충무 아트홀 바로 건너편에 있는 떡볶이 골목에 들러 즉석 떡볶이를 먹고 왔을 텐데 강제로 축구를 봐야 하는 그녀가 너무 불쌍해서 집으로 곧바로 귀가. 그녀는 축구를 엄청 싫어한다. 2002년에 월드컵을 피해 이태리로 여행을 갔을 정도. 나름 머리를 썼지만 축구를 너무 싫어하다 못해 정보마저 부족했던 그녀가 몰랐던 것이 이태리가 한국보다 더 한 축구팬들의 나라라는 것. ㅎㅎ 거기서도 축구를 피하지 못했다고 울부짖으며 전화한 전력의 소유자. 요즘 밥벌이용 글을 계속 쓰다보니 글쓰기.. 2006. 6. 13.
에이프만 발레단- Who's Who (2006. 6.3) 이 공연으로 보리스 에이프만 주간이 내게는 끝이다. 돈 주앙과 몰리에르를 보면서 느꼈던 에이프만에 대한 걱정(?)과 실망을 확 날리는 무대. 한마디로 환상이었다. ㅈ님 말마따나 남의 얘기라서 버벅거렸는지 미국에 온 러시아 이민, 좀 더 범위를 좁히자면 러시아 출신 유대인 이민자들의 초창기 정착 과정을 그린 Who's Who 는 코믹과 아련함이 적절하게 뒤섞인 멋진 안무~미국쪽에선 별로 평이 좋지 않았다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아마 중국인들이 중국을 어설프게 흉내낸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처음 봤을 때나... 88년에 올린 메노티의 시집 가는 날을 한국인이 봤을 때 느껴지는 그 뭔가 어설프고 맛이 나지 않는 듯한 자국 문화의 색채를 미국인들이 느꼈지 싶다. 그러나 발레를 좀 많이 본 애호가.. 2006. 6. 4.
에이프만 발레단의 차이코프스키 (2006.6.1) 드디어 봤다~ 처음 봤을 때의, 얻어맞은 것처럼 아프고 몸살이 나는 정도의 충격은 없었지만 만족한 저녁. 에이프만과 내가 다 죽고 없어지고 우리 뒷세대가 에이프만에 대해 논한다면 이 차이코프스키는 분명 그의 대표작 반열에 오를 것 같다. 문학, 음악, 무용... 미술을 제외하고 이런 예술 장르에서 소위 역사에 남을 창조물을 남기는 사람들이 모두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주아주 극소수를 제외한 소위 우리가 천재라고 부르는 인간들을 포함해서 인간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의 숫자는 거의 엇비슷하다고 본다. 그 한정된 아이디어를 얼마나 잘 다듬고 정리해서 그럴듯하게 세상에 끄집어 내느냐, 아니면 날걸로 내던지느냐가 명작과 쓰레기를 나누는 기준이 될 것이다. 내 관점에서 그 걸작을 만들어낸 거장들은 자기가 갖고 .. 2006. 6. 2.
에이프만 발레단 돈 주앙과 몰리에르 (2006.5.30) 4년을 기다려 예매를 했고, 그리고도 몇달을 기다려서 봤다. 첫 내한 공연의 충격과 만족감이 워낙에 컸기 때문에 이번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만빵. 하지만 돈 주앙과 몰리에르만을 놓고 얘기하라면 솔직히 실망이다. 물론 이건 에이프만에 대한 기대가 워낙 높은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듣도 보도 못한 안무가나 기대치 0인 국내 안무가가 이 작품을 안무했다면 괜찮군, 꽤 잘 했네 정도까지 평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에이프만이라는 걸 젖혀놓고 냉정하고 봤을 때 범작이라고 감히 말한다.일단 아이디어가 정리되지 못한 느낌. 기존의 에이프만 안무작들은 어떻게 저런 거대한 스토리를 2-3시간 짜리 발레로 뭉쳐놓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탄탄하고 짜임새가 있었다. 또 쓸데없는 군더더기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는.. 2006. 5. 31.
안은미 新춘향 (2006.5.13. 5시) 멀었으면 안 갔을 텐데 집 앞이고 또 티켓링크 VIP회원은 20% 할인까지 해준다기에 그냥 질렀다. 이 안은미씨란 (이후 존칭 생략. 딴지 사절) 무용가는 그 이름을 알기 이전 공연장에서 나 혼자 안면을 익혔다. 여기는 안은미에 대한 잡담과 사설들 박박 민 머리만으로도 충분히 눈에 띌 판인데 그녀의 패션은 정말 안은미 말고는 아무도 소화하지 못하는 색채 감각이다. 가장 기억나는 게 노란 자켓에 체리핑크 프릴 미니 스커트에다 초록색의 엄청난 높이의 하이힐. 다른 때도 색깔과 약간의 스타일만 바뀔 뿐이지 네온사인처럼 빛나는 패션은 항상 변함이 없다. 나도 어지간히 튀게 입지만 그녀 옆에 서면 정말 얌전하게 보임. ^^ 그래서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그 범상치않은 패션을 보고 분명 무용이나 미술일 것이다 .. 2006. 5. 16.
KBS 정기연주회 (4.27) 어차피 늦은 거 간단히 쓰고 자자. 오늘 지휘자는 드미트리 키타옌코 (오 예~~~) 협연자는 김대진 교수님. 프로그램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와 모차르트 피협 27번 연주회 전에 김대진 교수님의 간단한 해설을 곁들인 짧은 렉처 연주가 있었다. 관객 배려차원에선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기는 한데 연주 직전에 저렇게 기운을 빼도 되나 싶기도... 김대진 교수의 모차르트는 그답게 아카데믹하고 매끈하고 깔끔했다. 객관적으로 크게 나무랄 데 없는 연주이나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감동이나 귀를 파고드는 아우라는 없었음. 모차르트 피아노곡을 들을 때 기대하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그 동글동글함이 없어서 좀 퍽퍽했다. 내 스스로 모차르트 사운드라고 생각하는 그 범위 밖의 소리여서 더 시큰둥했는지 모르겠지만 오.. 2006. 4. 28.
찰리 브라운 (2006. 4. 15. 3:00) 쓰는 김에 몰아서 써버리자. 오늘 본 공연은 뮤지컬 찰리 브라운~ 신당역 바로 옆이지만 갈아타기 귀찮다는 이유로 좀 걸어야 되는 동대문 운동장 역에서 내려 충무 아트홀로 갔다. 어제 십계를 선약으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면서 찰리 브라운이 어제고 오늘이 십계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내 구시렁거렸다. 좀 허접해보이는 세트에 피너츠의 캐릭터들과 이미지가 전혀 연결되지 않는 배우들이 등장한 초반에도 아쉬움과 몽롱한 상태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재미있게 몰입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직업상 난 기승전결과 탄탄하고 논리적인 구조에 좀 목숨을 건다. 연결성이 떨어지는 스토리를 싫어하기 때문에, 아주 높은 수준의 춤과 노래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버라이어티 쇼 스타일의 뮤지컬은 좀.. 2006. 4. 15.
키신 독주회 (2006.4.8) 일주일이나 밀렸다. 더 미루다간 아예 쓰지 못하게 될 것 같아서 오늘 아예 날을 잡았음.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바로 지난 주 이 시간에 설레며 들었던 음악들은 귀에 쟁쟁하다. 카테고리는 감상이지만 사실 감상보다는 키신에 대한 내 기억들의 총체적 정리라고 해야겠다. 91년 1월에 보스턴의 하버드 스퀘어에 있는 레코드 가게에서 키신의 첫 앨범 포스터를 봤다. 곰돌이 같은 지금 모습과 달리 비교적 야리야리한 어린 키신의 포스터를 보면서 한때 반짝하다가 사라진 수많은 신동들을 떠올리며 솔직히 좀 시큰둥했다. 자세히는 기억 안 나는데 얼마 이상 사면 어쩌고 하는 행사에 편승해 키신의 판을 한장 샀고 그때부터 말 그대로 뿅~ 하고 맛이 가서 그때부터 버닝. 결국 소리만으로 만족할 수 없서 산, 역시 어린 키신의 산.. 2006.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