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209 북촌 죽음의 한주였다. 오늘 밤샘 파~뤼를 하자고 설친 게 후회될 정도로. 있을뻔 했던 오늘 마감이 하나 더 살아있었다면 손님들 불러서 상 차려주고 나는 방에 엎어져서 잤을 것 같다. 알고 있었지만 새삼 확인한 사실. 난 8시간의 수면을 공급해주지 않으면 두뇌활동도 둔해지고 성질도 아주 더러워진다. 주말 내내 촬영으로 뺑이치고 월요일 아침 10시에 회의라는 그런 무식한 스케줄. 내 진상 리스트 10위권에는 오를 게 확실한 번역자 덕분에 대본을 이번 주에 도대체 몇번을 뒤집었는지. 거기다 이미 잘랐으니 욕하면 안 되겠지만 금요일 촬영허가 공문을 보내지 않는 대형 사고를 마지막까지 치고 떠난 서브작가 덕분에 수요일에는 대본 수정하다 말고 열나게 장소 섭외를 내가 직접 (내가 이런 걸 한 군번이냐고!!!!) 미친듯.. 2007. 10. 26. UBC 로미오와 줄리엣 (2007.10.20) 역시 생일은 해외로 도망가지 않으면 절대 인간답게 보낼 수 없다. -_-; 올해도 징크스가 유감없이 위력을 발휘해서 어제는 생일 + 황금같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후 내내 촬영장에서 뺑이를 쳤다. 아주 맛있는 와인과 살라미를 ㅎ양이 생일선물로 사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접수만 하고 패스. 친구들과 예정했던 생일 식사는 11월로. 비록 그 전에 회의가 끼긴 했지만 그래도 전야제를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보냈다는 것을 올해의 위로로 삼아야겠다. 그리고 2년 뒤 정기 휴가 때는 가능한 이 즈음에 맞춰 유럽으로 가야겠다는 결심도... 내일과 모레 연짱 마감이라 그나마 시간이 있는 오늘 밤 감상이나 올리려고 앉았음. 발레는 8명의 대규모(?) 인원이 함께 관람. 잠이 충분하지 못하면 상당히 까칠해지고 날카로워지는 내.. 2007. 10. 22. 몬테카를로 발레단 라 벨르(2007.10.17) 세월 진짜 잘 간다. 여름에 조기예매할 때는 언제 유럽 가고 또 발레 보러가나 아득했는데 이미 지나간 공연이 되어버렸네. 평소 요 며칠 사이처럼 뺑이를 치고 날마다 마감을 막고 있으면 감상미고 뭐고 그냥 팍 엎어질텐데 간단한 감상이라도 남겨야한다는 의지가 작용. 아직은 유럽에서 충전된 배터리가 남아있는 모양이다. 길게 쓸 여력은 전혀 없으니 아주아주 간단한 감상만.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안무작은 이번에 세번째.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공연은 두번째이고 베르니스의 공연을 보는 것도 세번째다. 이제 마이요 안무작은 마이요표라는 것이 무엇인지 대충 가늠이 되면서도 매번 그 재기발랄함과 참신함에 감탄을 하게 함. 참 진부할 수 있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갖고 어쩌면 그렇게 독특한 해석을 해놨는지. 어두울 수도 있는.. 2007. 10. 18. 발레 뮤지컬 심청 (2007.8.16) 오늘을 넘기면 그나마도 안 쓸 것 같아서 간략 정리. 감상 카테고리에 들어있지만 감상이라기 보다는 단상이 되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눈꺼플도 무거웠고 마음도 무겁다. 1. 발레 뮤지컬인지 뮤지컬 발레인지 헷갈리는데... 공연을 다 보고 와 집에 앉은 지금도 그 정확한 정의가 뭔지를 모르겠다. 저 작품을 만든 사람들도 그걸 알고 붙인 이름인지가 궁금. 2. 뮤지컬이라는 용어를 붙인 바람에 보이스를 넣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 것 같은데... 불필요하고 붕 뜨는 노래들이 너무 많았다. 특히 심청과 왕의 2인무에서 남자의 노래소리. 분위기 깨는 음악과 가사에 음정까지 안 맞으니 고문이 따로 없었음. -_-;;; 음악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할듯. 3. 연출가인지 안무자가 어느 장르에 속한 사람인지는 모르겠.. 2007. 8. 16. 디-워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아무리 떠들거나 말거나 내 돈 내고 절대로 보러가지 않았을 영화 디-워를 보고 왔다. 심형래씨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이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고 마구 때려부수고 하는 이런 류의 블록버스터는 본래 내 취향이 아닌 고로. ^^; 그 소문 요란한 트랜스포머 등등도 안 봤고 매트릭스도 1편은 TV로 2편은 비행기에서 봤던 인간이니까. 그러나 어찌어찌해서 보러갔는데 영화를 보고난 소감은 90분동안 별 생각없이 시간 죽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는 것. 감동 어쩌고 하는 것도 우습지만 도대체 이 영화가 왜 그렇게 심하게 까이는지 모르겠다는 게 내 결론이다. 이 영화를 놓고 벌어지는 더-워는 나랑 상관없으니 모조리 생략하고 내 감상만 간단히 정리. 1. 조선 장면의 한국배우들을 모조리 DELETE 처리하고 싶었다. 쟤네들이.. 2007. 8. 9. 국제차문화대전(2007.6.29) 봄에 사전등록해놓은 행사를 오늘 또 찾아 먹었다. 본래 3명이 함께 가기로 했으나 몸이 성치 못한(? ^^) 모님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ㅅ님과 둘이서 고고씽~ 12시에 만나 점심을 간단히 먹고 속을 적당히 채운 다음 코엑스 인도양관으로 갔다. 사전등록한 출입증을 받아 입장. 평일이라 아주 한산하지 않을가 했는데 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지 의외로 꽤 복작거렸다. 너무 한산하면 부스의 사람들이 맥이 풀려서 재미가 없고 너무 도떼기 시장이면 정신이 없는데 딱 좋은 정도. 나의 가장 큰 목적은 작년에 극강의 만족도를 보여줬던 pickwick의 루이보스 바닐라와 나는 구입하지 않았지만 호평이 자자했던 트로피컬 프루츠를 장만하려던 거였다. 그런데 올해는 pickwick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모양이다. ㅠ.ㅠ.. 2007. 6. 28. 스페인 국립 무용단 '날개' (2007.6.6) 고대하던 나초 두아토의 공연을 드디어 봤다. 2005년에 멀티플리시티에는 부상으로 녹음한 음성만 들려줬던 이 마성의 게이 아저씨께서 드디어 내한해 농익은 춤까지 보여주셨다. 연출가인 토마스 판두르가 다른 무용수들은 천사의 역할이 요구하는 존재감과 원숙함을 연기하기엔 너무 젊다는 이유로 나초 두아토가 직접 무대에 서라고 권유했다던데 훌륭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나초 두아토 말고는 일단 내 머리속에는 다른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으니까. ALAS 라는 단어가 상당히 입에 익어서 뭔가 했는데 이게 스페인어로 '날개' 작품의 제목이고 나초 두아토의 의상에서, 또 중간중간 춤 못지않은 비중으로 등장하는 독백에서도 그 의미나 중요성은 드러난다. 공연에 대한 느낌은 '어렵다.'로 요약이 될 것 같다. 3월의 실비 기엠 .. 2007. 6. 6. 퀴담 - 태양의 서커스 (2007.5.26) 오늘 드디어 봤다. 저녁에 마신 오랜만에 와인이 상당히 오르는 고로 느낌만 간단히. 1. 중간중간 살짝 지루한 구석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리듬감있고 재미있었다. 2. 선전이나 기존 감상평에서 스토리성을 강조했는데... 시작과 결말의 통일성을 두기 위한 플롯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걸 드라마 발레 수준의 스토리 라인으로 봐야 할지는 좀 의문. 3. 인간의 몸이 훈련을 통해 얼마나 기기묘묘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 새삼 깨닫는 시간. 이래서 서커스인 것이지. ^^ 4. 한국 사람들이 많이 능동적이 된 모양이다. 중간중간 관객을 무대로 끌어올려 진행하는 판토마임들이 있었는데 아마 10년 전이라면 계속되는 거부와 썰렁함에 진행하는 연기자들이 죽을 맛이었을 거다. 나름 적극적인 협조로 다 함께 즐거울 수 있었음. 내.. 2007. 5. 26. UBC 춘향 (2007.5.4) 고양 아람누리 극장까지 가서 보고 온 춘향 초연. 멀기도 하고 또 창작물의 초연 구경은 내가 그 안무가를 엄청나게 신뢰하지 않는 이상 별로 선호하지 않는 짓이라 이 공연은 건너뛰려고 했는데 인연이 닿으려는지 ㅇ씨가 공짜표가 있다고 연락이 와서 충동적으로 갔다. 소감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내가 이 공연을 위해 오고갔던 그 기나긴 길보다 춘향이 제대로 된 작품으로 완성될 길이 더 멀겠구나 정도. 나쁘지는 않았다. 단 초연치고는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만약 초연이 아니었다면 난도질을 했겠지만 처음이라는 이유로 많은 미숙함을 용서(?)하려고 한다. 좋았던 점. 한국 전통 문학을 소재로 한국 발레단이 만드는 작품이지만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거의 느끼지 않았다. 어설프게 양복 입고 갓 쓴 것보다는 이쪽이.. 2007. 5. 5. 국립발레단 스파르타쿠스 (2007.4.20) 볼쇼이 발레단의 2005년 가을 공연 이후 거의 2년만에 보는 스파르타쿠스다. 2001년인가? 연도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국립 발레단에서 유리 그리가로비치 초청해서 이 작품 초연 올릴 때 캐스팅을 놓고 고민하다가 크랏수스역의 무용수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이유로 김용걸-배주윤-장운규-김주원 캐스팅이 봤었다. 그래도 이원국-김지영이라고 이원국 캐스팅을 보고 온 동생이 정말 눈물이 나는 드라마틱이었다고 하도 침을 튀겨서 살짝 아쉬웠지만 이미 지나간 버스라 포기했었는데 이원국-김주원에 크랏수스와 예기나는 노보시리스크 발레단의 프리마들이 한다는 희소식. 공연 정보를 본 순간 빛의 속도로 예매를 했고 드디어 어제가 공연. 스파르타쿠스의 매력 중 하나가 칼날처럼 딱딱 맞아떨어지는 남성 군무인데 어.. 2007. 4. 21. Chinese Ballet Circus pas de deux troupe du Guangdong http://www.youtube.com/watch?v=N5lN96dgt_Y&mode=related&search 유투브에서 발견한 영상인데 한 마디로 '헉'소리나는 공연. 균형감각과 테크닉, 신체 컨트롤만을 놓고 봤을 때 이 무용수는 현재 지구 최고가 아닐까 싶다. 실비 기엠의 6시 자세는 기본이고 인간의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회전 반경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음. 아마도 안무가가 상상하고 꿈에서만 그리던 모든 동작이 가능할 것도 같다. 그러나 지나친 기예에 가려진 탓인지 어쩐지 몰라도 움직임은 있지만 감흥은 없다. 토슈즈를 신고 발레의 움직임을 차용한 서커스. 반론의 여지가 없는 놀라운 기량이긴 하지만 예술은 아니다. 그리고 남자 무용수를 보면서... 여성 무용수를 공중에 들어 올리고 띄워주는 기중기 역.. 2007. 4. 19. 2007년 월드 감상 정리 1. 우선 경축 김연아양~ 너무너무 잘했다~ ^0^ 노미스 종달새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 이뤄지지 못한 건 아쉽지만 첫 출전에 3위. 그리고 쇼트 프로그램 역대 베스트 점수. 내년엔 한국 선수가 한명 더 출전할 수 있도록 해줬다는 것도 너무 고맙고. 그.러.나.... 너무 욕심을 부린다는 걸 알지만.... 그 치맛바람 소녀가 연아양보다 한계단 위에 올랐다는 건 영.... -_-;;;; 그래도 1위가 그동안 찬밥 취급을 받아온 미키 안도라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당장의 팬심은 내심 기대했던 1위를 못한 게 아쉽지만 긴 안목으로 김연아란 선수를 봤을 때는 이게 그녀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결과이지 싶다. 첫 출전에 첫 우승을 했다고 치자. 완전히 냄비 뚜껑이 날아갈 정도가 되겠지. 하지만 이 나라 냄비 찌.. 2007. 3. 24.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