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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픽션88

찰떡궁합 김원경 | 조은세상(북두) | 2007.3.10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현대물. 그동안 평이 워낙에 엇갈려서 이 작가의 책은 한권도 보지 않았는데 오늘 빌릴 책도 없고 또 마감 직후라 무겁고 머리 쓰는 읽을거리는 땡기지 않아서 가볍게 휘리릭 볼거리로 골라왔는데 성공했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절절한 사건이나 이벤트, 혹은 교류조차도 없이 누군가에게 꽂힌 마음을 1-2년도 아니고 혼자 자가 발전하면서 몇년씩 담고 있다는 건 제정신이 아니라고 보는 관계로 그런 류의 내용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당연히 그런 류의 전개인 몰입도 전혀 하지 못하고 내던져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즐겁게 다 봤다. 일단 가볍지만 그게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나? 그건 아니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고 그리고 마.. 2007. 3. 10.
매의 검 김경미 | 여우비(학산문화사) | 2007.3.4 흠... 뭐랄까 이 책은 작가에게 뭘 기대하느냐에 따라 호불호, 혹은 평가가 좀 많이 다를 것 같다. 답습이 되더라도 김경미표라면 상관없다는 사람들은 만족할 것이고, 다양한 캐릭터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매너리즘이라는 얘기를 할 테고. 어차피 내가 읽는 책이니 남의 의견은 "입 닥치셈" 하고 내 생각을 정리한다면 재미있다. 가진 카리스마 만땅에, 여자 혐오라 딸린 식솔 없고 직업까지 황제니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초냉혈미남 남주. 신비스럽게 자신의 의무에 충실하기 때문에, 조상들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타나 남주와 얽히게 된 여주. 자유를 원하는 여주와 그녀를 잡아두려는 남주의 실랑이 사이에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서로 마음을 확인하면서 해피 엔딩~ 야래.. 2007. 3. 4.
서유기 10 오승은 (지은이),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긴이) | 솔출판사 | 2007.2.10-2.16 드디어 서유기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까지 시달리면서 석가모니가 있는 영취산에 도착할 때까지 80개의 고난을, 그리고 글자가 없는 불경을 받았다가 다시 글자가 있는 불경을 받아 돌아가는 길에 1개의 고난을 채워 81번의 고생을 끝내고 정과를 이루게 되는데 마무리가 되는 부분이라 그런지 이전까지의 박진감넘치는 모험담보다는 좀 잔잔한 정리 분위기. 그런데 불경을 받는 부분에서 부처님의 제자라는 사람들이 예물을 요구하는 부분은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무슨 심오한 뜻이 있어 나중에 설명이 되려나 했는데 이도저도 아닌 말 그대로 삥 뜯기였다. -_-;;;; 오승은이 삥뜯기에 여념.. 2007. 2. 18.
Summer 서머 조강은 | 신영미디어 | 2007.2.18 외할머니가 편찮으셔서 올해는 외가에 차례가 없는 고로 오후는 세배없이 집에서 뒹굴. 연휴 끝나고 마감이 줄줄이 잡힐 거라는 걸 몰랐을 때 빌려놓은 책이다. 평이 아주 좋아서 제목은 계속 기억하고 있었지만 뒤에 나오는 소개글이 왠지 좀 내 취향이 아닌 것 같아서 자꾸 미루다 눈에 띄는 김에 집어왔음. 책을 잡은 자리에서 딴짓하지 않고 끝까지 읽은 책이 얼마만인지. 책 내면서 열심히 쓰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뻔한 소재를 너무 뻔~하게 풀어나가는 것에 더해 오타와 맞춤법, 개연성까지 무시한 책은 정말 괴롭다. 재미만 있으면 오타 등등의 모든 제반 여건을 모조리 무시할 수 있는 나마저도 요즘은 읽다가 포기하는 책들이 속출했는데 얘는 올해 들어 잡은 책중에 몇 .. 2007. 2. 18.
서유기 9 오승은 (지은이),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긴이) | 솔출판사 | 2007.2.2-2.8 드디어 9권 돌파. 아직 부처님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14년을 돌고 돌아 천축국에 겨우 입성을 했다. 살벌했던 8권까지와 달리 9권에서는 모험담도 좀 순화되고 아주 조금은 편해지는 느낌. 요괴와 싸우고 위기를 빠져나가는 그런 모험이 아니라 가뭄이 든 고장에 비를 내려주는 등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부처나 신으로 해야할 선업의 연습을 서서히 하기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말썽을 불러오고 약간의 고생을 하긴 했지만 왕의 세 아들들을 제자로 받아들여 무공을 전수해주는 모험담이 9권의 마지막이다. 그런데 9권까지 읽어오면서 또 든 약간은 삐딱한 생각 하나. 1명 죽이면 감옥 가고 1000명을 죽이면 영웅.. 2007. 2. 8.
서유기 8 오승은 (지은이),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긴이) | 솔출판사 | 2007.1.23-2.1? 읽고 바로 썼어야 하는데 하루 이틀 지났더니 헷갈린다... -_-; 여하튼 이제 서유기도 후반부다. 지난 7권에서 이어지던 그 금방울 요괴 사건이 여기서 종결이 되고 지금까지 나왔던 요괴 중에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사자, 코끼리, 봉황 요괴와의 싸움은 석가여래의 도움을 받아 해결. 그리고 요괴의 꾀임이 빠져 아이들 심장으로 약을 만드려던 왕을 깨우치고 요괴를 물리치는 것이 8권에서 해결된 모험이고 늘 그래왔듯 다음 권으로 연결되는 여자 요괴와 얽힌 모험단이 중간에서 끊겼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8권까지 읽어오면서 설정이랄까... 개연성에 대한 끈질긴 의문이 하나 솟아나기 시작. 1권 초반부에 석가.. 2007. 2. 3.
초원의 집 이걸 읽으면 왜 배가 자꾸 고파지는 것일까. 21세기라면 극악으로 분류될 초 고칼로리 식단들. 19세기 개척시대니까 가능했겠지. 그러나 엄청 땡긴다. ^ㅠ^ 어제부터 다시 읽고 있는데 그래도 여전히 재미있다. 올해 안에 초원의 집 DVD를 내게 선물로 줘야지~ 2007. 1. 31.
서유기 7 오승은 (지은이),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긴이) | 솔출판사 | 2007.1.15-23 이제 7권을 마쳤다. 이번 권에선 저번 6권에서 이어진 우마왕과의 사건이 종결됐다. 파초선을 얻어서 화염산의 불을 영원히 끄고 그 파초선을 나찰녀에게 다시 돌려준 다음 서쪽으로 전진. 가짜 소뇌음사를 세워 여전히 멍청하고 고집만 센 삼장법사를 유혹한 황미대왕이라는 요괴 때문에 심하게 고생한 걸 제외하고는 이번 편의 모험들은 과거에 비해선 장난처럼 느껴질 정도로 비교적 순조로운 진행이었다. 그리고 나무 정령들과 삼장 법사와의 에피소드는 한편의 시 같은 분위기였다. 이번 편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불쌍한 손오공' 요기가 감돈다고 말림에도 오로지 '뇌음사'라는 현판만 보고 아득바득 고집을 부려 들어간 삼장법사 .. 2007. 1. 23.
서유기 6 오승은 (지은이),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긴이) | 솔출판사 | 2007.1.10-14 서유기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들이 모인 6권이다. 이들의 여정을 다룬 만화나 영화에서 거의 빠짐없이 언급되는 삼장법사 유혹 사건과 저팔계, 삼장법사의 임신 사건. 그리고 홍해아의 부모 나찰녀와 우마왕이 등장하는 얘기까지. 가장 길고 험난한 모험 중 하나인 파초선으로 산의 불을 끄는 나찰녀와 우마왕이 얽힌 사건은 6권에서 끝나지 않고 중간에서 잘려 있다. 화장실용으로 비치한 전집은 꼭 거기서만 읽겠다는 결심이 잠깐 흔들했을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의 진행~ 환타지란 바로 이런 것이란 걸 보여주는 게 이 서유기이지 싶다. 현대 무협이나 환타지 작가들이 갖고 있는 완벽한 주인공에 대한 정형성에서도 벗어나 있.. 2007. 1. 17.
서유기 5 오승은 (지은이),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긴이) | 솔출판사 | 2006.12.31-1.10 이제 5권 돌파. 10권 중 딱 반을 봤다. 그리고 삼장법사는 당나라를 떠난지 8년이 되었는데 여전히 멍청하고 겁많고 펄럭귀라서 도움 안 되는 저팔계의 말에는 홀랑 넘어가고 거기에 더 해 고집까지 세다. 대장이 모자라면 똑똑한 참모나 밑의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실 예라고나 할까. 어릴 때는 몰랐는데 5권까지 읽어오면서 손오공이 참 무던하고 참을성 많은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나 같으면 예전에 삼장법사를 떠났고, 쫓겨났을 때 절대 돌아오지 않았음. 왜 삼장법사가 불경을 가지러 가는 인물로 간택이 됐는지 전생 등등과 연결해보지 않는 이상 논리적으로는 절대 납득이 되지 않는다.. 2007. 1. 10.
로맨스 흥부뎐 박민지 | 신영미디어 | 2006.12. ? 역시나 재발견 시리즈의 성공작~ 이것도 처음 나왔을 때 잡았다가 '에이 재미없어. 이것도 로맨스냐. -_-;' 이러면서 던져버렸던 책. 그런데 중고 장터에 나온 걸 보고 충동적으로 구입했다. 최근 워낙 읽을만한 책이 없는 것도 아마 이유일 것이다. 요즘에야 이 출판사도 좀 아무거나 내는 경향이 있지만 이 책이 나오던 2003년만 해도 영언과 신영의 책은 취향차가 있을 뿐이지 몽*과 같은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 소위 폭탄은 없었다. 그래서 선택했는데 역시 구관이 명관이란 소리가 나왔다. 화홍이 워낙에 히트를 치면서 구어체의 이야기 형식의 문체는 모조리 그게 원형인 것처럼 되어버렸지만 약간의 환타지성을 띤 현대물이란 차이가 있을 뿐이지 이 로맨스 흥부뎐에서 그 원형.. 2007. 1. 1.
내사랑 원더우먼 이선미 | 파란미디어 | 2006.12.? 12월 말에 막판 수정하는 중간중간 공부도 할 겸, 나름 믿을 만한 작가의 호평받는 작품임에도 내게는 도저히 취향이 아니었던 책들을 재도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전히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게 하는 죽어도 내 취향이 아닌 것들도 여전히 있었지만 이렇게 재밌는 걸 왜 그때는 몰랐을까 하는 것도 몇권 건졌다. 내 사랑 원더우먼이 그중 하나. 처음 나왔을 때는 끌리지도 않고 재미도 없어서 휘리릭 넘기다 던졌는데 이번엔 첫 페이지부터 손에 착착 달라붙는다. 모님은 초반부 한참은 악으로 읽다가 어느 순간부터 재미있어졌다고 했는데 처음부터 재미있었다. 지겹고 무의미하게 느껴지던 동네 묘사, 이해불가능의 약간은 사이코틱한 남주,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꽁꽁 묶인 것 같았던 여.. 2007.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