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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픽션88

서유기 4 오승은 (지은이),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긴이) | 솔출판사 | 2006.12.14-12.31 본래 어제 마신 와인 시음기를 올리려고 했지만 올해엔 몸과 함께 머릿속에도 투자를 좀 하자는 의미에서 책으로 바꿨다. 중국에서 보낸 1주가 빠진 덕분에 다른 때보다 속도가 좀 늦게 끝난 서유기 4권. 저팔계가 쫓겨난 손오공을 다시 데려오는데 성공해서 은각대왕에게 삼장법사를 구출했고 태상노군의 동자였던 금각과 은각대왕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으로 3권과 이어진 에피소드는 완결되었다. 기억대로 여기부터는 삼장법사 일행을 시험하기 위한 관세음보살 등등의 준비된 고난인데... 어릴 때는 참 이상하다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커서 보니 내가 그 상황이었으면 엄청 열이 받았을 듯. 그러나 업을 씻어내고 수행을 .. 2007. 1. 1.
서유기 3 오승은 (지은이),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긴이) | 솔출판사 | 2006.12.3-12.13 떠나기 전에 영양가 있는 포스팅을 하나 해보려고. 화장실이란 공간에서 꾸준히 진행이 되고 있는 서유기. ㅎㅎ; 드디어 3권 돌파다. 이번 권은 동화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고 또 만화나 온갖 서유기 패러디에서도 절대 빠지지 않는 유명한 내용들 모음. 아기 모양을 한 인삼과로 인한 사건과 귀 얇은 삼장법사가 저팔계의 얘기에 넘어가 손오공을 오해하고 멀리 쫓아버리는 얘기. 가장 영리하고 힘센 손오공을 잃어버린 삼장법사는 황포요괴에게 붙잡히고 황포요괴에게 끌려와 아내가 된 보상공주의 도움으로 풀려나지만 다시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저팔계가 손오공을 데리러 갔다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오는 장면에서 3.. 2006. 12. 15.
서유기 2 오승은 (지은이),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긴이) | 솔출판사 | 2006.11.27-12.2 조금씩 어릴 때 읽었던 동화책의 내용이 나오고 있음. 이번 편에서는 삼장법사가 드디어 서역을 향해 출발했다. 그리고 당나라 국경선을 벗었났고 손오공을 만나 동행을 시작했다. 손오공 머리에 쓴 그 테는 만화나 동화에선 화과산에 갇혔을 때 씌우는 걸로 많이 묘사가 됐는데 여기선 한번 떠났다가 돌아온 그에게 관음보살이 씌우는 걸로 나와있음. 이게 원전이겠지. 수많은 변형과 상상력이 가미되다보니 정작 원조가 생소하다. ^^; 등장하는 요괴들이 대체로 인연을 얻어 도를 닦은 동물들인 것을 보면 만물이 다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교관이 엿보인다. 도교의 신들이 환타지풍으로 줄줄이 등장하는 가운데 엿보이는 불교적.. 2006. 12. 6.
서유기 1 오승은 (지은이),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긴이) | 솔출판사 | 2006.11.17-26 원제 西遊記 어릴 때 집에 있던 50권짜리 계몽사 명작 전집에 서유기가 있었다. 당연히 한권짜리의 축약본. 그때는 그게 서유기의 전부인 걸로 알았는데 나중에 더 많은 얘기가 있는 두꺼운 책인 걸 알고 다 읽어보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솔 출판사의 30% 할인 이벤트가 있길래 적립금으로 확 질러버렸음. 화장실용으로 간택을 했는데 한 열흘 정도에 한권을 다 읽은 셈이다. 보통 번역자는 기록을 해두지 않지만 중국 고전은 번역이 누구냐에 따라 느낌과 구성이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에 남겨봤다. ~어요. ~지요. 하는 식의 구어체 문체가 상당히 거슬린다는 평이 있어서 걱정을 했는데 일단 내게는 별다른 .. 2006. 11. 27.
두번째 열병 이선미 | 여우비 | 2006.11.? 소장본으로 나온 '열병' 이란 책을 읽은 사람들은 이걸 절대 안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흡입력도 있고 강렬하다. 디자이너가 누군지 몰라도 표지가 전체 이미지와 재회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는 생각도 했다. 반대로 두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인 소장본을 읽지 않은 사람 중 어느 정도는 2부가 좀 허하고 구멍이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도 같다. 이선미 작가 특유의 격정적으로 몰아가는 그 문체나 뜨끈뜨끈한 분위기에 확 말려든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지 몰라도 약간은 거리를 두고 꼼꼼하게 읽어나가는 사람이라면 군데군데 빈 자리나 의문점을 충분히 가질 듯. 그게 어딘지 딱 짚으라고 한다면 그건 곤란. 읽을 때는 여기가 비는군, 여기가 비겠군 했지만 편집하는 사람도 아닌데 굳이 출판.. 2006. 11. 18.
하늘에 이르는 남자 건달 현고운 | 눈과마음 | 2006.9(?) 바로 앞서 올린 그 한량의 형과 여주의 선배 사진 작가 이야기. 앞서 한량~이 너무나 재밌었고 또 인터넷 서점 등에서 본 평가가 그 한량보다 더 높았기 때문에 기대를 엄청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취향엔 가득 붙은 별점만큼은 아니다. 매 장을 넘길 때마다 쏙쏙 빨아들이는 짜임새가 돋보이고 몰입도 만점이던 앞서의 주인공들과 달리 이 건달~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소설. 연극이라고 친다면 연극을 하는 주인공들을 보는 느낌이랄까? 만약 한량~을 보지 않고 이 건달을 봤다면 충분히 재밌고 괜찮다고 느꼈을 것 같다. 그러나 시리즈를 만들기 위한 의도가 보인다고 할까? 적당한 긴장과 갈등, 그리고 적당히 재미있는 수준의 이야기였다. 이렇게 투덜거리지만 아마 이 여.. 2006. 11. 15.
잘 쓰고 잘 노는 남자 한량 현고운 | 눈과마음 | 2006.9(?) 책도 그렇고 먹는 것도 그렇고 바로바로 포스팅을 해야지 미루니까 한정이 없다. 지난 9월과 10월 초순까진 짬짬이 만화며 로맨스도 꽤 많이 읽었는데 한달이 넘으면서 거의 다 증발. 아마 그때라면 감상을 남기는 책들이 더 많았겠지만 이젠 귀찮다. 가장 재미있었던 몇개만 골라서 끝을 내자고 앉아 떠올리려 보니 이 책이 수위다. 드라마로도 날렸던 1% 어떤 것이 꽤 유명하지만 그 책은 이상하게 땡기지 않아 보지 않았고 어쩌다 손에 잡힌 불타는 우리집에 꽤 읽을만 해서 맘 잡고 현고운 작가의 책을 좀 골라봤는데 이 책은 보면서 대박이다~ 를 외쳤음. 부자집의 둘째 아들. 한량, 즉 바람둥이인 남주는 건축사 사무실에 다닌다. 유치원 원장인 고객이 그를 잘 보고 딸과 소개팅.. 2006. 11. 15.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죠반니노 과레스끼 | 서교출판사 | 2006.10.9-? 드디어 완역이 되었다. 이제 이 책을 다시 살 일이 없겠지. 4번째 소장. -_-;;; 첫 소장은 초딩학교 때 선생님이 선물해주신 시리즈 중 하나인 신부님과 읍장. 제목이 전혀 땡기지 않아서 내내 버려두고 읽다가 그 다음부터는 완전히 버닝을 해서 당시 나왔던 5권을 모두 구했지만 몇번의 이사와 엉망인 제본 덕분에 너덜거리면서 모조리 행방불명. 그 다음엔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르는 1969년에 초판이 발행된 돈까밀로의 곤경. 역자 후기를 보면 이것도 시리즈인 모양인데 내가 구한 건 한권 뿐이다. 또 다음 것은 다섯권짜리 시리즈. 마지막 한권을 제외하고는 내가 처음 선물받았던 신부님~ 시리즈와 거의 비슷한 에피소드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돈까밀로 러시.. 2006. 10. 18.
능해목의 령 현미정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6.9.?-30 오랜만에 딱 내 취향의 역사 로맨스를 만났다. 이렇게 쓰면 내 취향을 아는 모님은 피식거리면서 속으로 '나도 그렇수'라고 동감하리라 믿고 있음. ㅎㅎ 작가가 프로필에 동서양 역사를 다 섭렵했다고 해놨던데 그렇게 써놔도 욕먹을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야마타이국이며 히미코 여왕의 존재에 대해 아는 일반인의 숫자가 가히 많지는 않을 것이고 3세기 경 동북아의 역사적 상황도 제대로 파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가상국을 배경으로 설정하면 스토리를 끌어가는 게 엄청 자유로울 수 있는데 굳이 고증이라는 힘든 굴레를 자진해 뒤집어 쓰면서도 거기에 짓눌리지 않았다는 것에 칭찬해주고 싶음. 역사가 거의 드러나지 않은 가야라는 나라를 선택했다는 게 유리하게 작용했.. 2006. 9. 30.
불타는 우리집 현고운 | 눈과마음 | 2006.9.26-27 눈과 마음에서 나온 책은 폭탄이라고 할만한 것도 드물지만 또 그렇다고 재밌는 것도 그리 많지 않다. 욕하기도 어정쩡한 고만고만한 중박급들이 나오는 출판사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모처럼 읽을만한 책이었다. 작가 이름이 눈에 익어서 긴가민가했는데 1% 어떤 것이라는 드라마의 원작자였다. 프롤로그를 읽었을 때는 조폭이 주인공인 로설인가 했는데 예상과 달리 남주는 고아 출신의 나름 유능하긴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 조건으로 봤을 때 여주가 남주보다 조건이 더 낫다. 남조가 오히려 엄청 똑똑하고 배경 화려한 전형적인 주인공 스타일이었다. 이런 설정상의 특징 말고도 이 소설은 구성도 감탄이 나올 정도까진 아니지만 초반부에는 궁금증을, 중후반까지 해결되지 않은 복선을 적당.. 2006. 9. 30.
우량하 신지현 | 신영미디어 | 2006. 9.? 초반에 엄청 읽히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술술. 약간 어정쩡한 초반을 넘긴 다음부터 몰입도가 상당하다. 그러나 뭔가 시작되는 듯 하더니 확 끝나는 것 같다는 서평에는 나도 동감. 좀 더 해야할 얘기들이 남은 것 같고 좀 더 길게 끌고 가도 될 것 같은데 급격하게 갈등이 해결되어서 조금 아쉽다. 그렇지만 그건 일종의 딴지고... 최근 나온 역사설 중에서 보기 드물게 깔끔한 내용으로 잘 풀어나갔다는 생각을 했다. 스토리 자체는 아주 특별히 새롭다거나 한 건 아닌데 설정이나 느낌이 독특하다고 할까? 시대는 정체 불명의 중국 어디쯤이고 되도 않은 설정이나 질질 짜는 신파 혹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남주와 뇌가 있을 자리에 눈물보가 채워진 것 같은 여주가 아닌 것만 .. 2006. 9. 29.
뛰는 여자 나는 남자 권선희 | 신영미디어 | 2006.9. 26 별 생각없이 그냥 가볍게 읽을 책을 찾아 뒤적이다 대여점에서 빌린 책. 여기저기서 평이 꽤 좋았던 기억도 났고 이 출판사 정도면 최소한 보*차 같은 대형 폭탄을 던져놓지는 않았겠지 하는 일말의 위안을 삼고 골랐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읽을만 했다. 요즘 한번 잡은 책을 끝까지 읽는 경우가 그리 흔치 않은데 이건 두어 시간만에 가볍게 독파. 로맨스 소설이란 것 자체가 일종의 환타지기 때문에 그 비현실성이야 기본 전제로 깔고 가야 한다. 너무 현실적인 것은 나도 읽고 싶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최소한의 사실성을 요구당하는 게 로맨스란 장르의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일텐데 이 작가는 거기에 아주 절묘하게 걸쳐섰다. 수도권 어느 마을에 사는 33살 노처녀 식당 사장. 평생 외도.. 2006.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