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예술44 프리다 칼로 - 전설이된 예술가의 인생과 사랑 반나 빈치 | 이현경 옮김 | 미메시스 | 2023.7.4~8 오래 전에 동생이 무슨 전시회에 가서 사온 책인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수년이 훌쩍 지났다. (요즘은 왜 이렇게 세월이 빠른지. ㅠㅠ) 딱히 끌리는 책도 없고 해서 밀린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펼쳤다가 아주 즐거운 아침 나절을 며칠 간 보냈다. 젊은 때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쳤고, 멕시코의 화가이고, 엄청난 바람둥이인 남편 디에고 리베라 때문에 고통 받았고, 굉장히 파격적인 그림을 그렸던 화가다. 이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반나 빈치는 -유럽 특유의 만화체로- 세밀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독일계 유태인이었던 아버지와 멕시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공산주의자이자 사회주의자였고, 디에고 리베라의 바람기에 고통받기는.. 2023. 7. 14. 일러스트로 보는 영국의 집 야마다 가요코 | 이지호 옮김 | HANS MEDIA | 2023.6.17~26 원제는 日本でもできる!英國の間取り 번역기를 돌려보니 '일본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배치' 한국 번역본은 일러스트나 영국의 집 소개 같은 책인데 일본어판 제목을 보니 원래 목적은 영국식 집 짓기나 꾸미기에 도움을 주는 실용서적이 아닐까 싶음. 한때 집짓기나 인테리어 블로그들을 즐겨찾기 폴더 가득 모았을 정도로 사진이나 그림으로 남의 집 구경하기를 좋아한다. 오래된 집이나 역사가 남아 있는 집은 직접 구경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이 책은 편안하게 그런 즐거움을 맛보게 해준다. 뭔가 하나에 빠지면 열심히 파는 사람이 많은 (유행어로 소위 덕력이 강한) 일본인들 덕분에 편안하게 영국의 각 분야를 즐기고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집.. 2023. 6. 27. 영국 인테리어의 역사 트래버 요크 | 김효진 옮김 | AK 트라비아 북 | 2023.5.2(?)~10 도판들도 다양하고 자세하면서 알차게 정리가 잘 되어있는데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인지 작은 판형에 빽빽하게 그림들을 욱여 넣는 바람에 가독성이 현저하게 떨어진 조금은 안타까운 책. 헨리 8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들 덕분에 익숙한 튜더 양식부터 20세기 초중반까지 영국 주택의 인테리어를 시대순으로 정리하고 있다. 단순히 집만 소개하는 게 아니라 유행했던 가구와 장식, 그런 것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사회적 배경도 짤막하게나마 알려줌. 좀 큼직하게 편집을 했으면 내용이 좀 더 눈에 쏙쏙 들어왔을 텐데 공간을 꽉꽉 채우는 게 미덕이었던 빅토리아 시대 중산층의 거실이 떠오르는 책이었다. 쓰다보니 투덜투덜이 주가 되어버.. 2023. 5. 15. 빅토리아의 비밀 이주은 | 한길아트 | 2023.2.19~28 꽤 오래 전에 나온 책으로 장바구니에도 정말 오래 머물러있었던 책. 가볍게 머리 식힐 수 있는 미술책을 읽고 싶어서 쿠폰을 달달 긁어서 지난 달에 드디어 구입했다.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보면 아주 흥미롭고 재밌게 잘 읽어진다는 것과 신변잡담류의 쓸데없는 얘기가 너무 많다는 것으로 양분되는데 읽으면서 양쪽 모두에 지극히 공감. 빅토리아 시대에 여성 모델이 등장하는 여성 서사의 그림을 작가 나름의 주제를 만들어 소개하는 형식으로, 각 챕터의 초반에 저자 개인의 경험이나 감상, 서사가 등장한다. 이렇게 개인적인 경험담을 담은 서두를 풀어내고 그 다음에 그림과 거기에 얽힌 얘기를 설명해주는데 이 비중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만족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다. 개인.. 2023. 2. 28. 조선시대 이전 우리옷 한복 이야기 글림자 | 혜지원 | 2022.6.22 어제 잠시 살아나는가 싶었던 컴은 결국 오늘 ㄷ군의 집으로 수술 받으러 떠남. 혹시나 살아나지 않을까 컴 수리를 기다리며 막간에 했던 독서다. 고조선부터 고려까지 우리 옷 화보에다가 동시대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옷도 시대 막간마다 정리해 소개해주고 있다. 우리나라, 유럽, 중국의 전통 복식을 그림으로 깔끔하고 예쁘게 정리해주는 작가로 카테고리는 아트북에 들어가 있지만 짧지만 정확하게 요점을 짚는 설명은 인문학에 넣어도 손색이 없는 수준. 이 작가가 참고했다고 명시한 참고도서 대부분을 갖고 있는 터라 그 흐릿한 벽화나 토우들을 갖고 이 정도로 생생하게 그려내준 것이 정말 감사함. 머릿속에 흐릿하고 막연하던 그림들이 살아 움직여주는 느낌이랄까. 가볍게 보고 즐기거나 입.. 2022. 6. 28. 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 - 유럽 5대 왕실에 숨겨진 피의 역사 나카노 교코 | 이봄 | 2014.11.? 도서정가제 대란 때 싸게 지른 책 중 한권. ^^ 이 나카노 교코라는 저자는 테마를 잡아서 글을 참 잘 쓰는 것 같다. 그걸 위해서는 미술사적 지식 외에 역사 전반에 대해서도 아는 게 많아야하는데 이런 류의 책이 요구하는 수준의 깊이는 갖추고 있어서 별다른 거슬림없이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었다. 내용은 엘리자베스 1세와 스코틀랜드의 메리 스튜어드 여왕을 제외하고는 제목 그대로 왕과 버림받거나 천대받은 왕비들의 잔혹사이다. 내 성격이 멍청하거나 자기 위치에 걸맞지 않는, 생각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무~~~~지하게 싫어하는 고로 첫 챕터인 엘리자베스1세와 메리 스튜어드의 챕터에선 메리 때문에 페이지가 정말 안 나갔다. 왕, 혹은 여왕으로 태어났으면 거기에 걸맞게 .. 2014. 12. 21. 스캔들 미술사 하비 래클린 | 리베르 | 2013.? - 10.5 원제는 Scandals, Vandals, And Da Vincis. 이 책 역시 산 지 꽤 됐고 읽기 시작한 지도 제법 됐는데 작년 중반부터 올해 중반까지 총체적인 독서 부진과 의욕 상실 상태 때문에 지지부진하니 잡고만 있었던 책이다. 미장원에서 머리 하면서 작정하고 끝을 냈음. ^^; 내용은 제목에서 풍기는 그대로다.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비롯해 피카소, 렘브란트, 카라바조, 로트렉, 달리 등 미술에 관심이 없어도 대부분 알만한 화가들의 대표작들과 레이번, 휘슬러, 보네르 같이 일반인들에게 그림은 알아도 화가 이름까지는 잘 모르는 작품들을 하나씩 선정해 그에 얽힌 얘기와 화가의 이야기, 미술사의 이면들 가볍게 풀어내주는 건데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간다. .. 2013. 10. 19. 간송 전형필- 한국의 미를 지킨 대수장가 간송의 삶과 우리 문화재 수집 이야기 이충렬 | 김영사 | 2013.8.25 이게 얼마만에 쓰는 책 감상문인지. ^^; 간혹 트위터에는 짤막하게 뭐 읽었다 한줄 정도로 기록은 했지만 진이 좍좍 뽑히는 일들이 이어지다보니 찬찬히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을 한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읽었던가 가물거리는 것들도 많지만 생각나는대로 하나씩 발굴을 해서 최소한 읽었다는 흔적은 여기에 적어둬야할 것 같다. 여름에 가족 여행 때 가져간 책이다. 나왔을 때부터 사려고 장바구니에 넣어놨다가 올해 초인가 지른 것 같은데... 그러고도 한참 있다가 겨우 읽을 엄두를 냈다. 책을 잡기까지는 오래 걸렸지만 일단 손에 잡은 다음부터는 일사천리~ 저자인 이충렬 작가가 서두에 고백한 대로 이 책은 일종의 팩션이다. 간송 전형필이라는 정말 한국인으로 감사해야할 대소장가의 생애.. 2013. 10. 18. 음악가와 연인들 이덕희 | 예하 | 2012.?~2012.9.14 ㅅ님에게 얻은, 1988년에 나온 오래된 책. ㅅ님은 책장 정리 차원에서 재활용 쓰레기 줄이기를 한 거겠지만 내게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책이다. 내가 어른이 되서 가장 행복한 이유 중 하나가 내가 정말 보고 싶은 책은 사서 볼 수 있다는 건데 -요즘은 공간의 문제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야 하지만- 어릴 때는 당연히 그게 불가능하다. 아예 어릴 때라면 엄마에게 사달라고 하지만 중고등학생 이후로 넘어가면 참고서를 제외하고 그냥 읽고 싶은 책을 사달라는 건 전교 등수가 한 자리수에 들어가는 모범생이 아니고선 대역죄에 해당된다. 매주 신문에 소개되는 책 관련 기사들을 보면서 나중에 돈을 벌면 읽어야지 했던 책들이 많았는데 그중 일부는 정말 사서 읽었고 또.. 2012. 9. 18. 유현목의 한국영화 발달사 유현목 | 책누리 | 2011.?~2012.8.4 너무 더워서 토요일에 피신 간 미용실에서 오래 붙잡고 있던 이 책을 끝냈다. 1997년에 나온 책인데, 아마 지하철의 책 할인코너에서 싸게 샀던 책인 것 같다. 우리 집에서도 꽤 오래 책장에만 꽂혀 있다가 작년에 갖고 다니기 적당한 크기와 두께에 글밥도 많다는 것에 간택을 했는데 이상하게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내내 뒹굴다가 드디어 끝~ 내용은 한국 영화 태동기인 1900년대부터 해방까지 영화에 대한 소개다. 요즘 나온 책이라면 사진도 중간중간 많이 배치하고 테마 별로 묶거나 하는 식으로 시선을 끌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겠지만 1997년에 나온 책답게 내용에 충실하는 쪽에 집중을 하고 있다. 영화사 교과서나 참고서적처럼 딱딱 시대에 맞춰서 발생부터 성장,.. 2012. 8. 10. 빈티지 주얼리- 120년 주얼리 디자인의 역사 빈티지 주얼리캐롤라인 콕스 | 투플러스 | 2012.6.2-14 원제는 Vintage Jewellery로 2010년에 나온 책이다. 표지와 제목을 본 순간 확 끌렸고 목차를 본 순간 사야지~를 외치면서 바로 장바구니로 이동. 오랜만에 충동구매였다고 할 수 있겠음. 내용은 제목과 그대로 일치하고 알차다. 예술이나 디자인 관련 책은 내용으로는 낚시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적지만 도판에서 실망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휘황찬란한 눈요기로 대리만족을 충분히 준다. 그리고 어쨌든 책이니 만큼 내용이 중요한데 시대순으로 대충 10년 단위로 끊어가면서 당시 사회 분위기와 거기에 따른 주얼리의 흐름, 유행, 새로운 경향이며 기법, 소비층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데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지만 새로운 내용들이 많아서 .. 2012. 6. 15. 그림에서 보석을 읽다 - 과학자가 들려주는 명화 속의 보석 이야기 원종옥 | 이다미디어 | 2011.4.?-4.18 마감을 끝냈으니 어제 온 수정안을 검토하면서 찬찬히 수정작업에 들어가야겠으나 아직도 회복이 안 됐다는 핑계로 그냥 오늘은 책 감상문이나 하나 올리기로 했다. 기운도 없고 의욕도 없으니까 간단히~ 원래 가격은 16000원인데 50% 할인 기간이라 8000원에 산 책인데 제 돈을 주고 샀어도 아깝지 않았을 것 같다. 미술 서적이라고 돈은 비싸게 받으면서 가장 중요한 도판은 절반 이상 흑백으로 넣거나 (대표적인 게 시공사 -_-+++), 표지만 하드로 두껍게 만들고 종이만 비싼 거 쓰고는 정작 내용은 얇거나 인쇄 상태가 메롱인 책들이 많은데 이 책은 돈을 쓸 곳에 제대로 쓰면서 잘 만들었다. 저자가 화학자라는 아주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수준 높은 미술 매니아.. 2011. 4. 18.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