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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2/단상108

투덜 이랄까.... 그냥 단상이랄까... 알고 보니 폴란드의 크리스마스인, 보제 나로제니에를 번역하다가 든 생각인데... 정말 이 여자들은 결혼에 목숨을 걸었나??? 성탄절을 포함해서 유럽의 많은 기독교 축제며 축일들이 민속종교를 흡수한 거기 때문에 소소한 풍습이나 행사는 고대에 기원을 둔 게 상당수이긴 하다. 때문에 풍요와 연관되는 남녀간의 짝짓기에 관한 내용들이 많긴 했으나... 정말 폴란드의 성탄 만큼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줄줄이 미래 남편 찾기에 대한 주술 퍼레이드는 정말 처음. 처음엔 재밌군~ ^^ 이러다가 나중에는 이것들아, 그만 좀 해!!!! 결혼 안 한다고 안 죽어!!! 소리가 절로 나옴. 여하튼 하나 끝냈다. 긴 거 하나 처리했으니 내일은 제일 짧아 보이는 걸로 하나 쳐야지. 2013. 11. 27.
영어가 제일 쉬웠어요.... ......는 개뿔이고... 영어가 그나마 덜 어려워요.. ;ㅁ; 아나스테나리아는 그리스어, 노즈 쿠파위는 폴란드어와 러시아어의 향연. 까만 건 글자요 흰 건 모니터로 보이는 키릴 문자와 영어 비빔밥에 멀미를 하다가 영어만 가득한 싯카 여름음악제 사이트를 보니 왜 이리 반가운지. ㅎㅎ; 이렇게 쓰면 내가 영어를 엄청 잘 하는 걸로 착각들을 할 텐데... 구글신의 도움이 없으면 영어도 해독 불가능. ㅜ.ㅜ ㅅ양 부럽다.... 무지하게 부럽다. 그나저나 brown bag에 도시락이라는 뜻이 있는 건 오늘 처음 알았다. 생각해보니 미국 애들 갈색 봉지에 샌드위치 같은 거 많이 싸오니 맞는 얘기인 것 같다. 이 단어는 꽤 오랫동안 잊어버리지 않을듯. 2013. 11. 25.
헉헉 방금 마감 하나 간신히 틀어막았다. 도저히 할 수 없는 스케줄에 끼어든데다가 돈도 안 되는 청탁 마감. -_-;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감독이고 또 장기적으로 봐서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라 눈 딱 감고 하긴 했는데... 프리랜서에게 일 관계에서 오랜 친분은 갈수록 호구화가 되어가는 게 진실인듯. 이제 다시 기력을 모아서 주말에 마감 2개를 더 쳐야한다. 꾸역꾸역 소처럼 일하고 있긴 한데... 도대체 수금은 언제 되려나. 수금 독촉도 시간이 있어야 하지 이건 뭐. 어제인가 그저께 간만에 수금이 하나 되긴 했는데 정말 빛의 속도로 내 통장을 지나쳐 흔적도 없이 사라짐. ;ㅁ; 잠깐 숨 돌리는 시간에 수금 독촉 카톡 좀 돌려야겠다. 인간적으로 두곳은 정말 심함. 2013. 11. 22.
엎치고 덮치고 바흐 축제 관련 글을 쓰면서 바흐의 음악을 듣고 있는데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어'가 나온다. 그 가사가 '죽으라고 굿을 하는 날이 있어'로 뜬금없이 들리는. 이번 주말에 내게 그랬음. 목요일 오후부터 대상포진이 와서 (그때는 몰랐음) 금요일까지 뻗어 있는데... 마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니 누워있어도 누운 게 아니다. 아무래도 생으로는 못 이길 것 같아서 토요일 아침에 병원 가서 대상포진 진단 받고 항바이러스 제재 받아와서 먹고 좀 누우려는데 냉동고가 뻗었다. 급하게 서비스를 불렀는데 10년 넘은 거라 수리비가 20만원이고 당장 고칠 수도 없다네. -_-; 병든 닭처럼 비실비실하면서 냉동고 비워서 여기저기 끼워넣고 그대로 다시 뻗으면 소원이 없겠는데... 우리집 일에 다 와줬단 후배 아버님이 돌아가.. 2013. 11. 18.
인생은 예측불허 새로 시작하는, 예전에 내 홈페이지 만들던 추억이 떠오르는, 약간은 노가다성의 작업을 위해 자료를 찾다보니 저 유명한 만화 대사가 정말 딱이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테스트성으로 2개의 주제를 하나는 자료가 많으리라 예상했고 또 하나는 거의 없어서 좀 거져먹기가 되지 않을까 하면서 골랐는데 완전 정반대. 듣도보도 못한 건 자료가 너무 많이 나와서 -다 영어나 그리스어라는 건 비극. ㅜㅜ- 헉헉거리게 생겼고 비교적 잘 알아서 고른 건 의외로 단촐하네? 모르는 분야를 엄청 파게 생겼다. 아는 분야는 꼼꼼히 안 읽어도 문맥 파악이 대충 되지만 이건 단어 하나하나 다 번역해야 하는데... 날로 먹으려다 완전 날벼락 맞은 꼴. ㅡㅡa 일에 있어서 총량불변의 법칙은 역시 진리인듯. 2013. 11. 13.
결정 2박 3일 동안 온전히 먹고 놀고 쉬고 '간송 전형필'을 읽으면서 남는 시간 동안 여러가지 생각을 실컷 할 수 있었다. 대단하다면 대단하고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겠지만... 8월 내내 내 목의 가시였던 고민을 어젯밤에 정리하고 오늘은 전화해서 마무리를 지었다. 겉으로 포장하기엔 내가 옳다고 믿는 양심의 하한선을 넘어가는 일이기에 안 하겠다!!!고 멋지게 선언하는 거면 좋겠으나... 가슴에 손을 얹고 따지면 양심의 하한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정도. 나머지는 내 노동력에 비해 턱없이 못 미치는 페이와 자존심 문제 등등이 모두 결합해서 임계점을 넘었다. 서로 프로니 만큼 최고로 우아하게 이유를 포장하고 얼굴 붉히지 않고 결별을 하긴 했으나 이 결정이 내게 결코 이득이 되지 않을 거라는 건 안다. 언제 일.. 2013. 8. 27.
한숨 돌림 가장 큰 돌덩어리를 치우고 나니 블로그 들여다볼 정신도 생긴다. 지난 주 초부터 내내 이어진 엄청난 아수라장을 자세히 적으면 다시 액운이 밀려올까봐 생략하고... 그냥 내게 이런 일이 있었다는 기록 차원에서 요점만 정리하자면. 월요일에 촬영팀이 미국으로 떠나는데 제일 중요한 섭외 하나가 막판에 날아가는 바람에 완전 초비상이 걸렸다. 그 바람에 예약 다 해놓은 마카오랑 홍콩은 떠나기 전날 오후 5시에 최종적으로 포기하고 돈 낸 거 10% 빼고 다 날리고, 같이 가기로 한 동생은 노발대발. -_-; 그렇게 동생을 혼자 보내고 미친듯이 섭외를 하다가 오늘, 그것도 좀 전에 겨우 성사가 됐다. 한 열흘 가까이 한국에 살면서 미국 시간에 맞춰 움직이다보니 현지에서 시차 적응하는 분위기. 낮에 멍하니 멍때리다 자고.. 2013. 6. 12.
잠시 끄적 연초부터 너무 후달린 후유증인지 4월은 멍~했고 5월도 만만찮았다. 미국쪽 섭외는 줄줄이 꼬이는 와중인데 신선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고 탱자탱자 하다가 2주 전에 의뢰받았던 기획안 마감 독촉 문자를 받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 나태하게 대충대충 막다가 정말 밥줄 끊기겠다는 위기감이 확! 작정하고 6시부터 일어나 달려 기획안 하나 막고, 미국에 보낼 것들 정리해서 줄줄이 다 넘기고 나니 벌써 12시. 이제 하나 남은 (PD 삽질 오버 --;) 마감을 막아야 하는구나. 배가 고프긴 하지만 아무 것도 먹고 싶지는 않은 묘~한 상황. 2시간 뒤에 조세 피난처에 돈 빼돌려놓은 한국인 명단 발표한다는데... CJ 말고 누가 또 있을지 궁금하군. 섁슨의 보물섬 읽으면서 '한국사람들 돈도 당연히 많이 있.. 2013. 5. 22.
투덜투덜 어제 기운이 있었으면 갑에 대한 을의 성토가 한가득인 분노의 포스팅이었겠지만 간만에 재대로 발목 잡힌 감기에 골골거리다 겨우 기운을 차린 터라 그냥 투덜투덜. 7월에 방송될 다큐멘터리 기획안을 나름 합리적이고 깔끔하게 정리해서 올렸다. 그런데 갑이 말도 안 되는 걸 추가하라는 요청이 내려옴. 구성상 도저히 해답이 안 나오는 걸 고민하다가 어찌어찌 억지로 고리를 찾아 맞추긴 했는데... 이러면 도저히 제작비가 견적이 안 나온다. 결국 2부작으로 구성. 근데 갑이 그럼 처음 기획안대로 가자고.... ㅡㅡ 근 2주에 걸쳐 온갖 섭외 삽질과 몇번이나 고쳐쓴 기획안 헛수고를 떠올리면 한숨과 스팀이 팍팍 솟지만 그래도 구성이나 내용면에서 1부작이 낫다는 걸로 위로 중. 을은 정말 먹고 살기 힘들다... ㅜㅜ 2013. 5. 8.
살풀이 한판 지금 이런 거 쓸 시국이 아니지만 그래도 여기다 한 판 풀어놓지 않고선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아서 와다다다다. 이솝 우화 중에 낙타와 주인의 얘기가 아주 절실하게 와닿는다. 다 알겠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주인과 낙타가 함께 길을 가다가 밤에 천막을 쳐놓고 주인이 들어가서 자려니까 낙타가 너무 추워서 그러니 자기도 머리만 천막에 넣고 자면 안 되냐고 주인에게 묻고 주인은 허락한다. 근데 쫌 있다가 다시 앞발까지만 넣으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니 마음 착한 주인이 OK. 그렇게 야금야금 결국은 천막 안을 다 차지한다는 에피소드인데... 내 주변엔 요즘 왜 이렇게 낙타들이 우글우글이냐. -_-:;; 3일날 콘진 마감이 워낙 빡세기 때문에 2주 전부터 교통정리를 다 했다. 안 가도 되는 회의도 미리미리 가주고 .. 2013. 3. 30.
죽을 것 같았던 1월, 바빴던 2월 1월은 말 그대로 죽을 것 같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10월부터 시작된 지옥이 마지막에 열기를 모아 활활 불태웠다고나 할까. 방송이 끝난 주부터 설까지 한 2주는 미뤘던 약속들을 소화하면서 열심히 노느라 바빴고... 2월은 본래 설 지나면 슬슬 기지개를 켜는 각종 기획 일에다 이런저런 정부지원 공모 마감까지 겹쳐서 한 2주 기획하는 작가들은 다들 죽음. 일 없을 때는 그야말로 탱탱 놀고 몰아칠 때는 이렇게 마구 몰아쳐 나오니. -_-; 양질의 기획안을 모으려는 의미라면 기한을 좀 나눠서 풀면 좋으련만... 인간들이 굴러가는 머리는 다 비슷하니 매년 이 패턴의 반복이다. 어쨌든 어제로 방통위는 끝났으니 이제 하늘에 맡기면 되고, 이제 3월에 콘진을 향해 달려야겠구나. 5년 전에 엎어졌던 박정희 일대기 대하 .. 2013. 2. 27.
잡상 카테고리를 어디에 넣어야 하나 잠깐 고민했지만... 어쨌든 일 관련 얘기가 가장 많으니 그냥 이곳에. 더빙 대본 쓰다가 잠시 호작질하는 중이기도 하고. ^^; 길지 않은 기간동안 그래도 꾸준히 평균적으로 한 해에 한편 이상씩은 다큐멘터리를 해왔는데... 방송이 자본에 예속되는 게 심화된 이후로 다큐를 가장한 홍보물이 늘어나면서 다큐를 해야하는 당위성 내지 작가로서 갖는 보람이랄까, 나를 한계까지 몰아붙여서 결과물을 얻어내는 그 치열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냥 적당히 욕 먹지 않게, 내 이력서에 올려서 전과 기록이 되지 않도록 하는 그 하한선에 딱 걸리도록 뽑아낸 것도 솔직히 많다. 그렇지만 내가 그걸 했다는 사실에 정말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는 게 몇 편 있는데... 오늘 문득 내 컴퓨터.. 2012.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