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1488 시간의 흐름 ... 혹은 계절의 변화가 확 느껴지는 작업실. 파리 여행을 준비하던 때만 해도 창문을 열어놓아야 했고 차를 마시다보면 더워서 때때로 선풍기도 잠깐씩 돌렸는데 지금은 뜨거운 차 한잔을 마셔도 썰렁하니 겉옷을 찾게 한다. 조만간 여름에 열심히 일한 선풍기는 다시 상자에 들어가 창고로 퇴장하고 난로가 나와야할 모양. 세월 참 잘 가네... 2019. 10. 31. 옷장 파먹기 얼마 전에 어느 포스팅에선가 본 글인데 요즘 나의 일상에 딱인듯.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진짜 다시 20여년 전으로 패션이 돌아가고 있다. 싼옷들은 예전에 다 버렸지만 의미가 있거나 비싸게 산 옷들 중 몇개는 못 버리고 이고 지고 있었는데 요즘 꺼내 놓으니 바로 입고 나가도 된다. 역시나 꽤 비쌌지만 버려버린 브랜드 통바지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중. 요즘 입으면 딱일 텐데. 원단도 다 좋은 거라서 갖고만 있었으면 멀쩡하겠구만... 그래도 남아 있는 코트들과... 럭셔리 진이 유행일 때 당시 버벅이는 미국 사이트를 부여잡고 샀던 펄럭 청바지들은 요즘 잘 입고 다닌다. 이번 유행이 지나면 내가 저 옷들을 다시 입을 날이 오려나 싶기는 하지만 여튼 올 가을에는 옷장 파먹기 쏠쏠하게 잘 하고 있음. 다만.... 2019. 10. 28. 좋은 소식 오늘 부친이 사실상 완쾌 진단을 받으셨다. 매년 한번씩 체크만 하자면서 사실상 이 암으로 돌아가시거나 고생하시는 일은 없으실 거라고... 의사쌤 치고는 정말 확실한 선언을 해주셨음. 2년 전 진단을 받고 약이 안 맞아서 컨디션 떨어지면서 결핵성 (부친이 수십년 간 몸에 잠복결핵을 갖고 있었다는 걸 매년 폐사진 찍고 건강 검진을 함에도 아무도 몰랐음. 근데 우리나라에서 손 꼽는다는 결핵전문의 曰 자기도 결핵균이 검출되서 알았지 부친 폐 사진만 보고 결핵이라고 자신있게 판정을 못 했을 거라고 하니 뭐... 부친이 재수가 없었던 걸로.) 뇌수막염이 발병해 진짜 저승문 한번 열었다 돌아오시는 동안엔 암이고 나발이고였는데... 다행히(?) 숙주가 사경을 헤매니 암도 함께 골골골해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 2019. 10. 24. 한 일 , 할 일 * 한 일 1. 선글라스 도수 넣어달라고 맡김. 금요일에 찾을 예정. 2. 가방 수선 드디어 맡김. 가격이 ㄷㄷㄷㄷㄷㄷ. 그래도 무척 좋아하던 가방이라 속상했는데 살아난다니 기쁨. 더불어 그렇게 비싼 가방을 그렇게 망할 재료로 만들어 판 발렌티노에는 욕을 @$%*%*%(&%. 얘는 한달 뒤에 찾을 예정 (11.18) 살 때도 예뻐서 고민했던 빨강색 양가죽으로 변신할 예정. 그때 걔를 샀으면 이렇게 두번 돈 들고 속상한 일은 없었을 텐데... 여러분! 비싼 건 절대 에나멜 재질로 된 거 사지 마세요!!!! 아무리 소중히 모셔도 재료의 한계가 있어서 갈변하고 윤기 사라지고 그런답니다!!! 3. 쇼핑백들 모은 거 아름다운 가게 갖다 줌. 드디어 치워서 속이 다 시원. 오늘 가방 수선 맡기고 오는 김에 들러서 .. 2019. 10. 22. 유니클로 80년 어쩌고 광고 요즘 난리가 난 유니클로 광고. 유니클로에선 당연히 실수다, 의도가 없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나보고 돈 걸라고 하면 일본측 제일 윗대가리든 누구든 한국인들 비웃고 엿먹이고픈 의도가 있었다에 건다. 광고나 홍보쪽에 하다못해 알바라도 해본 사람들은 다 나랑 같은 쪽에 건다에 추가로 돈 또 걸 수 있음. 상업 CF는 엎어진 거 딱 1편만 해봤지만 십수년 이상 꽤 많은 공익광고와 홍보물을 해왔는데, 상업이든 공익이든 하다못해 내부에서 도는 홍보물도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수많은 체크와 피드백, 수정을 거쳐서 최종안이 확정이 된다. 말단 실무자부터 시작해서 제일 꼭대기까지 단계별로 하나하나 수정과 크로스체크하면서 다 올라가 최종 시사에서 OK를 받지 못 하면 절대 세상에 못 나오는데 저게 안 걸러졌다고? (물론 내.. 2019. 10. 20. 서초동, 무거움 난 진~~~~짜 게으르고 엉덩이 무겁고 기화점이 높다. 열 받는 일이 있어도 우리 조상님이 물려주신, '자자손손 거지x구멍에 콩나물이나 빼먹을 놈' 등등 찰진 욕을 속으로 퍼붓지 움직이는 일은 어지간해선 없다. 그런 내가... 지난 주부터 임계점을 넘겨서 엉덩이가 들썩. 지난 주에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지인과 선약에 있어서 안타깝게 뉴스만 클릭했는데 어제는 드디어 나도 서초동으로. 지난주 다녀온 지인들이 서초동이랑 교대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전철역 올라올 때 무서웠다고 해서 나름 머리 써서 고터로 갔는데... 계산하지 못한 것이 태극기 든 민폐들. 우리나라는 시위집회결사의 자유를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으니 그들의 권리에 대해선 뭐라고 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일부러 길을 막고 욕을 하고 심지어는 촛불 시위로 .. 2019. 10. 6. 카드 리빌딩 소회 소비자가 약아지는 이상으로 더 약아지는 카드회사는 헤택을 누리기 위한 여러가지 조건을 여기저기 달아놨다. 그걸 최소한으로 충족시키면서 필요한 혜택을 챙기는 건 생각 이상으로 피곤한 작업. 어제는 30일인데 혹시라도 놓친 게 있나 점검하는 나 자신을 보며 헛웃음이 나오더라. 이게 소비의 노예인 것인가? 더불어 카드 쓰라고 여러가지 쿠폰이며 할인 혜택들도 메일로 열심히 날아오고 있는데(메일로만 받기 해놔서) 방금도 유혹에 넘어가 뭔가 하고 메일 클릭하려다가 다행이 정신줄 붙잡고 삭제를 클릭. 아무 것도 안 사면 100% 할인임. 명심하자. 카드회사랑 서로 머리 싸움 하는 느낌. 2019. 10. 1. 아프리카 돼지열병 제발 제발... 하고 기도를 했지만 한국에도 역시 올 게 왔다. 나름대로 정부도 관계자들도 최선을 다 하고 있고 제발 멀리 퍼지지 말고 일부 지역에서만 그치기를 기도하고 있지만 양상을 보니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수년 전 구제역과 비교할 수 없는 이 상황을 보면서... 육식의 종말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어쩌면 육식의 종말은 우리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비자발적이고 필연적인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 한계에 달한 지구의 자정작용일 수도 있겠고. 여하튼... 제발 더 퍼지지 말고 큰 피해가 없기를. 2019. 9. 29. 스펙과 입시에 대한 소소한 기억들 조국 장관과 그 딸에게 쏟아지는 입시 관련 말도 안 되는 포화를 보면서 그냥 기억 조각 모음. 주변에 국제중부터 시작해서 각종 국제고나 특목고나 하다 못해 자사고라도 보낸 지인들이 많다보니 애 대여섯은 키운 것 같은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쳐온 시간들이 꽤 길다. 이게 가능한 건 아이러니하지만 내게 아이가 없기 때문에. 내게는 어떤 정보를 제공해도 그 엄마의 아이들에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애가 있는 엄마들보다 많은... 수준이 아니라 정말 애타게 얻고 싶은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이 정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민감하냐의 예는, 초딩 고학년 때 해외 어학연수 -> 국제중 준비 (최종면접에서 미역국으로 일반중. ^^;;;) -> 국제고 -> 모 명문대학 코스를 마무리한 지인 아이가.. 2019. 9. 28. ........ 왜 자꾸 다들 내게만 힘들다고 징징거리고 뭔가를 해주길 바라는 건지.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나도 정말 힘들구만... 나도 정말 내 한 몸 챙기기도 힘들지만 말 안 하고 죽을 힘을 다 해서 버티고 있다고. 그러니까 제발 각자도생 + 자력갱생 좀 해줘. 특히 자기 필요할 때만 살살거리면서 엉겨붙지 좀 말고. 내가 원하는 건 제발 나 좀 건드리지 말고 귀찮게 하지 말고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 뿐. 의무가 엮여있는 관계는 힘들다. 2019. 9. 28. 몰아치기 빨강머리 앤의 이웃 주민들 얘기 중에 10년인가 20년 동안 연애를 하면서 정작 청혼은 하지 않는 남자에 대해 그 집안 사람들은 미루고 또 미루다가 어느날 어마어마한 분량의 일을 한꺼번에 해치운다는... 대충 그런 묘사가 있었는데 요즘 내가 그 모드. 연휴 끝나고 바로 초란과 옥수수, 토마토를 주문했는데 가장 늦게 와도 되는 옥수수는 번개처럼 다음날 도착하고 정작 급한 초란과 토마토는 함흥차사. 달걀은 내일 올 모양인데 당장 오늘 필요한 게 없어서 또 달걀을 사놓는 통에 달걀샐러드나 감자달걀샐러드를 해야하는 상황. 가장 큰 일은 김치냉자고와 작별. 작년부터 숨이 간당간당하다가 올 여름에 잠시 가사상태에 빠졌다가 다시 할딱거리고 있는 김치냉장고의 스위치를 어제 드디어 뺐다. 날이 시원해지니 어찌어찌 냉기를.. 2019. 9. 19. 바뀐 자식. 유리의 성을 시작으로 수많은 만화나 드라마에서 수없이 등장하는 설정이 자의든 타의든 간에 진짜 자식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가짜인데... 내 새끼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대충 넘어가주던 그 등장인물의 심정에 살짝 빙의 중인 요 며칠이다. 오랫동안 뜨문뜨문 후원하던 동물 보호소에 대부대모식으로 지정해서 한두마리를 후원하는 시스템이 생겨서 고민하다가 마음에 끌리는 아이 한마리를 지정하고 이름도 지어줬다. 동물보호소 특성상 한 견사에 여러마리가 함께 있는데 얘가 있는 곳은 4마리가 함께 지내고 있어서 내가 사료든 간식이든 뭘 보내든 함께 지내는 4마리가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처음에는 보내오는 사진들이 단체샷이라서 내 새끼(?)가 쟤구나 그러고 있었는데 독사진에 엉뚱한 아이를 떡. 봉사자가 2명인데 간혹 들어가.. 2019. 9. 17.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1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