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1446 밥 2000년 초여름,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 뽀삐는 2달 반 된 주먹만한 털뭉치 강아지였다.강아지는 소화능력이 약하니 탈 안 나려면 하루에 밥을 4번에 나눠 먹이는 게 좋다고 해서 온 가족이 서로 나가는 시간을 최대한 조절해가면서 밥을 4번 줬었다.그리고 16년이 지난 2016년 늦여름에 뽀삐는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밥을 하루 4번 나눠서 먹는다. 슈거 컵케이크 한개를 통째로 훔쳐 먹어도 멀쩡했던 뽀삐의 위장이었는데... 크게 한 바퀴를 돌아서 처음 자리로 가나보다.사람은 한번 어른이 되고 아이는 두번 된다는 우리 외할머니 말씀이 떠오르는 날. 외할머니께도 한번 갔다와야겠다. 2016. 9. 13. 지진 국민학교 6학년 때 밤에 자다가 침대가 흔들리는 걸 느꼈는데 그땐 그냥 꿈인가보다 했었다. 그런데 다음날 신문에서 그날 지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게 지진이구나 처음으로 안 이후 서울에서도 감지될 정도의 지진도 몇번 있었지만 둔한 덕분(?)에 지진 체험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가상으로 해본 것 외에는 없었다.그런데 방금 전, 30여년 만에 침대가 또 흔들리는 걸 느꼈다. 초딩 때는 지진임을 알았어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오늘은 왠지 좀 오싹하고 무섭네.아무 책임질 것도 가진 것도 없는 초딩이었기에 가능한 무덤덤이었지 싶다. 부디 더 이상 아무 일이 없기를. 석유도 없고 그외에 돈 될 건 아무 것도 없는 땅에 이명박근혜까지 줬으면 지진도 주지 말아야 공평하지. 2016. 9. 12. 일하는 엄마 빙의 94년의 무시무시한 무더위 때 우리 뽀삐 1세가 더위를 먹어 식겁을 했었는데 94년 이후 최악으로 짐작되는 올해는 울 뽀양이 더위를 먹었다. -_-; 시들시들 토하고 설사하고 난리인 와중에 난 하필이면 마감. 뽀양에겐 에어컨과 인간이 다 필요한데 내 공부방엔 에어컨이 없다. 결국 마감이고 나발이고 다 포기하고 에어컨이 도는 방에서 뽀삐와 함께 피서를 하는 나날. 다른 때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머리 위에선 마감이 칼날처럼 대롱거리고 개는 골골하고... 부친과 동생은 출근이니 도움이 안 되고. 애 아플 때 직장 다니는 엄마 맘이 딱 이거구나 싶은데 정말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 그러다가 어제는 해탈의 경지에 도달해서 김진애 박사의 '낮에는 애랑 같이 자고 같이 놀다가 밤에 애가 잠든 다음에 할 일을 해라'는 .. 2016. 8. 10. 덥구나 작년에는 아마도 8.15 특집 때문에 정신이 없어 더운 걸 잘 느끼지 못한 걸 수도 있었겠지만 할머니 제사날을 제외하고는 에어컨 한번도 안 켜고 밤에도 특별히 괴로워하지 않고 그럭저럭 넘긴 것 같은데 올해는 장난 아니네.어제 오후에는 이러다 쪄죽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생방 에어컨 켜서 오후 내내 거기서 피서. 천국이 따로 없었다. 편집이나 더빙 대본 마감처럼 초를 다투는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촬구도 써야하고 이런저런 소소한 마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상에는 앉아도 거기서 더 진척을 못 하겠다. 선풍기 틀어놓고 있는데 바람은 분명 나오고 있지만 더운 바람. 건조기 안에 들어간 기분이랄까. 10월에 두바이 바닷가에서 맞던 그 바람의 느낌이다. 그래도 억지로 앉아 이번주 들어 처음으로 생산적인 일을 하나.. 2016. 8. 5. 네이버... -_-+++++ 오늘 할 일도 많은데 아침부터 네이버 때문에 또 화르르 불타 올라서 네이버 입장에선 진상을 좀 떨었다. 사건(?) 요약을 하자면 어제 밤에 네이버에서 불법파일 교환 블로그를 발견해서 게시중단 요청 넣었음. 여기서도 열 받은 게 뜬금없이 주민등록증 스캔본을 넣으라는 단계가 생겼다. 본인인증 다 하고 저작권자 증명 서류에도 다 나오는데 왜??? 개인정보 보호를 잘 해주는 회사도 아니구만 저걸로 또 뭔짓을 하려는지 열이 확 솟았지만 안 넣으면 안 해주겠다니 일단 넣어서 신고하고... 오늘 인터뷰 질문지 뽑고 자료 보는 바쁜 와중에 청와대 신문고에 이게 적법한 개인정보 요구인지, 아니라면 시정 지도 부탁한다는 민원 질의까지 넣어놨다. 그리고 아침에 게시중단이 어렵다는 문자가 띠링. 좀 더 자고 싶었으나 바로 일.. 2016. 7. 25. 소소한 일상 1. 어제 뒤에 있는 시장에 잠깐 다녀오기 위해 비에 젖어도 상관없는 슬리퍼와 손에 잡히는 우산을 들고 나갔는데 둘 다 사망. 슬리퍼는 걷다가 끈이 떨어져버렸고 우산은 접는데 기둥 아래로 쑥 통째로 내려온다. 쫌 황당하긴 하나 몇년 전에 뽀삐랑 산책 나갔다가 갑자기 비가 와서 급하게 산 제일 싼 편의점 우산이었으니 그동안 잘 버텼지. 그 슬리퍼는... 2005년이던가? 두바이 갈 때 사막에서 막 신으려고 산 역시 싸구려. 우산과 슬리퍼를 다 합쳐도 만원 정도 되던가 아니면 간당간당 넘어가던가 그렇지 싶음. 별로 아끼진 않았으나 어쨌든 오래 옆에 있던 거라 갑자기 떠나니 쫌 서운하긴 하네. 쓸데없이 끼고 살지 말고 이것저것 슬슬 정리를 좀 하라는 하늘의 게시가 아닌가 싶다. 2. 요즘 나의 가장 큰 즐거움.. 2016. 7. 6. 개식신 연로하셔서 소화 기능을 비롯해 내부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고 있는 울 뽀양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절식. 하던 ㅈㄹ도 멍석 깔아주면 안 한다더니 최근 입맛이 바뀌어서 환장하던 과일들도 다 시큰둥하더만 갑자기 식욕이 폭발해서 거부하던 것들까지 다 먹자고 덤벼드는데 주인인 내가 환장하겠다. ㅜ.ㅜ 제일 좋아하는 이스크림도 철저하게 조절을 해서 아주 가끔 특식 개념으로 맛만 보여주고 있었다.뽀삐 땜에 우리도 잘 안 사먹으니까 큰 문제가 없었는데 GS24에서 6월 내내 하겐다즈 바 4개 만원이라는 믿을 수 없는 가격으로 프로모션을 시작.그걸 안 먹는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 틈틈이 사다 쟁여놓고 먹으려는데 문제는 저놈의 개. -_-; 자기 몰래 아이스크림을 먹을까봐 밀착 방어를 하는데 그 감이라는 게 정말 내.. 2016. 7. 1. 뽀삐 아주 어릴 때 잠깐을 제외하고 울 뽀양은 결코 활동적인 개는 아니었다. 잘 꾸며지고 그늘이 있는 공원이나 카페 거리에서 우아한 산책을 즐기지 웅대한 자연 속에서는 무지하게 불편해하고 불안해하는 도시개. 지금도 여전히 도시 개이긴한데 갑자기 허파에 바람이 들었는지 요즘은 수시로 산책을 요구하고 기차를 타는 장거리 여행도 가방 속에 앉아 거뜬하던 애가 갑갑증이 나는지 택시나 버스 안에서 30여분도 낑낑거리면서 힘들어한다. 10년 넘게 익숙해왔던 개의 변화에 나도 다시 적응하느라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함께 하는 것에 감사.(하긴 하지만 말은 좀 잘 들으면 좋겠다. 정말 노인네 똥고집이 저런 거구나를 울 부친과 뽀삐를 보면서 연타로 느끼고 있음. -_-a) 식탐이 여전한 것에도 감사하는데.... 문제는 돌도 소.. 2016. 6. 30. 끄적 엄청 바쁘냐고 누가 묻는다면 그건 절대 아니고. 바쁘냐고 묻는다면 약간은 애매한... 뭐가 팍팍 진행되는 건 아닌데 앞에 쏠쏠히 쌓여 있어서 스트래스를 받고 있는 그런 상태. 몸은 그닥 안 바쁘나 삐그덕거리는 머리가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도 않은 일들을 놓고 나 바쁠 예정이니 힘들어~ 이렇게 자체 예고 파업 중? ㅎㅎ 너무 무기력해지는 것 같아 이것저것 해보려고 하는데 생존을 위한 소소한 일들을 제외하고는 시동이 참 걸리지 않는다. 여기에 이른 더위도 한몫을 제대로 하고 있음. 여름이 왔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내내 버텼는데 오늘은 드디어 선풍기를 틀었다. 어제는 열어놓은 찬장문에 머리를 찧어 몇년만에 제대로 혹이 이마에 불룩. 나무늘보처럼 늘어져만 힘 좀 내서 뭐라도 좀 하자. 2016. 6. 10. 그냥... 나와 일면식도 없으나 정말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젊은이들의 기사를 보면서 온갖 생각이... 그 가족의 심정이 어떨지... 그러나... 뭐라 한두마디 적는 것도 배부른 자의 관망이나 동정 같아서 못 쓰겠다. 다음 생이라는 게 있다면 좋은 곳에서 태어나길. 그리고... 어제 오늘 들은, 내가 살짝 발 담근 바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면서 정말 세상엔 나쁜 사람이 참 많구나를 새삼 느끼고 있음. 어느 순간부터 성악설의 신봉자가 되는 것 같다. 2016. 5. 31. 불경기 확실히 맞나보네. 방금 전에 발렌티노, 발렌시아가, 알렉산더왕, 입센 로랑 등 화려한 브랜드들이 죽~ 나열된 스페셜 세일 문자를 또 받았음. 올해 S/S 시즌 상품도 한정수량 어쩌고 하지만 50% 세일. 내일부터 시작이고 방금 마감을 하나 마쳐 시간은 있지만 다행히(?) 돈이 없다. 큰 번뇌없이 패스. 자꾸 이러면 노동 의욕이 생기는데... ㅎㅎ; 주말에 발굴한 구두들도 올 여름에 다 못 신을 거라는 걸 떠올리면서... 더불어 작년에 한번도 안 든 가방도 있다는 사실도 함께 떠올리고 있음. 배고프다. 이제 밥이나 해야겠다. 2016. 5. 25. 긴축 적게 벌고 적게 쓰자를 올해의 모토로 삼은 건 좋은 것 같고... 이 느긋함에 솔직히 지금도 불만은 없는데... 세르지오 로시 패밀리 세일 문자를 받고도 못 가는 건 쪼끔 슬픔. 지금 많은 여인네들이 열심히 구두를 고르고 있겠구나. 50~80%라는 것에 마음이 솔직히 조금 많이 흔들렸으나 이달에 뜯겨야하는 세금과 줄줄이 이어질 보험, 적금, 카드비 등등을 떠올리며 자제. 주말에 여름 구두와 겨울 구두 위치 바꾸면서 보니 갖고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구두들이 줄줄이 나오더만 그럼에도 구두 세일에 가고픈 것은 이 무슨 조화인가. 잘 참았다가 올해는 정말 루부탱이나 나에게 생일 선물로 해줘야겠다. 아직 다리가 성할 때 한번은 신어줘야지. ㅎㅎ 일하자. 2016. 5. 24.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