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636 셰익스피어 - 말괄량이 길들이기 The Taming of the Shrew 셰익스피어의 두번째 작품으로 추정되는, 유명한 말괄량이 길들이기. 다 읽은 건 지난주인가 지지난주인데 게으름으로 늦어졌다가 이제 겨우 간단 감상 기록. 이 작품에 대한 첫 기억은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튼이 출연한 영화. 지금이나 그때나 얼굴에 털 키우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 하는 관계로 페트루치오에 대한 기억은 별로 좋지 않으나 캐더린 혹은 카트리나 역을 맡은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보면서 어린 마음에도 저렇게 예쁜 사람이 있구나~ 황홀했던 기억이 남. 그래서 수염 난 남주에게 더 분노(?)했던 것 같다. 그리고 셰익스피어 이야기 등 어린이용으로 편집한 책을 읽었다가 진짜 말괄량이 길들이기 희곡을 잡았을 때 설명 하나 없는 그 대사의 향연에 충격 받았던 것도. 호머 이야기로 일리아드와 오딧세이.. 2025. 8. 7. 셰익스피어 - 오류 희극 The Comedy of Errors The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으나 셰익스피어 전집 벽돌깨기 시작함. 서문과 해설은 국한문 혼용체에 1990년대의 고유명사 외국어 표기법을 파악하게 해주는 이름과 지명이 등장하는, 오래 전에 헌책방에서 사둔 1995년 전집 1권을 지난 주에 펼쳤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집필, 혹은 발표 순서대로 편집된 책이라 존재하는지 도 몰랐던 '오류 희극'이라는 희곡을 첫 작품으로 읽었다. 등장인물들, 특히 여성에 관한 대사와 묘사는 21세기의 시각에서 볼 때 돌팔매로 돌무덤이 생길 정도로 구식에 설정은 그 시대엔 분명 파격적일 수 있었겠으나 수백 년간 클리쉐로 반복된 터라 고색창연한 구태의연함으로 가득한데 정말 묘하게 재밌다. 시작은 적국 에페서스에 왔다가 몸값을 내지 못 해 죽게 된 상인이 자신의 사연을 영주인 공작에게 .. 2025. 7. 28. 세계의 귀여운 빵 판토 타마네기(하여시 마이) | 이진숙 옮김 | 참돌 | 2024? ~ 2025. ? 수첩 정도 크기의 아주 작고 그림 위주의 책인데 조금 남겨놓고 희한하게 끝을 못 내고 있다가 올 봄 3~4월 즈음에 다 읽었던 것 같다. 각국의 빵을 소개하고 있는데, 미식의 나라답게 프랑스 빵 소개 비중이 제일 높고 일본 빵도 많이 소개됨. 특이한 건 빵과 함께 그 맛있는 빵을 파는 장소도 알려주고 있다. 작가의 예명인 타마네기가 양파인 건 아는데 판토는 뭔가? 했더니 빵이라고 함. 빵과 양파라는 뜻이로구나. 레시피나 심오한 빵 소개를 기대하면 실망이 클 것이나, 예쁜 일러스트와 빵에 대한 간단한 메모 형식 내용을 눈요기하면서 슬슬 본다고 생각하면 만족. 남은 물욕은 이제 식욕 뿐이라 먹어본 빵들과 아직 먹어보지.. 2025. 7. 26. 한국 열국사 연구 윤내현 | 만권당 | 2024.? ~ 2025.7.13? 총, 균, 쇠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벽돌 하나 격파. 작년인가 (어쩌면 재작년일 수도) 시작한 책인데 하루 서너장씩 읽는 걸 목표로, 그나마도 일주일에 서너번 책을 펼쳤는데 우보만리라고 끝이 나긴 나는구나. 고조선을 비롯한 한국 고대사에 독보적인 학자(라고 쓰는 건 이 시대 관련해서 책을 이렇게 많이 내신 분은 이 분 밖에 없는 것 같다)인 윤내현 교수님의 책들이 쌓이고 있어서 하나라도 좀 처치해보자고 시작했었다. 고조선 책들은 욕심껏 사다보니 많아서 걔네는 몰아서 죽~ 읽기로 하고 (과연? 🙄) 우리가 삼한시대로 배웠던 그 시대부터 초기 삼국시대까지 한반도를 다룬 책을 먼저 꺼냈다. 남쪽엔 마한, 진한, 변한이 있고 북쪽엔 낙랑군, 대방.. 2025. 7. 26. 채식주의자, 흰,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작년 겨울에 한국에선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왔고, 너무나 크고 감사한 행운으로 그 수상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다. 방송사 여기저기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상을 기념하는 특집을 여러 편 만들었고 그중 하나라고 폄훼할 수도 있겠지만 노벨상의 역사와 그걸 받은 국가와 작가와 또 그걸 기록하는 방송작가들의 숫자를 보면 정말 로또 1~2등에 버금가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 행운의 별에게 다시 빌자면 담달에는 대선토론 프로그램 또 할 수 있기를. 🙏🙏🙏🙏🙏🙏🙏🙏🙏🙏)나라가 정상이었다면 아직도 노벨문학상의 여운에 젖어 있고 수많은 축하가 계속되고 있었을 거다. 나 역시 숨가쁘게 한 방송을 끝내고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차곡차곡 여기에 적어놨을 텐데 12.3 날벼락과 숨어.. 2025. 3. 23. 가우디 공간의 환상 안토니 가우디 | 이종석 옮김 | 다비치 | 2025.3.14탄핵을 간절히 기도하며 심란함을 달래기 위한 독서. 아주 과거의 역사 아니면 뭔가 아름다운 걸로 가득한 책이 아니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가우디가 직접 쓴 글귀들이 시간을 넘어 공감과 잠시지만 평화를 준다. 몇개만 옮겨보자면...예술은 아름다움이고 아름다움은 진실의 광채이다.자유로운 사고는 자유가 아니라 진실의 노예이다.성과가 나타나는 유일한 길은 반복이다. 영감은 노력하지 않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힘겨운 노력끝에 생성되기 때문이다.평론가는 힘겨운 노력을 통해 얻어진 생각만을 말해야 한다. 성실과 노력을 인생의 금과옥조로 삼아왔던 것 같다. 다만 민주주의에 대한 저주는 좀 당황스러웠음.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오래된 건축물들이 사라진 것에 대.. 2025. 3. 16. 한국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 생각비행 | 2024.?~2025.3.1백과사전이라기 보다는 짧게 판타지적인 얘기들을 묶어놓은 책. 백과사전에 대한 기대를 하면 실망할 수도 있을듯. 이 책을 보면서 옛날 미국 골드러시 때 제일 쏠쏠히 돈을 번 건 금을 캔 광부들이 아니라 그 광부들에게 필요한 장비를 판 사람들이라고 하던 얘기가 떠올랐다. 🙂더불어 내 취향은 남이 조금씩 취합해놓은 게 아니라 씹기 버거워도 통째로 모든 덩어리가 온전히 있는 형태의 내용을 좋아한다는 거 재확인. 한 얘기당 3쪽으로 끊어놔서 독서 집중력이 바닥인 시기에 억지로 몇 편을 읽게 해주는 건 크게 도움이 됐다. 이 책으로 독서능력을 조금 되찾아서 지금은 한국 열국사 연구 읽는 중. 2025. 3. 11. 한문이 말하지 못한 한국사 장지연 | 푸른역사 | 2024. 6.3~18 오오! 아아!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르다보니 느낌이 다 달아나버렸다. 역시 책은 다 읽은 직후에 감상을 써야 하는데... 게으름이란 무엇인지. 일단 초반에 작가가 언급한, '우리가 얼마나 과거를 이해하지 힘든지' '우리 자신이 아주 특이한 사람들이라는 걸인식하는 것은 역사를 대할 때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은 이 책 뿐 아니라 모든 독서와 다른 문화나 사실을 대하는 올바른 방식인 것 같다. 한글 이전의 우리 기록 표기에 대해서는 국사책에서 이두, 향찰을 한줄로 지나가면서 배웠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아들 설총=이두. ^^ 그 이두와 향찰은 그냥 한문을 이용해서 우리 말을 기록하는 방식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게.. 2024. 7. 7.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유시민 | 생각의길 | 2024.6.26~27 아이패드와 만난 이후 종이책 읽기 속도가 처참할 정도로 느려졌는데 간만에 정상일 때 정도의 빠르기로 읽어내린 책. 디지털에 찌들어 고장난 뇌를 정상 작동하게 할 정도로 집중도 있는 내용과 글발이라고 평가해줘야겠다. (부러움...)내용은 제목의 '그'인 윤석열이라고 쓰고 윤완용, 윤산군, 용산 주정뱅이라고 읽는 그자다. 더 적확한 단어들이 내 뇌속에 랩으로 줄줄이 떠오르고 있지만 내 블로그 품위의 하한선을 지키는 의미에서 활자로 옮기진 않겠다. 이명박 때 2메가 메모리 단 공구리 삽이라고 욕했는데 이건 유작가의 표현을 빌려오자면 '사악하고 어리석은' 데다가 자기만 다 옳음. 저보고 아니라는 사람은 다 적이고 악인 완전 무대뽀. 이 책을 통해 기억하게.. 2024. 7. 7. 고대 도성, 권력으로 읽다 권순홍 | 푸른역사 | 2024. 5.31 ~ 6.3받아보고 너무 얇아서 살짝 당황했던 책. 근데 책 고를 때 눈여겨 보지 않았던 '금요일엔 역사책' 이란 표기를 보고 주말에 가볍게 역사책을 읽으라는 기획이구나 납득했다. 편집자와 작가의 기획과 의도대로 중학교 정도의 국사 공부를 한 독자라면 술술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는 눈높이의 내용이다. 각 챕터 앞쪽에 (대충) 청동기 초기로 추측되는 가상의 부족 마을로 시작해서 장이 바뀔 때마다 그 마을이 점점 커지고 권력 집단이 형성되고 국가가 되어가는 형태를 보여준다. 보면서 고조선 -> 고구려 같군, 했는데 마지막에 저자가 고구려를 모델로 만든 가상의 도성이라고 설명해줘서 고개를 끄덕. 각 장 앞쪽에서 조금씩 커지고 발전(?)하는 이 마을 -> 국가 .. 2024. 6. 17. 중세 유럽의 레시피 슈 호카 코스트마리 사무국 | 김효진 옮김 | AK트라비아북 | 2024. ?~ 3.22 중세나 고대 등등 어느 시대의 요리들을 요리책이라는 이름으로 엮은 책들은 꽤 많이 봐왔다. 구할 수 있는 재료 유무를 떠나서 한두 개는 만들어보고픈 욕망을 불러오는데 이 책은 정말 단 한 가지도 만들어 먹어보고픈 욕구가 생기지 않은, 드문 경험을 준 책이라고 기록을 해놓겠음. 이태리나 프랑스는 시대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먹고 살만한 것들을 만들어냈지만 이 계보를 충실히 따라간 게 영국이겠구나라는 생각도 함. 책의 카피는 손쉽게 만들어 즐겁게 맛보는 중세 요리라는데 현대에서도 흔히 해먹는 아스파라거스 데친 샐러드 등 몇가지를 제외하고 딱히 쉽지는 않으나 작정하면 다 만들 수 있도록 레시피를 잘 정리해 놓은 것 같다. .. 2024. 6. 3. 파리의 여인들 버지니아 라운딩 | 김승욱 옮김 | 동아일보사 | 2024.4?5? ~ 5.30 라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에서 활동했던 전설적인 매춘부 4명의 삶과 행적을 중심으로 그 시대를 풀어낸 책. 익숙한 사건과 묘사들이 이름만 바뀌어서 계속 등장하는 터라 읽는 내내 뒤마 피스가 쓴 와 에밀 졸라의 자료집과 설정집을 보는 기분이었다. . ^^의 모델로 너무나 유명한 마리 뒤플레시스와 나폴레옹 공의 연인이었던 영국 출신 매춘부 코라 펄은 워낙 유명한 인물이라 알고 있는 내용의 재확인 차원에서 즐거웠고 아폴로니와 라 파이바는 처음 뵙는 분들이라 새로운 얘기들을 읽느라 흥미진진하니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마리 뒤플레시스야 전성기 때 요절해버려서 전설로 남았지만 코라 펄과 아폴로니의 화려한 비상과 몰락은 책의 후반부.. 2024. 6. 2. 이전 1 2 3 4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