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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음악 기행 귄터 엥글러 | 백의 | 2005. 11. 4~7 내 동생은 이 책을 보는 나를 보더니 "벌써 다음 휴가 준비하는거야?"라고 황당해 하던데... 그러고 보니 내가 다음엔 비엔나를 가겠다고 온 동네방네 떠들고 있구나를 기억했음. ^^ 그 얘기를 들은 다음부터 다음 여행을 위한 예습서로서 기능이 하나 추가되긴 했다. 그러나 그건 좀 먼 훗날의 얘기고 일단은 당장의 필요를 위해 급히 고른 책. 파리에서 삘 받은 내용에 대한 확인이 필요했다. 그런 갖가지 목적과 상관없이 이 책은 사진이 좀 적다는 아쉬움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재미있다. 음악에 흥미가 있는 여행준비자라면 금과옥조인 내용들로 그득하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이나 음악가들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는 독자에겐 약간은 약간 고문이 되지 싶기도 하다. 일단 기행이.. 2005. 11. 7.
일본인도 모르는 천황의 얼굴 스털링 시그레이브, 페기 시그레이브 | 신영미디어 | 2005.10. 2~8 내 책장에 가득 쌓여있는 일본 시리즈 중 하나. 또 한권 해치웠다. 그리고 일본 시리즈로 읽은 책 중에서 제일 재미있다. 인문학 관련 책을 읽을 때의 재미 중 하나가 하나의 인물이나 사건을 놓고 엄청나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그림을 놓고 완전히 다른 해석을 하면 각자 자기 이론의 증거로 쓰는, 풍속의 역사와 나체와 수치의 역사 같은 책을 보면 인문학은 논픽션보다는 픽션에 가까울 때가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 역시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인물과 사건에 대한 개념 자체를 흔드는 내용이다. 메이지 천황. 막부 시대를 끝내고 강력한 천황제를 부활시킨 똑똑한 군주로서 각인되어 있던 그는 여기서 막부.. 2005. 10. 8.
현대 문명이 범한 여덟 가지 죄악 콘라트 로렌츠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E Press) | 2005. 9. 28 ~ 10. 2 역자 후기와 연표 등등을 빼면 120여쪽의 얇은, 거의 팜플렛 수준의 두께임에도 진도가 정말 안 나갔다. 스스로도 알고 있는 일이지만 나란 인간은 사실을 잽싸게 파악하고 거기서 쓸만한 것을 집어내는 것은 제법 빠르지만 사유와 사고가 필요한 글읽기와는 친하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걸 새삼 확인했음. 동물의 생태에 관한 아주아주 재미있는 글을 쓰는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가 아니라 동물과 인간의 삶, 그리고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노학자의 철학적 메시지는 많은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어나갈 것을 요구한다. 라디오에서 방송했던 내용을 정리한거라고 하던데... 이걸 듣고 출판을 요구했다는 사람들의 수준이 솔직히 놀라웠다.. 2005. 10. 2.
명화를 보는 눈 다카시나 슈지 | 눌와 | 2005. 9. 26~30 휴가를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읽은 책. 그냥 막연하게 그림을 보는 것에서 조금은 탈피하고 싶어 가이드북 차원에서 집었는데 의외로 깊이가 있고 재밌다. 다카시나 슈지라는 이 서양미술사학자는 중언부언하기 쉬운 미술사라는 분야에서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부분을 예리하게 잡아내 짤막하게 풀어나가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몇년을 두고 2번에 걸쳐 나온 책이라는데 시차가 주는 어색함이나 이질감이 전혀 없이 일관적인 흐름으로 반 아이크 시대부터 1944년에 미국에서 죽은 신조형주의자 몬드리안까지 기억해야 할만한 화가들을, 슈지가 선택한 대표작과 함께 설명을 하는 형식이다. 한점의 그림을 중심으로 그 그림이 미술사에서 갖는 의미, 그림에 얽힌 주변 이.. 2005. 9. 30.
음식으로 본 동양문화 김태정 外 | 대한교과서주식회사 | 2005. 9. 15~19 휴가를 위한 사전 조사차 골라잡았다. 두바이에선 매끼 현지 음식을 먹어줄 예정이라 뭘 먹어야할지 사전 조사 겸해서 잡은 책. 하필이면 다음달부터 라마단이 시작된다고 해서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길거리 음식은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최소한 저녁은 푸짐하게 잘 먹을 수 있겠지. 출판사 이름에서 다들 대충 포기를 하겠지만 정말로 엄청나게 촌스러운 표지의 책이다. 차라리 나의 허접한 포삽 실력으로 대충 만들어도 저것보다는 나을 것 같은 색감과 디자인. 겉으로 봐서는 두번 쳐다보지도 않을 책이다. 그러나 내용은 표지와 달리 꽤 알차다. 물론 여기 소개된 각국 음식 문화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사전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대충 훑고 간 겉핥기 정보 취급을 .. 2005. 9. 29.
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피크닉 조 슈워츠 | 바다출판사 | 2005. 9.19~26 나의 지난 주가 엄청 피폐하긴 했나보다. 350여 페이지의, 굉장히 술술 넘어가는 글이었음에도 장장 1주일을 들여서 겨우 끝을 냈음. 아마도 이 책이 과학에 발을 살짝 들이밀고 있다는 것도 나의 느린 독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작년 연말에 읽은 '야생거위와의 1년'을 동물생태학으로 분류해 과학으로 쳐주면 거의 10달만에 읽은 과학 관련 책이고 그걸 과학서적이 아니라고 하면 2000년 '원소의 왕국' 5년전 읽은 책의 제목까지 기억하다니. 어느 인터넷 책 판매 사이트에 리뷰까지 올린 기억도 난다. ㅎㅎ 이후 처음으로 읽은 과학책이 됨. 수학과 철학 다음으로 담을 높이 쌓은 과학이란 동네와 잠시 교류의 물꼬를 트게 했을 정도로 이 장난꾸러기 돼.. 2005. 9. 26.
성의 일본사 사사마 요시히코 | 자작나무(송학) | 2005.8.31~9.13 인문 서적을 읽으면서 이렇게 찝찝한 감정적 자극을 받기는 참 오랫만. 여성과 남성의 관계. 사회 속에서 여성의 지위와 역할에 관해서 어쩔 수 없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에 관해 생각을 강요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나 매춘으로 내몰리는 여성들의 유형과 그 삶의 형태, 착취의 고리에 관한 설명은, 감정을 배제한 건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상념들을 불러 일으킴.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이다. 고대 신화부터 시작해서 일본의 역사와 문학 속에 나타난 성,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매춘에 관한 기록 총 망라. 일종의 일본 매춘 사전이라고 해야하나? 일본 매춘부의 역사와 형태, 화대에다 어떻게 알았는지 포주가 떼어가는 수수료의.. 2005. 9. 13.
한 천재의 은밀한 취미 - 레오나르도 다 빈치 레오나르도 다 빈치 | 책이있는마을 | 2005.9.11~12 실수로 두권을 주문해서 가슴이 좀 쓰렸던 책. 한권은 아기 낳고 산후 조리원에 감금(?)된 사촌동생 위문 선물로 잘 써먹었다. 이 책의 분류를 굳이 따지자면 인문 서적이다. 그러나 그런 류의 책에서 절대 찾기 힘든 유쾌함이 가득하다. 읽는 내내 혼자 낄낄거리고 또 몬도가네식 재료 -물론 다른 시대란 것을 감안하더라도-에 비위가 상하기도 하면서 르네상스 시대의 식탁과 부엌을 즐겁게 그려볼 수 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인류가 낳은 최고의 천재 중 하나. 천재적인 화가이고 발명가이자 음악가인 그가 요리에 이렇게 열정을 쏟았고 또 부엌일의 현대화, 기계화에 많은 시도와 연구를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스파게티 국수가 그의 발명품이란 사실도 .. 2005. 9. 13.
예술과 패트런 - 명화로 읽는 미술 후원의 역사 다카시나 슈지 | 눌와 | 2005.9.9 오늘 나갈 일이 있어서 역시나 성의 일본사를 제치고 따라나온 책. 올 초인가 연말에 선물받은 책인데 좋아하는 종류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밀려있었다. 선물한 사람에 대한 예의상 한시바삐 어땠다는 감상을 해줘야 하는 고로 내내 숙제 미뤄놓은 것 같았는데 오늘 해결. 적당히 두꺼워 갖고 다니기 좋은 사이즈라 간택됐다. 약간의 의도도 포함됐지만 파리와 런던 여행을 앞두고 도움이 되는 선택이었다고 하고 싶음. 과연 밀레의 만종(삼종기도)는 얼마에 팔렸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책이라는데 미술사의 새로운 부분을 들여다보게 해준다는 면에서 시간 투자할 가치를 충분히 느끼게 한다. 일단 막연히 보던 명화의 또다른 뒷 얘기, 사랑이나 질투가 아니라 돈. 그 스폰서쉽과 그림의.. 2005. 9. 9.
피아노의 숲 이시키 마코토 (지은이), 유은영 (옮긴이) | 삼양출판사(만화)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나왔다. 2년 전인지 3년 전인지... 대사 각하의 요리사, 스바루, 두 다 댄싱 등등 만화 얘기를 한참 하다가 아직도 이걸 보지 않았냐는 구박을 받고 뒤늦게 찾은 책. 일본 만화라 9권까지 나온 것을 보고도 좀 불안했는데 역시나이다. 9권까지 앞으로 풀어갈 얘기들의 서막이 겨우 정리되는 느낌. 10권은 이제 중반을 향한 문이 삐걱거리며 열리는 다리와 같은 부분인 것 같다. 천재 모짜르트와 범인 살리에르의 얘기부터 시작해서 많은 픽션에선 천재와 범인의 대결(?) 혹은 천재의 일대기(?)를 매력적인 주제로 활용해왔다. 이 만화는 천재를 우러러보는 내용이 되겠지만 그래도 독주보다는 어느 정도의 대결 구도는 있을 .. 2005. 9. 2.
체위의 역사 - 인간이 만들어낸 위대한 사랑의 몸짓에 관한 모든 것 안나 알테르, 페린 셰르셰브 | 열번째행성 | 2005년 7월 ? 책에 깔려죽을 것 같아서 내 방의 책들을 분산 수용하는 과정에서 튀어나온 책. 잊고 있었다. 나중에 다시 글 쓰면 참고로 해야하니 기록. ^^ 늘 나를 괴롭게 하는 삐리리~에 도움을 좀 받을까해서 제목을 보고 구입한 책이다. --> 오로지 이 목적. -_-;;; 같은 목적으로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책들이 몇권 있다. 제목은 거창하지만 대단한 역사 얘기도 없고 두껍지도 않다. 대단히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추천하는 장점은 단 하나. ㅎㅎ;;; 일단 화보들이 다양하고 (포르노 사진이 아니라 주로 조각상이나 벽화, 각국 춘화도를 이용해서... ^^;;;) 번호까지 매겨서 자~~~세한 방법 묘사가 되어 있다는 사실. 이것만 있.. 2005. 9. 1.
하룻밤에 읽는 일본사 카와이 아츠시 | 중앙M&B(랜덤하우스중앙) | 2005. 8. 29 ~31 제목이나 카피와 달리 하룻밤에 읽기는 좀 힘들다. ^^ 역시 미장원이란 공간은 기차나 비행기와 같다. 할 일이 오로지 활자를 좇는 것 밖에 없음. 덕분에 며칠 시루고만 있던 하룻밤에 읽는 일본사를 가볍게 격파. 제목은 하룻밤에 읽는 일본사고 정말 엑기스만 쉽게쉽게 써놓았다는 것을 머리는 알고 있음에도 한국사나 서양사, 혹은 중국사와 달리 처음에는 진도가 엄청 안 나갔다. 그나마 바로 직전에 읽은 2천년 일본사를 만든 일본인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더 고생을 했을듯. 결론은 어떤 책을 먼저 잡았던 간에 어려워~를 연발했을 거란 의미다. 책의 난이도 문제가 아니라 내 무식이 문제였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국사학자나 교수가 아니라 고.. 2005.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