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89 ▶◀강석희 교수님 포털 메인에 뜬 이름 보고 놀라서 클릭했더니... ㅠㅠ 내게 음악이란 학문이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문학이며 철학, 미술 등 다른 많은 것들과 함께 어우러져 존재한다는 걸 처음으로 알려주신 분이었다. 제임스 조이스와 토마스 만의 소설들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하시면서 이 얼마나 정교한 건축적인 구조를 가진 매력적인 작품인지를 알게 해주셨고, 언젠가 이 작품의 구조를 내 음악에 넣어 만들고 싶다는, 이룰 수 없는 꿈도 품게 해주셨었다. 내 시간만 멈춰 서고 나 혼자만 뒤떨어지고 있는 것 같던 그 힘든 시기에 제안해주셨던 쇼팽 음악원 장학생 추천은... 결국 갈 수 없었지만 정말 나 자신에게 큰 위로였고 그후로도 오랫동안 나를 지탱해주는 자긍심이었다. 맏딸의 의무를 팽개치고 자기만 아는 천하의 못된 X이 되더.. 2020. 8. 16. ▶◀ 다녕님 brunch.co.kr/@red7h2k/96 강단형(1972~2020.7.10) 호는 2혼, 이름은 강다녕. | 안녕하세요, 저는 다녕님 딸입니다. 이전 글 이후 소식을 전하지 못해 많은 분들이 기다리시는 것 같아 하루 빨리 알려드리고 싶었으나, 글을 쓰는 것이 저에게도, 브� brunch.co.kr 입원한다는 글을 보고 얼마 있지 않아 정말 거짓말처럼 떠나셨다. 얼굴 한번 못 보고 댓글로도 말 한번 섞지 않은 사람을 추모한다는 게 어찌 보면 좀 우습기도 하지만 이분은 온라인의 분칠을 감안하더라도 오프라인에서 만나 친해지고 싶은 그런 분이셨음. 남편분의 추모글처럼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우걱우걱 씹어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힘이 있는... 글을 읽으면서 정말 멋지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참 감탄하고 좋아했다. 너.. 2020. 7. 30. ▶◀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을 통해 쉽게 기부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기도 했고 서울시장으로 많은 걸 바꿔놨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성희롱이 하면 안 되는 죄라는 걸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던 재판을 승소로 이끈 변호사였다. 그런 그였기에 생의 마지막을 이런 식으로 끝맺음 할 거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었는데......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건에 대해서는 뭐라고 변명할 생각도 할 방법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좋은 일을 했고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세상에 남겼던, 그래서 좋아했던 한 인간의 비극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영면하시길. 2020. 7. 12. ▶◀ 엔니오 모리꼬네 내게는 언제 다시 봐도 눈물이 나는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장면과 가브리엘의 오보에로 영원히 기억할 영화음악의 거장이 오늘 떠났다. 벼락도 아까울 손정우 XX 풀어준 공범자 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판사XX 때문에 열받고 피폐한 내 영혼을 지금 시네마 천국 틀어놓고 정화하는 중.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길. 위에 저 XX들 + 1심 때 자그마치 집행유예 때려준 최미복 판사XX 모두 아래 위로 3대가 빌어먹고 벽에 똥칠하다가 비명횡사 하기를. 보통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10분 안에 어지간한 감정은 다 사라지는데 오늘은 뭘 들어도 분이 안 풀리네. 2020. 7. 6. ▶◀ 구자경 명예회장 떠난 직후엔 언론이며 여기저기 너무 용비어천가가 난무해 거부감에 잠시 묵혀뒀다가 이제 좀 잠잠해진 것 같아 내 나름의 조용한 애도를 끄적. 정확하게 말하면 이 양반은 1.5내지 2세 회장이지만 어려운 시대에 맨손으로 기업을 일궈낸 많은 1세대 회장들이 그랬듯 소탈하고 검소했다. 밑에 모시는 양반들이 방송을 위해 엄청나게 마사지해 인터뷰를 해서 치켜올려줬건만 본인이 솔직하게 다 파투를 내버려 쓸 수 없게 만드는 솔직함에 웃으면서 울었던 기억도 난다. 그런 게 몇가지 있는데 기억 나는 대표적인 게... 우리 회장님은 검소하셔서 비싼 라이터도 안 쓰시고 1회용 라이터만 쓰시고 어쩌고~ 해서 그 대답을 유도하기 위한 질문을 했더니 '라이터 잘 잃어버리는데 비싼 거 잃어버리면 속상하고 또 비싼 건 무거워서 옷이 .. 2019. 12. 20. ▶◀ 김정희 악사 동해안 별신굿 4대째를 잇는 장구의 명인으로 쌍장구의 마지막 전승자였던 분. 강사법으로 석사 학위 있는 강사들만 고용한다는 말도 안 되는 행정 처분에 2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던 자리를 잃고 13일에 세상을 뜨셨다고 한다. 극단적인 선택이었다는데 아마도 자신의 생 전체가 송두리째 부정 당한 느낌이었겠지... 싶다. 지난 9월 신명나고 별난 별신악 연주에서 그분과 제자의 쌍장구 연주를 촬영했는데 아마도 그게 그분의 마지막 연주 무대 기록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신들린 듯 장구를 두드리던 그 모습. 그 미소가 그때는 그저 흥겹고 즐거웠는데 이제는 가슴 한구석이 묵직해지는 소리와 영상이 되었네. 세월이 흘렀고 이제 문화를 좀 존중하네 어쩌네 폼을 잡는 세상에도 전통 예술을 지키는 예인의 길은 이렇게 험하고 .. 2019. 12. 16. 윤석열 검사 그가 검찰총장에 임명될 때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글쎄? 라는 물음표를 가졌었다. 일단 이명박 관련해서 너무나 공손하게 그를 모신 경력이 있었고(가장 쿨했다고 자기 입으로 커밍아웃도 했으니 빼박.) 한 배를 탔다가 처절하게 잘려 나간 채동욱 총장에 대해 굉장히 냉담하구나 했었던 기억이라. 일단 중앙지검으로 돌아와 박근혜 일당은 잘 보내고 있으니 긍정적인 시선으로 지켜봤고 대통령이 임명하니 그럴 이유가 있겠지 했었다. 내가 그에게 가졌던 기대의 최대치는... 그가 그렇게 사랑한다는 조직 검찰을 지키기위해 발라줘야 하는 살은 다 내주고 대신 뼈는 챙기지 않을까 정도였는데 살은 고사하고 손톱도 못 자르겠다는 게 그와 검찰의 대답이었다. 조국 장관이 있을 때는 그나마 하는 척 말이라도 .. 2019. 12. 8. 조국 파리에서 마지막 날 아침에 샤워하고 나와서 알게 된 조국 장관의 사퇴 속보. 환호하는 검찰, 자한당, 기레기들을 보고 싶지 않아 그때부터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포털에 들어가지 않다가 어제야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뉴스를 보고 있다. 후환을 없애야한다는 굳건한 의지를 갖고 마지막까지 죽이겠다고 날뛰는 언론 기레기의 민낯과 자한당, 검찰을 보면서 구토를 느낀다. 그래도... 저들이 원하는대로 지쳐 나가떨어지진 않는다. 눈 부릅뜨고 버티면서 저들의 몰락을 꼭 봐야지. 인간으로 견디기 힘든 한계까지 몰려갔던 조국 장관과 가족들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치유되기를. 지금도 앞으로도 절대 극단적인 선택은 나오지 않기를. 작정하고 거짓으로 칼질한 것들에게 꼭 이자 붙여서 그대로 돌려줄 수 있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 대통령.. 2019. 10. 17. 나경원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뉴스 대본을 썼었다. (일 시작한 바로 그 다음주에 노통 캠프에 있던 피디한테 같이 일하자고 연락왔는데... ㅠㅠ 내가 안 가서 노통이 됐다고 믿고 있음. ㅎㅎ;) 여튼, 인터넷에 매일매일 이회창 후보의 활동을 올리기 위해 찍어온 화면을 보면 그 옆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예쁜 아줌마가 있었다. 이후보 옆에 따라다니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눈에 들어온 건 오로지 그 아줌마 뿐이었다. 그 정도로 예뻤었다. 이름도 성도 누군지도 모르지만 안면인식장애에 가까운 내 머리에 박혀있던 그녀가 나경원이라는 건 한참 후에 알았다. (더불어 내 고교동창의 언니라는 것도.) 국민밉상을 넘어 ㄱㅆ이라는 별명까지 보유하긴 했으나 꽤 오랫동안 그녀는 그 밉상짓과 별개로 얼굴은 여전히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 2019. 4. 26. 이승만 오늘 광화문에서 모임이 있어 다녀오신 부친이 교보문고 벽에 붙은 독립운동가 10인에 이승만 대통령이 빠졌다고 살짝 분노...까진 아니고 불만을 토로. 초대 대통령인데 어떻게 거기에 빠질 수가 있냐고 하시는데 나랑 동년배라면 잠깐의 독립운동을 제외하고 해방 때까지 이어진 이승만의 온갖 횡령과 분탕질에 대해서 자료 없이 30분 정도, 자료를 검색해가면서는 몇시간이라도 설명할 수 있으나 부친에게 굳이 그럴 이유는 없어 입을 닫았다. 10년 전이었다면 아마 줄줄이 떠들다가 부친을 분노하게 했겠지. 나도 늙긴 늙었나 보다.... 라기 보단 어차피 나도 남에게 설득되지 않는데 남을 설득할 필요가 있을까란 현실주의자가 되었다는 게 더 맞지 싶긴 하다. 20년 넘는 작가생활 치고는 몇 편 안 되는 독립운동사 관련 다큐.. 2019. 4. 11. 김용 돌아가셨단 얘기를 오늘 들음. 고딩 때 김용의 영웅문 2부로 무협의 세계에 발을 들인 뒤 정말 많이 읽었다. 한때는 무협지를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잠이 안 올 정도. 김용의 소설이 떨어지자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도 눈을 돌렸고 재밌게 본 것도 많지만 그래도 내게 최고의 무협은 신조협려. 극강의 무공과 정력에 미남이기까지 한 완벽한 남주가 온갖 미녀들을 줄줄이 거느리는 그 남성 판타지의 영역에서 역사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희노애락을 가진 등장인물들은 정말 김용이 최고였다. 마지막 작품 녹정기의 위소보는 마지막까지 전형적인 무협 주인공과 철저하게 반대의 길로 가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였고. 언젠가 김용의 무협 세계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기획해 그에게 그의 무협 세계 안에서 누가 최강인지를 꼭 묻고 .. 2018. 10. 30. ▶◀최인훈 작가 2018년 7월 23일은 아까운 사람들이 많이 떠나는 날인가 보다. 어제 광장을 쓴 최인훈 작가가 세상을 떴다. 내 독서 인생에 가장 큰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준 2권의 책을 꼽으라면 이 작가의 광장과 황석영 작가의 무기의 그늘이다. 철저한 반공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청소년에게 이명준의 선택은 그야말로 이해의 범위를 넘어선 내용이었다. 그리고 십수년이 지난 뒤에 문학 다큐에서 이 광장을 영상으로 그려내는 경험도 했었다. 당시 최인훈 작가의 인터뷰도 하려고 했었는데 당시에도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결국 평론가의 인터뷰로 대체했던 아쉬운 기억이... 시야를 넓히는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히 잠드시길. http://v.media.daum.net/v/20180723200737597 두고두고 곱씹어 .. 2018. 7. 24. 이전 1 2 3 4 5 6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