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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춤65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안나 카레니나 (2009.3.27) 예당에서 불나서 예정됐던 공연이 무산된 바람에 3년만에 겨우 다시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을 만났다. 예당에서 공연이 제대로 있었다면 아마 봤었을 안나 카레리나. 2006년에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글쎄. 김주원씨의 브누아 드 라 당스상 수상 만큼이나 좀 뜨아~한 느낌. 아마도 그 해에 안무상을 줄만한 적당한 작품이 없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이전에 이미 줬어야할 보리스 에이프만에 대한 뒤늦은 예우일 수도 있겠고. 보리스 에이프만이라는 이름을 지워놓고 그냥 이 안나 카레리나라를 작품 자체를 놓고 보면 괜찮다. 조금 더 매끄럽게 다듬으면 꽤나 괜찮은 수작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보리스 에이프만의 안무작이라는 타이틀을 붙여놓고 봤을 .. 2009. 3. 28.
줄리엣 비노슈& 아크람 칸의 In-i (2009.3.21) 조기 예매 해놓은 걸 하나씩 찾아먹는 계절이 돌아오고 있는데 이게 그 1탄. 마감이 다가오니 갑자기 안 오던 잠도 쏟아지고 만사가 귀찮아지는 사이클로 돌입이라 이것도 엄청 쓰기 싫지만 지금 안 쓰면 또 넘어가버릴 것 같아서 무리해서 앉았음. 그래서 간단히 단상만~ 2년 전 이크람 칸이 실비 기엠과 내한했을 때 '신성한 괴물들'에서 받았던 120% 충족되는 그런 충만한 충격과 만족감을 기대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고... 점수를 매긴다면 90점 정도? 그땐 너무 몰입해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아예 의식되지 않았고 75분간의 공연이 끝났을 때는 누가 시간을 도둑질해 간 것 같았었다. 근데 이번엔 후반부에 가면서는 언제 끝나나 조금은 지루했었음. ^^; 이유를 찾자면... 춤을 보고 싶었던 내게 이 공연은.. 2009. 3. 22.
슈트트가르트 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2008.11.17) 강수진이 스케줄상 한국에서 마지막 공연이 되지 않겠냐고 했다고 해서 그런지 완전 매진된 공연. 언제까지나 춤출 것처럼 말하던 그녀가 그런 소리를 하는 걸 보니 조만간 은퇴를 할 모양이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 유학 간 친구에게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 굉장히 잘 하고 예쁜 한국 누나가 하나 있다는 얘기로 (그때는 강수진이란 것도 몰랐음.) 처음 들었었다. 그 이후에는 언론을 통해 졸업 공연에서 주연을 맡았다는 얘기,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하고, 첫 주연을 맡았다는 소식을 들으며 놀랐던 게 어제 같은데 벌써 은퇴를 앞두고 있다니 진짜 세월 잘 간다. (이렇게 나도 또 늙는 걸 실감. ㅠ.ㅠ) 어제밤에 돌아와서 바로 썼어야 하는데 타이밍을 넘기니 귀찮아서 그냥 느낌만 생각나는대로 끄적끄적. 아직도 감상문을 .. 2008. 11. 18.
중국국립중앙발레단 홍등 (2008.10.17) 중국 국립 중앙 발레단의 첫 내한 공연이 어제 성남 아트센터에서 있었다. 10월 내내 한국에 머물면서 다음 주에는 일산, 그 다음주에는 서울에서 공연이 있는 것 같은데 일산은 너무 멀고 서울 공연은 돈을 더 내고 더 뒤에서 봐야할 상황이라 그냥 비교적 만만한 성남 아트센터 공연을 예매했다. 초연에 크게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래 기다려왔던 공연이라 이왕이면 사전 감상 정보로 인한 선입견 없이 팽팽한 첫날 무대를 보고 싶다는 욕심도 좀 작용을 했다. 공연을 보고 나온 소감을 요약하면 보지 않았으면 못 봤다는 사실에 아쉬워는 했을지 몰라도 보고 나서 뿌듯함이나 감동은 없었다. 이솝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먹어 보니 꼬장이 아니라 확실히 신 포도였고, 피천득 선생님의 표현을 빌려오자면 아니 만났으면.. 2008. 10. 18.
ABT 돈키호테 (2008.8.2. 8시 공연) 봄에 조기예매했던 시리즈의 마지막을 어제부로 다 털어먹었음. 간단하게 느낌만 기록을 하자면 주연이 잘 하면 모든 걸 용서해줄 수 있다로 요약. 군무진들은 뭐랄까... 냉정하게 느낀대로 말하자면 집중력이 현저하게 부족했고 솔리스트들은 메르세데스와 에스파다를 제외하고는 국내 UBC 의 솔리스트보다 잘 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천하의 ABT니 능력은 비슷하거나 위일지 모르겠지만 너무 대충 한다는 느낌. 특히 3막의 그 요란뻑적지근한 체리핑크 코스츔을 입은 여자들! "너희들 밸런스 정확하게 좀 잡고 진짜 제대로 하지 못해!" 라고 소리를 버럭 질러주고 싶었음. 만약 전체가 이랬다면 계속 버럭버럭거리고 있겠지만 에단 스티펠과 질리안 머피가 나머지 군중들의 모든 지를 사하게 해줬다. ^^ 1막에서 에단 스.. 2008. 8. 3.
ABT 오프닝 갈라 (2008.7.31) 4월에 조기예매했던 공연인데 벌써 7월. 96년인가 예술의 전당에서 초청했던 이후 장장 12년만의 한국 나들이를 한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당시 풋풋했던 이름들이 이제는 노장으로 분류가 되고 기대했던 앙헬 코레야는 부상으로 내한이 취소되기까지 했다. 하긴... 어찌 보면 다행인 게 만약 오늘 앙헬 코레야가 무대에 섰다면 난 내일 예매한 것과 상관없이 출혈을 감수하고 오늘도 세종문화회관에 가서 앉아 있었을 거다. ^^ 오프닝 갈라에서는 두 작품을 해줬다. 1부 작품은 ETUDES. 1948년 헤럴드 랜더가 안무한 작품인데 코펜하겐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해다는 정보를 보건데 아마도 데니쉬 로얄 발레단을 위한 작품이었지 싶다. 발레단에서 날마다 이뤄지는 일상적인 바 클라스에서 센터 클라스로 거기서 무대.. 2008. 8. 1.
2008 세계 발레스타 페스티벌 (6.6) 본래 공연 갔다온 당일에 써야 하는데 많이 날아가 버렸다. 그래도 마냥 늘어지다가는 언제 쓰게 될지 몰라서 간단히 기록만 끄적. 공연 얘기 하기 전에 칭찬하고 싶은 건 작년처럼 허접한 MC 등장으로 흐름을 마구 끊어먹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빠지지 않는 투덜거림은, 프로그램마저 바뀌어 있는 걸 보면 캐스팅이 이미 한참 전에 변동됐는데 어디서도 공지하지 않았다는 것. 무시할 수 없는 티켓파워를 가진 루시아 라카라와 시릴 피에르 커플이 빠지면 이런 시국에 에매 취소가 꽤 많을 거라는 걸 감안한 꼼수라는 건 이해를 하지만 그래도 분노. 그리고 예전에 내 홈피 컨텐츠와 내가 써준 국립 발레단 컨텐츠를 상당부분 베껴 짜집기한 프로그램의 작품 해설에는 더 분노. 그나마도 양쪽에 설명이 없는 현대작품들은 아예 해설도 .. 2008. 6. 10.
파리 오페라 발레 칼리굴라 (2005.10.21) ㅎㅎㅎ 빨리도 쓴다. 쓰려고 앉으니까 좀 쑥스럽기까지... 그래도 바탕화면에 있는 저 유럽 2005 폴더를 지우려면 써서 치워야지. 9월도 되지 않아서 매진이 되어버린 통에 암표라도 구하자~ 그러고 떠나서 온갖 우여곡절 끝에 그야말로 딱 한장 남은 마지막 표를 잡아서 본 공연이다. 내 생일이라고 하늘이 선물을 해준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음. ㅋㅋ 무대와 내가 앉았던 자리. 영화에서나 보던 박스석으로 턱시도 입은 아저씨가 에스코트를 해서 자리로 안내해주는 호사를... ^^ 이 박스에 많이 봐줘야 20대 초반인 아가씨와 아무리 적게 잘라도 -겉보기가 아니라 대화 내용으로 계산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인 네덜란드인 관광객 커플, 미국에서 온 엄청 수다스런 아줌마와 함께 앉았다. 이 미국 아줌마는 이혼하.. 2007. 11. 5.
UBC 로미오와 줄리엣 (2007.10.20) 역시 생일은 해외로 도망가지 않으면 절대 인간답게 보낼 수 없다. -_-; 올해도 징크스가 유감없이 위력을 발휘해서 어제는 생일 + 황금같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후 내내 촬영장에서 뺑이를 쳤다. 아주 맛있는 와인과 살라미를 ㅎ양이 생일선물로 사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접수만 하고 패스. 친구들과 예정했던 생일 식사는 11월로. 비록 그 전에 회의가 끼긴 했지만 그래도 전야제를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보냈다는 것을 올해의 위로로 삼아야겠다. 그리고 2년 뒤 정기 휴가 때는 가능한 이 즈음에 맞춰 유럽으로 가야겠다는 결심도... 내일과 모레 연짱 마감이라 그나마 시간이 있는 오늘 밤 감상이나 올리려고 앉았음. 발레는 8명의 대규모(?) 인원이 함께 관람. 잠이 충분하지 못하면 상당히 까칠해지고 날카로워지는 내.. 2007. 10. 22.
몬테카를로 발레단 라 벨르(2007.10.17) 세월 진짜 잘 간다. 여름에 조기예매할 때는 언제 유럽 가고 또 발레 보러가나 아득했는데 이미 지나간 공연이 되어버렸네. 평소 요 며칠 사이처럼 뺑이를 치고 날마다 마감을 막고 있으면 감상미고 뭐고 그냥 팍 엎어질텐데 간단한 감상이라도 남겨야한다는 의지가 작용. 아직은 유럽에서 충전된 배터리가 남아있는 모양이다. 길게 쓸 여력은 전혀 없으니 아주아주 간단한 감상만.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안무작은 이번에 세번째.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공연은 두번째이고 베르니스의 공연을 보는 것도 세번째다. 이제 마이요 안무작은 마이요표라는 것이 무엇인지 대충 가늠이 되면서도 매번 그 재기발랄함과 참신함에 감탄을 하게 함. 참 진부할 수 있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갖고 어쩌면 그렇게 독특한 해석을 해놨는지. 어두울 수도 있는.. 2007. 10. 18.
발레 뮤지컬 심청 (2007.8.16) 오늘을 넘기면 그나마도 안 쓸 것 같아서 간략 정리. 감상 카테고리에 들어있지만 감상이라기 보다는 단상이 되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눈꺼플도 무거웠고 마음도 무겁다. 1. 발레 뮤지컬인지 뮤지컬 발레인지 헷갈리는데... 공연을 다 보고 와 집에 앉은 지금도 그 정확한 정의가 뭔지를 모르겠다. 저 작품을 만든 사람들도 그걸 알고 붙인 이름인지가 궁금. 2. 뮤지컬이라는 용어를 붙인 바람에 보이스를 넣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 것 같은데... 불필요하고 붕 뜨는 노래들이 너무 많았다. 특히 심청과 왕의 2인무에서 남자의 노래소리. 분위기 깨는 음악과 가사에 음정까지 안 맞으니 고문이 따로 없었음. -_-;;; 음악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할듯. 3. 연출가인지 안무자가 어느 장르에 속한 사람인지는 모르겠.. 2007. 8. 16.
스페인 국립 무용단 '날개' (2007.6.6) 고대하던 나초 두아토의 공연을 드디어 봤다. 2005년에 멀티플리시티에는 부상으로 녹음한 음성만 들려줬던 이 마성의 게이 아저씨께서 드디어 내한해 농익은 춤까지 보여주셨다. 연출가인 토마스 판두르가 다른 무용수들은 천사의 역할이 요구하는 존재감과 원숙함을 연기하기엔 너무 젊다는 이유로 나초 두아토가 직접 무대에 서라고 권유했다던데 훌륭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나초 두아토 말고는 일단 내 머리속에는 다른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으니까. ALAS 라는 단어가 상당히 입에 익어서 뭔가 했는데 이게 스페인어로 '날개' 작품의 제목이고 나초 두아토의 의상에서, 또 중간중간 춤 못지않은 비중으로 등장하는 독백에서도 그 의미나 중요성은 드러난다. 공연에 대한 느낌은 '어렵다.'로 요약이 될 것 같다. 3월의 실비 기엠 .. 2007.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