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209 마타하리(2016.6.4) 내내 목에 걸린 가시 같았던 섭외 하나가 해결된 기념으로 3달 전에 보고 왔던 마타하리를 보고왔던 기록을 뒤늦게 열었다. 때는 6월 초순임에도 심상찮게 더웠던 기억이 남는 토요일. 지금 생각해보니 길고 힘든 여름의 예고였었나 보다. 너무 오래 전이라 세세한 건 다 날아갔고 그냥 느낌만 몇자 끄적. 공연의 거의 마지막 즈음에 본 건데... 마타하리라는 내용은 땡겼지만 옥주현이 뮤지컬에 입문한 초창기라고 쓰고 그녀의 흑역사라고 읽는 출연했던 아이다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입이 떡 벌어진 이후 옥주현이 캐스팅에 오르면 내내 피해다녔었다. 그 첫인상의 각인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이후 그녀에 대한 찬사가 만발해도 참 발길이 안 갔는데 공연은 보고 싶은데 딱히 적당한 것도 없고 해서 갔었음. 결론은 기대보다 아주.. 2016. 9. 2. 비에비스 나무병원 대장 내시경 내가 한 건 아니지만 나름 흥미있는 경험이었고 또 정보도 될 것 같아서 일하기 싫어 밍기적거리느니 끄적. 내시경만 하는줄 알았더니 11층 건물 전체를 다 쓰는, 소화기내과 관련 수술도 하는 전문 병원인 모양. 연초에 장 정결제(라고 쓰고 관장약이라고 읽는다) 먹다가 다 토하고 난리를 치면서 대장 내시경에 실패한 동생이 설사약을 직접 먹지 않고 대장내시경을 할 수 있다는데 솔깃해서 예약한 병원. 관장약과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몸에 쏟아넣는 그 과정이 너무나 괴롭거나 도저히 몸에서 안 받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해야겠다. 원리가 뭔가 했더니 위 내시경을 할 때 (그래서 설사약 안 먹는 대장내시경을 할 때 반드시 위 내시경을 같이 해야함) 소장에 관장약을 직접 넣어준다고 한다. 이게 위험해서 조만간 금지할.. 2016. 5. 13. 케빈 컨& 데이드림 콘서트(2016.2.14. 한전아트홀) 갔다온 직후에 썼어야 하는데 2달 가까이 시간이 흐르다보니 이제는 갔다 왔다는 사실만 남았다. -_-; 무식하다고 욕 먹을 수 있겠지만 케빈 컨도 데이드림도 잘 모르던 이름. 둘 다 히트곡들이 있다보니 들어본 음악은 있지만 연주자(겸 작곡가)들의 이름은 기억에 전혀 없었다. 무지하게 추웠던 날 친구 덕분에 견문도 넓히고 구경도 잘~ 하고. 가물가물한 가운데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케빈 컨이 초연이라고 한 밤하늘의 별들을 묘사했다던 곡. 보통 제목과 설명을 함께 들어도 그런가??? 하는데 이건 음악을 들으면서 정말 까만 밤 하늘에 별이 총총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친구 얘기론 케빈 컨 음악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들어야 정말 가슴이 뻥 뚫린다는데 비용 문제인지 현악 4중주가 대신. ㅎㅎ 오케스트라.. 2016. 4. 4. 필립 글래스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2016.3.22) 비슷하게 몰린 마감(왜 항상???!!!!!!)임에도 김무성 쇼로 인해서 오후부터 저녁을 통째로 날리고 있는 가운데 아주 조금이라도 생산적인 일을 해줘야할 것 같아서 느낌이 다 날아가기 전에 간략하게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 감상을 끄적. 고등학교 때 친구에게 빌려서 본 스크린이란 잡지에서 미녀와 야수라는 영화에 대한 기사가 나왔었고 그 영화의 감독으로 장 콕토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는 미녀와 야수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콕토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20대에 접어들면서 나를 좌절에 빠뜨렸던 어린 천재 라디게의 소설 육체의 악마 책의 작가 소개를 통해 그의 연인이었던 장 콕토를 다시 만났다. 한 분야를 깊이 파 일가를 이룬 천재보다 다빈치니 장 콕토.. 2016. 3. 24. 트립 투 잉글랜드 지난 연말, 120인치 프로젝터를 새로 들인 친구 ㄱ양네에 송년회를 빙자해 가서 저녁 먹고 놀다온 날 본 영화인데 그냥 봤다는 기록만 간단히. 그냥저냥한 배우인 남자 둘이 잡지사 스폰을 받아 기사용으로 영국 북부 먹방 여행을 떠나는 얘기라길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국의 화려한 음식 문화를 기대하고 무려 10000원을 결제하고 다운 받아 보다가 다들 졸았던 영화. 관용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졸았다. 영화보고 졸아본 건... 까마닥한 옛날 그 이란 감독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던가? 그 애가 친구 찾아서 안개 속을 끝없이 헤매다 끝난 그 영화 이후 처음인듯. 그 영화는 자다 중간중간 깨도 계속 그 아이는 안개 속을 헤매고 있었고 이 영화는 남주 둘이 싸우던지 먹던지 각자 전화하던지 그러고 있었다. .. 2016. 1. 4. 스타워즈 7 고백하자면 난 어릴 때부터 스타워즈 팬이었다. TV에서 방송됐던 스타워즈 1(에피소드 순서라면 4)를 녹화해서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봤고 2편과 3편도 몇번을 질리지 않고 재탕을 했었다. 그런데 개봉 순서대로라면 4~6, 에피소드의 순서라면 1~3은 왠지 끌리지 않아서 패스하고 어영부영 우주전쟁에 대한 열정은 스타트랙으로 넘어가 있었는데 7은 78년 스타워즈의 느낌이라고 해서 모처럼 극장행~ 누군가 평했던대로 78년 최초의 스타워즈와 엄청나게 흡사하다. 제다이 기사가 되는 플롯이나 배경의 느낌이며...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하게는 못 쓰지만 별을 파괴하는 그 무기가 등장하는 에피소드까지 만약 스타워즈라는 이름으로 이어지는 시리즈가 아니라면 표절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 재미없고 유.. 2016. 1. 4. 헝거게임 - 더 파이널 이 영화는 1편도 안 보고 2편만 뜬금없이 본 다음에 어영부영 3편은 놓치고 이렇게 마지막 4편만 보는 징검다리식으로 내겐 완결. 12월 초에 봤나? 언제 봤는지 다이어리 찾아보면 있겠지만 귀찮기도 하고 영화 본 날짜가 엄청 중요한 건 아니니까 그냥 간략히 내가 이 영화를 봤다는 기록만 남기련다. 예고편에 나와있던 그 장면들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의 액션과 효관은 없었고 정신없이 흘러갔던 2편에 비해서 솔직히 좀 지루했다. 잘라내야할 부분이 내 눈에도 보이던 아바타와 달리 콕 집어 말하라면 분석 불가능이지만 편집이 좀 더 타이트했더라면 하는 아쉬움? 전쟁에 희생되는 것은 가장 약한 존재들이라는 것, 정치가들의 졸이 되는 영웅, 혹은 전사들의 이미지는 여기서도 여지없이 나타나지만 현실과 달리 그걸 끊어내는 .. 2015. 12. 18. 국립 오페라단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2015.11.20) 재작년에 파르지팔에 이은 또 다른 바그너 오페라와의 만남~ 바그너의 오페라가 워낙에 가수의 체력을 모조리 뽑아가고 무대 장치며 규모 등등 다 스펙타클하다보니 어지간해서는 무대에 올리기가 쉽지 않다. 오죽하면 바그너 작품을 공연하는 가수들에게 바그너 가수라는 이름을 따로 붙여줄 정도. 한국에선 내한 공연이 아니면 좀처럼 만나기 힘든데 잘 먹고 큰 세대라 그런지 우리나라 성악가들도 바그너를 공연할 스케일이 있는 사람들이 제법 나오다보니 이제는 주연은 해외 가수들을 초빙하고 어쩌고 하면 무대를 만들 여력이 되는 것 같다. 사이비 바그네리안을 자처하는 입장에서 참 고마운 상황. ^^ 올 봄에 예매 뜨자마자 바로 예약하고 몇달을 기다려서 지난 11월에 홍콩 가기 전 금요일에 봤다. 그때 바로 감상문을 썼어야 했는.. 2015. 12. 9. 슈트트가르트 발레단 오네긴 (2015.11.8)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 다니는 예쁜 누나(강수진에 대해 처음 알려준 친구의 관점. ^^)가 한국에서 은퇴를 했다. 이렇게 내 인생의 한 막도 닫혔다..... 고 쓰면 좀 오버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 오늘 내 심정이 그랬다. 발레를 좋아하던 한 아이가 동경했던 코스를 그대로 밟아나갔던. 로잔 콩쿨 입상 때부터 슈트트가르트 입단과 수석 무용수로 승급, 그리고 오늘까지. 어떤 의미에선 난 강수진을 통해서 내가 못 갔던 길에 대한 대리만족을 했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 길로 못 가는 게 참 슬프고 억울하고 아쉬웠지만 지금은 다행으로 생각을 하긴 한다. 모든 예술이 다 그렇지만 특히 발레라는 게 참 잔인한 예술이라 일단 재능을 떠나 신체부터 신의 특별한 사랑을 받기 전에는 절대 경지에 이를 수가 없다. 아무리 나를 .. 2015. 11. 9. 쇼팽 콩쿠르 파이널 조성진 어제 밤을 새면서 들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쇼팽을 밤 새워 듣는 건 나한테 불가능. ^^; 부지런한 누군가가 올려놓은 조성진 연주 동영상만 봤다. 결선 때 피협 1번 듣는데 정말 흐름을 잡았다 놨다 하는 능력, 하나도 탁하거나 튀는 것 없이 윤기가 좔좔 흐르는 진주 같은 음색, 숨 죽이게 하는 아름다운 피이나시모는 1위를 할만 하다는 끄덕임이 절로 나온다. 콕 짚어 이유를 설명하라면 불가능이지만 왠지 부닌을 떠올리게 하는 유려하고 화려한 쇼팽. 다만 부닌은 정말 호화찬란하다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압도적으로 화려했지만 조성진의 연주는 좀 더 귀족적이고... 딱 맞는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진 않는다만 조금은 절제된 우아함이랄까, 고전미가 느껴진다. 부닌보다는 좀 덜 화려하지만 대신 좀 더 투명하고 맑은? 예.. 2015. 10. 21. 전북도립미술관 아시아 현대미술전(2015.10.11) 연휴 때 잠깐 한숨. 날씨 신의 가호를 전혀 받지 못한 휴가라 주로 실내 공간을 위주로 돌아다녔는데 전주 옆 완주 모악산 골짜기에 있는 아주 근사한 미술관을 하나 만났다. 이곳~ 전북도립미술관. 딱 들어간 때가 마침 도슨트 해설타임이라 어려운 현대미술 속의 의미를 제대로 잘 듣고 왔음. 아쉽다면 해설 때문에 내가 생각할 여지가 줄어들었다는 거고 동행자가 미술에 별반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 도슨트 해설 들은 뒤 다시 찬찬히 둘러볼 수가 없었다는 거. 이런 곳에 갈 때는 정말 취미나 취향이 비슷한 동행자 아니면 혼자 다니던가 그래야할 것 같다. 현대작가들이라 사회 참여적인 작품들이 많긴 한데 1980년대의 민중미술이 가진 조악함이랄까 그런 거친 힘이 많이 사라지고 좀 더 세련된 느낌이라 내 개인적으로는 좋.. 2015. 10. 16. 인턴(2015.9.27) 추석날 밥 하기 싫어서 (+ 동생은 설거지 하기 싫어서) 저녁 시간과 맞춰서 영화를 예매해놨다. 몇년 전 아바타 이후로 오랜만에 온 가족이 극장 나들이~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나오는, 70살 시니어 인턴과 30살 젊은 CEO의 세대를 초월한 우정과 삶의 지혜를 나누는 스토리. 제목과 카피를 봤을 때 짐작되는 딱 그대로의 이야기이고 아무 숨겨진 반전도 조마조마한 스릴이나 위기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재미있다. 막장이나 꼬아놓은 복잡다단한 복선과 반전이 없음에도 이렇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거로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넓은 의미의 동종업자 입장에서 참 배우고 느낀 게 많은 영화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가서 보면 좋은 영화일듯. 극장 나오면서 내 앞에 나간 누군가가 ".. 2015. 9. 30. 이전 1 2 3 4 5 6 7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