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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205

UBC의 멀티플리시티(2014.4.25) 아름다운 예술은 사람을 치유해주는 기능이 있다. 물론 이조차도 눈이나 귀에 들어오지 않는 극한의 상황에선 맞지 않는 소리겠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슬픔에 빈 자리가 남아있을 때는 그곳에 스며들어온 아름다움은 분명 치유의 기능이 있다. 사회적인 아픔이 내 개인의 기억을 일깨우면서 겹쳐지는 고통에 많이 힘들었는데 멀티플리시티를 보면서 가장 깊은 바닥은 치고 올라온 것 같다. 나초 두아토라는 안무가를 참 좋아한다. 국내 발레단에 의해 조금씩 소개된 소품들을 보며 호감을 가지다가 2002년 월드컵 때 한국과 ??의 경기가 있어 온 서울이 썰렁하던 날 예술의 전당에서 그가 이끌고 온 스페인 국립 무용단의 공연을 봤다. 그 이후 완전히 그의 팬이 되어 공연은 거의 다 쫓아다닌 것 같다.2004년인가 그가 직접 출연하다.. 2014. 4. 27.
애스토니쉬 만세~ 제사 때마다 놋그릇 닦는 노역을 여기에 호소했더니 ㅌ님이 알려주신 애스토니쉬. 마침 홈쇼핑에서 이것저것 묶어서 패키지로 팔길래 세트로 질러서 그동안 놋그릇만 열심히 닦다가(정말 편함. 손목이 나가도록 죽어라 닦아도 얼룩이 지워질까말까였는데 약간만 고생하면 말끔~) 오늘 커피와 차의 찌든 얼룩을 지워준다는 걸 사용해봤는데 정말 신세계다. ♡0♡ 찌든 찻잔과 티포트를 넣고 잠기도록 뜨거운 물을 부은 뒤 세재를 솔솔 뿌려놓으면 거품이 보글보글 나기 시작. 사용 설명서에는 10분 정도 있다가 닦으라고 되어 있지만 어영부영 한 15분 정도 흐른 뒤 닦았는데 겉부분은 새로 갓 사왔을 때처럼 반짝반짝. 안에 물든 얼룩도 거의 제거가 된다. 내가 파워 블로거 내지 파워 블로거를 지향하는 프로 블로거라면 사용전 사용후 .. 2014. 4. 7.
미샤 마이스키 3 CONCERTOS(2013.12.11) 이건 해를 넘긴 음악회로구나. ^^; 감상 리스트를 보니 빠뜨렸길래 역시나 내가 갔었다는 기록 정도로만 끄적. 12월에는 바쁘기도 하고 춥고 길 막히고 하는 게 싫어서 정말 꼭 보고 싶은 게 아니면 공연도 많이 포기한다. 하지만 이 공연에는 첼로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3대 협주곡이라고 할 수 있는 부루흐, 생상스, 드보르작의 협주곡을 한 자리에서 더구나 미샤 마이스키가 연주한다는 소식에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서 볼쇼이 발레단 내한공연이 뻐그러진 김에 그냥 잽싸게 예매를 해버렸다. 지휘는 성시연에 서울시립교향악단. 첫 곡은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없는 걸 보면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무난한 연주였지 싶다. 가장 기대했던 첫곡은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내게 첼로의 매.. 2014. 3. 31.
엠마누엘 파후드 그리고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2014.2.22) 키신 쓰는 김에 그냥 음악회 감상문......이라기엔 너무 늦었고 그냥 갔다왔던 기록을 하나 더 남겨놓자는 의미에서. 요즘은 이렇게 써놓지 않으면 내가 갔다왔던가 아닌가도 헷갈린다. -.ㅜ 엠마누엘 파후드란 이 플루티스트는 내 20대 때 동경인 동시에 어줍잖은 부러움에 애증의 대상이랄까... 그런 존재였다. 내가 대학에서 허덕허덕 실기시험에 시달리고 있을 때 우리보다 나이가 별반 많지도 않으면서 (아마 1-2살 위?) 하늘 같은 그 베를린 필하모니의 수석으로 떡하니 입단을 했다고 음악계에서 떠들썩. 정말 우리는 왜 사나 하는 자괴감을 줬었다. 거기다 샤방샤방하니 그때는 또 얼마나 잘 생기셨던지. 정말 애증의 대상이었다. 이번에 보니까 여전히 잘 생긴 흔적은 남아 있지만 많이 늙었더라. 그냥 미중년... .. 2014. 3. 31.
키신 독주회(2014.3.30) 5년 만의 내한 공연. 정말 길었던 기다림인데 2시간이 눈 깜박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흘러갔다. 1부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7번 라단조. 내 음악취향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듯이 난 낭만파 음악, 특히 피아노와의 궁합은 상극 수준인데 내 3대 회피 낭만 작곡가 중 한명인 슈베르트도 충분히 들을만 했다는 걸로 긴 감상은 생략하겠음. 어차피 그의 음악적 해석에 대한 평가며 분석 등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낱낱이 해부해서 할 테니 나까지 보탤 필요는 없을듯. 그냥 요약하자면... 슈베르트는 피아노에서도 정말 아름답게 노래를 부르려고 했구나. 실제 공연이기 때문에 집에서 듣던 것과 내 집중도의 차이가 있었겠지만 피아노도 사람처럼 노래를 잘 한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다. 2부는 120% 내 취향인 스크리아빈. 표.. 2014. 3. 31.
피카소에서 제프 쿤츠까지 설 연휴가 끝난 월요일에 갔다 왔으니 벌써 몇주가 지난 전시. 뭘 봤는지 기억도 가물가물이지만 그래도 갔다 왔다는 기록은 해놔야할 것 같아서 짧게 끄적. 휴가 낸 동생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ok하싱 부친과 셋이서 갔는데 난 지갑을 안 가져가는 사고를 저지르기도 한 우여곡절의 전시회. 기대했던 것만큼 괜찮았다. 이제는 늙어서 그런지 너무 전시품이 많거나 위압적인 대작들 과식은 피곤한데 딱 지치기 직전의 그런 수준. 쾌적한 수준의 자극이랄까? 젊을 때였다면 전시품의 양이 모자란다고 느꼈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이 정도가 좋다. 피카소야 워낙 유명하고 앤디 워홀이니 등등 현대 예술가들도 주얼리 디자인을 했었다는 게 신선했고ㅜ실제로 착용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날은 꽤ㅠ여러가지 생각과 느낌이 있었는데 지.. 2014. 2. 27.
나부코-이탈리아 모데나 루치아노파바로티시립극장 초청오페라(2013.11.16) 대상포진으로 다 죽어가는 몸을 이끌고 갔던 위엄의 오페라. ^^; 오늘치 내 스스로 할당량을 쬐끔 일찍 끝낸 기념으로 이미 한참 지나서 다 날아가긴 했지만 내가 이걸 봤다는 파편이라도 좀 남겨보려고 포스팅 창을 열었다. 내가 어릴 때 베르디의 생애를 주제로 한 외국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방송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내가 음악을 전공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던 시절이고 당연히 오페라 같은 것에 큰 흥미가 없었음에도 매회 소개되는 오페라의 향연은 어린 눈과 귀에 정말 황홀했었다. 그때 드라마 초반부에 나왔던 오페라가 바로 나부코였고 아마도 내가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처음으로 들은 것도 거기에서였을 거다. 국내에서 자주 공연되는 리골렛또나 라 트라비아타니 아이다니 베르디의 오페라들을 꽤 많이 찾아 보고 .. 2013. 12. 9.
맨 오브 라 만차 (2013.12.7) 조승우 열혈팬이 동생이 예매 오픈하는 날 승리한 표인데... 정작 본인은 바이어가 하필 오늘 오는 바람에 못 간 비운(?)의 공연. ^^; 알론자를 맡은 가수는 이날 컨디션이 영 아니었는지 1막에는 연신 삑사리를 내고, 기대했던 조승우도 1막에선 내내 돈키호테는 그에게 좀 맞지 않는 옷인가??? 이랬는데... 2막 마지막에 이 노래를 들으면서 감동으로 뭔가 찜찜했던 1막의 기억이 다 날아갔다. 이래서 끝이 좋으면 다 좋다인가?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들었던 노래. 내게 들려주고 싶은.. 아니 우리 모두가 듣고 싶었던 바로 그 위로였던 것 같다. Impossible Dream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2013. 12. 7.
헝거 게임 2부: 캣칭 파이어 도저히 볼 수 있는 일정이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심야로 본 영화. 극장에 앉을 때만 해도 괜히 온 거 아닌가, 졸려서 눈이 감긴다... 막 그랬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확실히 히트하는 영화는 이유가 있다. 1부가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아무 정보 없이 앉았기 때문에 초반에는 좀 이게 뭔 소린가 헤매긴 했지만 집중하면서 보니까 보지 않은 1부의 내용은 대충 이해가 되서 안 보고 봐도 맥락을 따라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혁명을 원하는 사람들의 제스춰라던가.. 디테일은 1부를 본 것과 보지 않은 것에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스토리는 70년 넘게 지속되는 독재국가 판엠에서 매년 벌어지는 헝거 게임. 독재의 수도인 특권층이 모여사는 (로마가 연상되는) 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12구역에서 매년 남녀가.. 2013. 12. 7.
그래비티 예년에 비해 올해 영화를 쫌 많이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감상을 간단히 남기려는 불현듯 든다. 반지의 제왕이나 스타트렉, 아바타 같은,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가 아니면 거의 극장에 가지 않고 TV 방송을 기다리는 게으른 인간인데 아바타 이후 3D나 아이맥스 열풍이 불면서 영화들도 규모가 커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자꾸 극장에 가게 된다. 그러고 보니 의자에 진드기 나온다고 난리가 났던데 오늘 앉은 의자는 무사했으려나? 무사했을 리가 없겠지. -_-; 다른 때 같으면 남의 일인데 올해는 나의 일이 되었음. 각설하고, 그래비티도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다. 그것도 그냥 일반 극장이 아니라 3D 아이맥스나 4DX로 봐야지 아니면 좀 지루할 것 같다. 초반에 한두마디 하고 죽는 엑스트.. 2013. 10. 27.
국립발레단 롤랑 프티 트리플 빌 (2013.10.11. 7:30) 블로그를 찾아보니 2010년에 국내 초연을 봤었다. 카르멘을 맡은 김지영을 제외하고는 다 다른 캐스팅.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내 취향이 달라졌는지 초연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들이 많다. 공연 순서대로 보자면 아를르의 여인. 현재 국립발레단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발레리노 이동훈이 프레데리를 맡았는데 와우~ 이렇게 멋진 발레였고 비극적인 캐릭터였나? 몰입이 좍좍 되면서 감탄이 절로 연발. 2010년에 봤을 때는 내내 '에효, 찌질한 X. 맺고 끊고 못 하는 찌질이 때문에 멀쩡한 여자 인생 하나 망치는 구나'라고 좀 심드렁하게 봤는데 내용도 안무도 변함이 없건만 그 광기가 왜 이렇게 설득력이 있게 다가오는 건지. ^^; 차곡차곡 쌓인 세월의 노련미나 연륜에서 오는 카리스마도 매력적이지만 아직 덜 익은 부분.. 2013. 10. 12.
UBC 오네긴 (2013.7.8) 오네긴을 본 날짜를 확인하면서 벌써 3달이 흘렀구나 놀라는 중이다. ^^; 그땐 다큐 때문에 정말 총체적으로 스트래스에 짓눌려 죽기 일보 직전이었던 때라 진이 완전히 빠져서 블로그에 포스팅조차도 힘들던 시절이었다. 마음에 맞지 않는 팀과의 일은 정말 굶어죽지 않는 한 해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은 시기이기도 했는데... 문제는 마음이 맞을지 안 맞을지는 일단 맞춰봐야 한다는 거. 결론은 해본 사람들과만 일한다가 되는 건가? 각설하고 이제는 파편만 남았지만 그래도 내가 이 발레를 봤다는 기록을 남기는 차원에서 부스러기를 긁어모아 끄적이자면... 로베르토 볼레와 서희의 공연을 봤다. 로베르토 볼레는 정말 능글능글 얄밉고 여자에게 엄청 재수없는 오네긴의 전형을 보여줬음. 예전에 강수진씨와 공연했던 오네긴은 좀 .. 2013.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