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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문(국내)121

주기자 :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진우 | 푸른숲 | 2012.5.5 사실 이런 류의 책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객관적이려고 노력을 한다고 해도 한쪽 면에서만 바라본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또다른 시각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 객관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나와 정파가 같든 다르든 일과 관련해서 자료를 봐야 한다거나, 아니면 시간을 두고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고 판단되는 걸 제외하고는 잘 읽지 않는다. 하지만 하도 시대가 X같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담벼락 걷어차기는, 이렇게 주류에서는 절대 입 밖에 내지 않는 얘기를 구박 받으면서도 해주는 사람들의 글을 조금이라도 더 읽어주고 책 한권이라도 팔아주는 것이지 싶어서 간만에 감상문까지 끄적거리려고 앉았다. 일단 전체 요약을 하자면 기대 외.. 2012. 5. 6.
삼국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한국역사연구회고대사분과 (엮은이) | 청년사 | 2012.?-2012.4.20 사놓은지는 꽤 오래된 책인데 필요한 부분만 띄엄띄엄 듬성듬성 읽고 꽂아두길 반복하다가 이번에 각잡고 앉아서 읽었다. 제목은 굉장히 끌리는, 뭔가 흥미진진한 생활사의 에피소드들이 가득차 있을 것 같은데 내용은 제목에서 풍기는 것보다 훨씬 아카데믹하다. 한 명의 저자가 책 전체를 이끌어나가는 게 아니라 각 소재별로 해당 분야의 연구자들이 각기 자신의 지식을 풀어놓는, 논문 모음집의 형태이기 때문에 일관된 흐름을 갖고 주제가 깊이 펼쳐지진 않는다. 해당 토픽을 맡은 연구자들이 그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전문성을 띄고 가장 자신있는 분야를 적어내리긴 했겠지만 뚝뚝 끊어지는 느낌은 책을 읽는 내내 못내 아쉬웠다. 앞서도 적었듯이 재미라는 .. 2012. 4. 22.
미각의 제국-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기록한 우리 시대 음식열전 황교익 | 따비 | 2011.4.4-5 여러군데에서 좋은 평들이 많아서 오래 전부터 사려고 벼루던 책인데 마침 세일을 왕창 하기에 잽싸게 구입했다. 우리 음식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나 그 이상향에 대한 입장은 나와 상당히 비슷했다. 최근의 한국 음식, 특히 밖에서 파는 음식에 대한 불만은 정말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고개를 끄덕였던 부분이 꽤 많았다. 한국 음식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인 건 분명하다. 일단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의식의 흐름은 잡아주니까. 하지만 '열전'이라는 제목을 붙이기에는 정보나 지식적인 측면에서 기대보다 좀 모자라다. 이건 저자가 학자가 아니라 맛칼럼니스트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는 걸 간과하고, 목차에 언급된 음식들에 대한.. 2012. 4. 22.
한국생활사박물관 3 - 고구려생활관 한국생활사박물관 편찬위원회 | 사계절출판사 | 2012. 2? 2001년에 처음 나온 책인데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역사 분야의 베스트셀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성인이 봐도 충분히 재미있고 또 효용성이 높다. 일단 도판이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서적에 비해 굉장히 다양하고 질이 높다. 보통 책은 벽화를 복원해 그려주거나 사진을 찍어놓은 정도인 것에 반해 이 책은 그런 자료 등을 기반으로 상상을 해서 눈에 보이는 모습을 생생하게 살려서 보여준다. 때문에 상상력이 부족한 나 같은 사람이나, 기초 정보나 자료가 부족해 머릿속에서 정확한 그림을 그리기 힘든 독자에게 내용과 함께 명확한 이미지를 가지게 한다. 물론 이 그림이 100% 정확하냐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 2012. 2. 29.
우리 역사 과학 기행 - 역사 속 우리 과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 문중양 | 동아시아 | 2012. 1? 지난 연말부터 읽기 시작했는지 올 초부터 읽기 시작했는지 상당히 가물가물한... ^^; 어쨌든 끝낸 건 올해 초가 확실한 것 같다. 지금 준비하는 글의 분야가 워낙에 자료가 없다보니 옆쪽을 사이드로 파고 들어가 비슷하게 갖다 붙일 것을 찾는 편법을 쓰고 있는데 뭔가 한톨이라도 건질 게 있나하고 선택한 책. 이전에 읽었던 다른 우리 과학사 관련 책들에 비해 조선의 비중이 높아서 (라기 보다는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내가 원하는 자료를 찾는데는 좀 아쉬움이 있지만 그런 목적을 거둬내고 순수하고 책 자체로 보면 찬찬하고 자세하게, 인문학 교양서로의 무게감과 재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지킨 좋은 책이다. 내용은 한국인의 하늘과 땅, 그리고 세계라는 소제목으로.. 2012. 2. 29.
인물로 보는 고구려사 김용만 | 창해 | 2011.12?-2012.1.25 꾸준히 고구려에 관한 책을 써주고 있는 저자의 책. 한국사에 관한 이런 류의 개설서를 고를 때는 아무래도 저자 이름이나 이전의 책들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분은 고구려에 관한 한 -내 관점에서는- 상당히 꼼꼼하고 도움이 많이 되는 탄탄한 글을 내준다. 인물을 통해서 시대를 읽는다는 방향성을 갖고 고구려의 시작인 추모왕 (혹은 동명성왕, 주몽왕)부터 시작해 그의 어머니 유화부인부터 고구려의 멸망을 지켜보는 보장왕, 부활운동을 해 발해를 건국하는 기초를 세운 대중상까지 시대의 흐름을 따라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고구려의 건국부터 발전, 전성기 때까지는 즐겁게 술술 읽어지지만 예정된 멸망이란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 후반부는 아무래도 읽기 .. 2012. 1. 25.
밤의 일제 침략사 임종국 | 한빛문화사 | 2010.11? 12?-12.23 참 정리가 잘 된 글이다. 어쩌면 이런 자료들을 다 꼼꼼하게 찾아냈을까 감탄이 나오기도 하고. 좀 자극적인 소재라서 문체나 구성이 딱딱했더라도 어느 정도는 읽혔겠지만, 선데이 서울을 읽는 것처럼 쉽고 흥미진진한 문장은 책일 손에 놓기 힘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초 신경을 자극하다 못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그런 저급함과는 거리가 먼 담백한 절도를 지키고 있다. 참 글을 잘 쓰고 또 억지로 짜낸 글이 아니라 풍부한 지식의 바다에서 적당히 퍼올린 박학다식한 저자라는 감탄을 하면서 약력을 찾아보니까 평생에 걸쳐 친일파에 대한 연구를 해온 분이셨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그 매체를 활용해 어중떠중들이 자청타청 재야 사학자를 칭하는 걸 보면서 많이 .. 2010. 12. 23.
조선의 프로페셔널 - 자신이 믿는 한 가지 일에 조건 없이 도전한 사람들 안대회 (지은이) | 휴머니스트 | 2010.8.?-9.18 이 책은 처음 나왔을 즈음에 샀는데 요즘 50% 할인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걸 보고 피눈물을 흘리는 중. 여하튼 거의 몇년을 묵혀놓고 있다가 올해 겨우 끝을 냈다. 목차에 나온 이름들이 다 생소해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을 했는데 정말 다른 곳에서는 만나보지 못한 인물들의 삶을 추적한 내용들이라 흥미로웠다. 예전에 조정래 선생이 태백산맥을 쓸 때 모래 속에서 쌀알을 하나씩 찾아내서 그걸 모아 밥을 짓는 것 같이 자료를 수집했다고 하던데 이 작가도 여기저기 파편을 찾아내는 작업을 참 열심히 한 것 같다. 왕을 둘러싼 왕비, 후궁이나 권력의 중심에 섰던 대신들, 아니면 사상이나 학문쪽에서 업적을 이뤘던 학자와 같은 지배층들의 얘기가 아니라.. 2010. 9. 21.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규방문화 허동화 | 현암사 | 2010.8?-23 참 예쁜 책이다. 책을 살 때는 내용이 괜찮은 것 같아 구입은 하지만 좀 비싸다고 생각 했는데 책을 받아 펼쳐보면서 그런 생각이 싹 달아났다. 다른 곳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꼼꼼한 정리에다 내용과 꼭 맞는, 그것도 고급스런 컬러 도판들을 보면서 이 정도 책이라면 이 가격은 충분히 줘도 괜찮겠다는 만족감으로 바뀌었다. 저자는 사재를 털어 오랫동안 우리 자수 공예품을 수집해서 자수 박물관을 열었고 자신의 소장품들과 연구 결과를 갖고 여러 권의 저서를 낸 것 같은데, 한 분야에 수십년 간 깊이 파고 든 소위 매니아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 같다. 책의 내용은 우리 자수의 역사와 그 도구들, 생활용품, 옷, 병풍, 불교 미술품 등의 우리 전통 자수들과 공예품을 하나하나 .. 2010. 9. 11.
차폰 잔폰 짬뽕 - 동아시아 음식 문화의 역사와 현재 주영하 | 사계절출판사 | 2010.8.17-19 입원한 날 병원에서 읽을 책을 고르다가 이걸로 간택을 했다. 너무 가벼워서 빨리 읽지도 않고 또 그렇다고 무거워서 진도 나가지 않는 걸 찾느라고 한참 뒤집었는데 성공적인 선택이었음. '김치, 한국인의 먹거리' 부터 팬이 된 주영하 선생의 신작으로 조금 낡은 감이 있었던 '음식전쟁 문화전쟁' 이후에 다음 책을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어떤 작가나 학자의 글을 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하게 읽게 되면 본의 아니게 스토킹 내지 분석자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 약간의 내용 보충과 함께 책 제목과 바꿔서 내고, 그럴듯한 소개로 사람을 낚아서 분노하게 하는 일부가 있고, 차곡차곡 쌓은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는 일부, 그리고 지식과 함께 점점 농.. 2010. 9. 3.
한국의 향기 문화 박중곤 | 가야넷 | 2010.7.27-31 내일 또 마감과 회의가 입을 딱 벌리고 기다리고 있지만 (전혀 불필요한 삽질이라 더 짜증. -_-a) 오늘은 쉬어주자는 의미에서 밀린 책 포스팅이나 하려고 앉았다. 향기나 향로 관련에 꽂혀서 몇권 책을 질렀었는데 그중 한권이다. 내가 사고 나서 품절이 떠서 나름 뿌듯했던... ^^; 구입 과정은 뿌듯했고 목차 등등에서는 상당히 기대감을 품고 읽기 시작했지만 내용은 그렇게 기대만큼 풍부하지가 않다. 특히 우리 역사와 전통 속의 향기에 대한 내용은 쌀밥에 콩이 아니라 쌀밥에 돌 수준. 이건 저자의 문제라기 보다는 향기에 대한 기록이 너무 남아 있지 않은 역사적인 배경 탓이니 크게 불평할 수는 없을듯. 대신 농민신문 기자였고 또 한국허브협회에서 한자리 하고 계신 저.. 2010. 8. 9.
제왕의 책 윤희진 | 황소자리 | 2010.7.8-12 이 책에 대한 소감은 딱 이렇게 정리가 될 것 같다. 고려와 조선의 몇몇 왕과 그들이 대표적으로 읽었던 책 이야기. 고려의 광종부터 조선 태종, 세종, 성종, 연산군, 선조, 효종, 영조, 정조, 고종까지. 나름대로 부침이 심한 시기를 살았던 왕들에게 각기 의미가 있었던 책과 왜 그 책을 선택했는지 역사적인 배경을 간단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선택은 세종처럼 순수하게 학문적인 이유로 자발적인 경우도 있고, 또 효종처럼 신하들을 회유하기 위해 그들의 선택을 자발적인 양 받아주는 형식인 경우도 있고 또 다른 경우들은 자신들의 정책이나 의지를 펼치기 위한 사상적인 배경을 깔기 위한 것도 있었다. 길어야 2-30쪽 내외로 책을 중심으로 왕의 일대기와 정치를 보여주.. 2010.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