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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문(국내)123

궁중음식과 서울음식 한복려 | 대원사 | 2007. 여름?-10.21 컬러인쇄니 할 수 없겠지만 이런 류의 문고판으로는 가격이 높아, 가격 대비 내용이 좀 부실하다고 생각하는 빛깔있는 책들 시리즈 중 한권. 얘네들은 가볍게 한권을 더한다기 보다는 좀 고민을 하면서 구입을 하게 되는 책이다. 궁중과 상류계층의 음식문화 전반에 대해 알고 싶다는 의도로 선택을 했는데 책의 초반부는 내 의도에 부합하는 듯 했다. 하지만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궁중음식 조리법이다. -_-; 굳이 분류를 하자면 여러가지 학술적인 설명이 붙은 요리책에 더 가깝다고 해야할까? 물론 꽤 쓸만하거나 한번쯤 해보고 싶은 요리도 있지만 음식문화의 배경과 전반적인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약간은 실패한 선택이라고 해야겠다. 완성된 음식들의 사진들이 .. 2007. 10. 23.
번역과 일본의 근대 최경옥 | 살림 | 2007.10.21 이 살림 시리즈의 책은 내용도 괜찮지만 3천원 내외의 가격 때문에 무료배송이나 적립금을 받는 그 어정쩡한 액수에 걸렸을 때 액수를 채워주는 역할로 정말 딱이다. 이 번역과 일본의 근대 역시 좀 더 오랫동안 내 보관함에 있을 운명이었지만 추가 적립금에 눈이 멀어 장바구니로 이동. 책에 대한 느낌은... 뭐랄까. 좀 살림 문고 치고는 딱딱하다? 요약 다이제스트본이라기 보다는 두툼한 책의 한 챕터를 읽은 느낌이다. 좀 시작도 결론도 없이 몸통만 만난 그런 기분. 굉장히 아는 것도 많고 식견도 있는 저자이나 제목과 어울리게 묶는 그런 가벼운 정리는 좀 덜 한 것 같다. 그래도 한국어 안에 살아있는, 일본에서 건너온 해외 번역어에 대한 인식을 하게 된 계기가 됐고 또 이 얇.. 2007. 10. 23.
쇼쇼쇼 - 김추자, 선데이서울 게다가 긴급조치 이성욱 | 생각의나무 | 2007.7?-8.5 흥미있는 주제고 시작부터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는 내용이었지만 책 사이즈가 갖고 다니기엔 너무 크다보니 (공책 크기) 이동할 때 주로 책을 보는 나한테 계속 밀려 푸대접을 받아왔다. 찔끔찔끔 읽다가 갑자기 책읽기에 삘받은 이번 주말 사이클에 앉아서 마음 먹고 끝을 냈다. 1960년에 태어나 2002년에 죽은 짧다면 짧은 생을 산 저자. 이 책은 과거부터 작가가 세상을 떠난 2000년대 초엽까지 한국의 대중 문화사에서 그가 갖고 있는 기억들의 정리이고 편린이다. 이 사람과 조우는 활자를 통해서밖에 없지만 굉장히 친근감이 간다. 만약 살아 계셨으면 나의 남자 버젼을 보는 것 같아 친근감을 느꼈다는 스토킹성 팬레터를 쓰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보냈을 지는 모르겠.. 2007. 8. 5.
럭키경성 - 근대 조선을 들썩인 투기 열풍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전봉관 | 살림 | 2007.7.27-8.4 이미지를 퍼왔는데 1+1 이벤트라 그런지 같이 딸려왔다. 실제로 책도 경성기담이 같이 왔음. 이미 있는 책이라 사촌동생에게 선물로 주려고 잘 챙겨놨다. 황금광시대 이후 팬이라면 팬이 된 전봉관씨의 신작이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다를지 몰라도 이 시대를 다룰 때 좀 천편일률적인 소스를 갖고 다루는 다른 저자들과 달리 상당히 신선한 자료와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관점으로 글을 풀어가기 때문에 좋아하는 작가다. 전작인 황금광 시대에서 금광을 중심으로 1930년대 조선의 사회상과 사람들의 삶을 풀었다면 이번엔 '돈'을 중심으로 조선의 부자들과 투기 열풍을 전달해주고 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이름이나 사건이 몇개 없었다는 사실이 내가 이 책을 즐겁게 본 가장 .. 2007. 8. 4.
공녀 정구선 | 국학자료원 | 2007.7.27? 읽은 건 잊어버리기 전에 정리를 해주자는 입장에서. 사놓은 지는 정말로 한참 됐는데 이상하게 손에 잡히지 않아 내내 구르다가 얇다는 이유로 외출이 잦았던 주에 간택되었다. 고려와 조선의 공녀에 관한 체계적인 정리는 이 책이 유일하니 이것도 감지덕지해야겠지만 내용의 밀도와 분량을 놓고 냉정하게 평하자면 학사나 석사논문 정도의 수준. 공녀가 보내진 연도와 숫자, 그리고 파악된 이름 정도의 데이터가 충실하게 수록됏다는 게 이 책이 가진 가장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자료를 찾는 출발점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더 깊은 부분은 여기저기서 파편을 찾아 모으거나 상상력을 발휘해야할듯. 2007. 8. 1.
부엌의 문화사 함한희 | 살림 | 2007.7.? 핸드백에 넣고 돌아다니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라고 보면 된다. 요즘 세대들에겐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지만 어릴 때 일본식 적산가옥인 친가와 한옥인 이모네에서 이 책에서 묘사되는 아주 전근대적인 부엌부터 현대적인 부엌까지 다 구경을 해본 입장에선 이 변화의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내가 그 안에서 노동을 하는 당사자가 아니었기에 어렴풋한 기억만 남은 그 공간에 대한 추억과 고찰이 동시에 되는 경험이랄까. 대한민국에서 가장 일찍 아파트 생활을 시작한 축에 속하는 내 부모님 덕분에 문화주택의 부엌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2단 서랍장 정도의 냉장고에서 작은 냉동실이 달린 냉장고 (냉동기능 형편없었음. -_-)가 우리집에 들어왔던 기억. 냉동.. 2007. 8. 1.
스위트홈의 기원 백지혜 | 살림 | 2007.7.? 한겨울에도 감기에 잘 안 걸리는데 에어컨 바람도 한번 쐬지 않은 내가 지독한 여름감기와 몸살의 습격을 허용한 건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 지난 5월부터 나를 부글부글 끓게 만든 그 말종들에 대한 화가 부른 병이라고나 할까. 내가 성격이 나쁘다는 건 본래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진줄 알았는데... --;;; 이번 참에 스스로에게 아주 독하게 증명을 했으니 다시 수양을 쌓는 일에 매진을 해야 할듯. 각설하고 정신이 시끌거리니 책이 눈에 들어올 리가 있나. 7월에는 거의 독서를 하지 못했다. 이 책도 이동이 많은 날 들고 다니면서 이틀 간에 걸쳐서 주로 전철 안에서 읽어낸 책인 것 같다. 꽤 오래동안 장바구니에 들어있다가 가격 채우느라 추가가 됐는데 그동안 미뤄놨던게.. 2007. 7. 17.
서울의 밤문화 - 낮과 다른 새로운 밤 서울로의 산책 김명환, 김중식 (지은이) | 생각의나무 | 2007.6.22-23 지난 달에 알라딘에서 균일가 세일할 때 건진 책 중 하나. 소제목들이며 내용들이 상당히 흥미가 있을 것 같아서 선택을 했는데.... 전반부는 그럭저럭 읽을만 하다. 신문 특집기사 정도의 리서치와 깊이지만 그래도 쉽게 읽히고 또 한권의 책으로 이 정도 정리를 해준 것만 해도 괜찮았다는 것이 나름대로의 평가. 그러나 후반부는.... 조사와 방향성의 절대 빈곤함에 더해 너무나 의도가 확실한,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현대 서울의 밤문화 소개를 가장한 이모모씨 어천가. 차라리 대놓고 어천가를 써대면 역거움이나 덜하지 아닌 척하면서 곳곳에 널려있는 게 모씨 집권 당시 서울시의 보도자료 요약이다. -_-;;; 지 돈도 아닌 남의 세금으로 온갖 뻘짓을 다.. 2007. 6. 29.
한국 7대 불가사의 - 과학 유산으로 보는 우리의 저력 이종호 | 역사의아침 | 2007.5.4-6 사놓은 지는 좀 됐는데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4일날 일산에 공연보러 가면서 잡았다. 7대 불가사의라는 제목 때문에 뭔가 엄청 신기하고 신비로운 것을 상상할 수도 있는데 여기 등장하는 7가지는 액면 그대로 놓고 볼 때 '불가사의'란 단어와 어울리나 하는 면에선 약간 갸우뚱하기도 한다. 저자 스스로도 이 분류는 자신이 처음 시작한 거고 앞으로 많은 논의를 거쳐서 모두가 인정하는 내용이 정립되면 좋겠다는 얘길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여하튼 불가사의라는 단어는 좀 어울리지 않는 과장이란 느낌이 들지만 내용 자체로 들어가서 보면 우리 조상의 과학적인 유산에 관해 읽을만한 내용들을 과학자의 시각에서 정리했고, 이건 상당히 묵직한 재미를 담고 있다. 과학자이기 때문에 인.. 2007. 5. 6.
전통 남자 장신구 장숙환 | 대원사 | 2007.4.27 오늘 천안에 아는 감독네 문상가면서 지하철에서 읽은 책. 제목에 심하게 낚였다. ㅠ.ㅠ 내가 한때 서양애들한테 제일 열내던게 서양 00의 역사면서 꼭 세계 00의 역사라고 쓰는 작태였는데 이것도 그렇다. 조선 전통 남자 장신구라고 써야 함이 마땅하건만, 왜 전통 남자 장신구라고 해서 사람을 현혹시키는지. -_-; 조선에 별 흥미가 없기 때문에 정상대로라면 이 책은 사지 않았을 거다. 제목 덕분에 쓰지 않아도 될 돈을 몇천원 날린 셈이다. 그런 개인적인 불만을 젖혀놓고 보자면 여자의 복식과 장신구, 방물에 치중된 민속사 연구에서 드문 남자 장신구의 차분한 입문서이긴 하다. 특히 내용에 따라 적재적소 다양한 컬러 유물 사진들은 정성스럽고 꼼꼼하게 만들어진 책이란 인상을.. 2007. 4. 27.
황금광시대 - 식민지시대 한반도를 뒤흔든 투기와 욕망의 인간사 전봉관 | 살림 | 2007.4.26-27 어제 미용실에서 장신구의 역사를 끝내고 이어서 읽은 책. 1930년대 식민지 조선에 몰아닥쳤다던 그 금광 투기 열풍을 파헤친 책이다.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 때문에 대충 읽고 잊어버리는 킬링타임용 가벼운 글로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대박을 잡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의 장점은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수많은 입문서들의 공통적인 문제 - 한정된 사건과 삽화, 기사의 재탕- 에서 많이 비켜서 있다. 소재 자체가 신선했던 것도 이유겠지만 여기 등장하는 기사나 인물들의 면면은 상당히 새롭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었던 그 유명한 문인이며 명사들마저 휩쓸렸던 금에 대한 열망을 보여줌으로써 엿보기의 즐거움마저 제공한다. 조선일보의 사주였던 덕분에 21세기에도 계속 보수의 .. 2007. 4. 27.
일본의 살아 있는 백제문화 임동권 | 주류성 | 2007.4.24-26 24일이 여기저기 이동거리와 함께 짐도 많은 날이라 얇으면서 글자가 작아 내용이 많은 책을 택했다. 사실 이 책을 잡을 때 살짝 기대라면... 예전에 일본 역사를 움직인 여인들이던가? 란 책에서 나왔던 몇 인물들의 연관성과 약간은 신화적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였는데 이 책의 저자는 철저하게 사실 위주의 기술을 하고 있다. 물론 강한 심증을 뒷받침하는 정도의 가설적 증거를 기반으로 풀어낸 내용 -9박 10일간 이어지던 시하쓰마쓰리 등- 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니 아주 보수적인 입장에선 또 소설 쓴다고 비아냥거릴지 몰라도 전반적으로 문헌과 실제 유적, 유물, 행사 등을 기반으로 가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딱딱하거나 아주 재미없는 내용은 아니다.. 2007.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