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638 격조와 풍류 - 일본 헤이안시대 궁중 여인들의 삶 권혁인 | 어문학사 | 2010.7.14-31 더위와 마감의 협공에 시달리다보니 책을 읽어놓고 기록을 해놓는 것도 완전 게을게을. 아주 오랫동안 보관함에 있다가 드디어 지른 책이다. 한일을 통털어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 상품이 되어 있는 세이메이 덕분에 눈에 어느 정도는 익숙한 헤이안 시대. 그 시대를 살았던 귀족 여성들의 격조 높은 풍류에 대한 서술이다. 일본시 하면 하이쿠 정도나 줏어듣고 있던 내게 정교하고 폭넓게 쓰인 와카에 대한 내용과, 그 대결에서 진 시인은 충격으로 거식증에 걸려 굶어죽기까지 하는 그 히스테릭한 열정이랄까.... 자존심은 충격에 가까웠다. 끼니를 제대로 떼우는 것이 지상과제였던 평민 여성들에게는 꿈같은 세계였을 와카를 통한 도락이며 황궁에서 횡행했던 그 자유연애 풍조는 현대인의 .. 2010. 8. 9. 세기의 사랑 이야기 안재필 | 살림 | 2010.7.27 어제 산본으로 회의 가는 길에 읽은 책. 2천원 적립금 주는 5만원 넘기려고 제목만 보고 대충 골라 집어 넣었는데... 세부 내용을 확인했으면 안 샀을 확률이 높은 책이다. 책 제목 작명이 마케팅에 얼마나 영향을 많이 끼치는지에 대한 긍정적인 사례에 넣어도 좋을듯. ^^ 팝음악 팬이라면 세기의 사랑이라고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그냥 일반인으로서는 도대체 이게 왜 세기의 사랑인지에 대해서 솔직히 좀 의아한 내용이다. 그나마 존 레논과 오노 요코 커플의 경우는 히피 문화와 반전 운동 등 당시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파급력이 컸기 때문에 나름대로 한 시대를 주름잡고 영향을 줬던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는 영.... 특히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저스틴 팀버레이크 커플은 장.. 2010. 7. 28. 평양기생 왕수복 10대 가수 여왕되다 - 기생이 쓰는 기생 이야기 신현규 | KD Books(케이디북스) | 2010.7.12-14 식민지 시대에 가수로서 명성을 누리고 그것도 기생 출신임에도 한 남자의 아내로 아이들을 낳고 비교적 평온한 삶을 살다가 북한의 인민예술인으로 추앙받았던 여가수에 관한 내용이다. 이 시대의 대중 예술인 상당수가 짧은 영광을 뒤로 요절하거나 비참한 말년을 보냈던 것과 비교해서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효석의 임종을 지켰다던 그 기생이 바로 왕수복이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해주는 책이기도 했다. 책의 제목이나 내용 설명을 봤을 때 식민지 시대와 그 시대의 대중 예술 그리고 왕수복이라는 여가수에 대한 다양하고 심도 깊은 사실을 만날 거라고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기대를 가진 사람에게는 좀 실망스럽다. 전반부는 왕수.. 2010. 7. 21. 제왕의 책 윤희진 | 황소자리 | 2010.7.8-12 이 책에 대한 소감은 딱 이렇게 정리가 될 것 같다. 고려와 조선의 몇몇 왕과 그들이 대표적으로 읽었던 책 이야기. 고려의 광종부터 조선 태종, 세종, 성종, 연산군, 선조, 효종, 영조, 정조, 고종까지. 나름대로 부침이 심한 시기를 살았던 왕들에게 각기 의미가 있었던 책과 왜 그 책을 선택했는지 역사적인 배경을 간단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선택은 세종처럼 순수하게 학문적인 이유로 자발적인 경우도 있고, 또 효종처럼 신하들을 회유하기 위해 그들의 선택을 자발적인 양 받아주는 형식인 경우도 있고 또 다른 경우들은 자신들의 정책이나 의지를 펼치기 위한 사상적인 배경을 깔기 위한 것도 있었다. 길어야 2-30쪽 내외로 책을 중심으로 왕의 일대기와 정치를 보여주.. 2010. 7. 15. 신비의 사기꾼들 - 노벨상 수상자의 눈으로 본 사이비 과학 앙리 브로슈 | 조르주 샤르파크 | 궁리 | 2010.7.12 이번 월드컵 최고의 스타인 그 문어(요리를 잘 하는 어느 불로거는 낙지라고 하더라) 파울이 떠올라서 더 재미있게 본 책이다. 나를 포함해서 요맘 때 이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는 딱 시의적절한 선택이었다고 해야겠다. 책의 귀절을 옮기는 일은 귀찮아서 잘 하지 않지만 이 책은 첫번째 장의 첫머리에 마지막까지 끌어나가는 이 저자의 불타는 사명감과 전체 내용을 요약해주는 내용이 있어 일단 그걸 받아 적으면서 이 감상문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마법사들을 무시한다고? 당치 않은 소리!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운명의 신이 점지한 이 놀라운 세계에서 매혹과 경기, 공포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마법에 걸려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갖가지 신.. 2010. 7. 14. 향료문화의 발달사 한상길 (지은이) | 신광출판사 | 2010.7.2-11 향수나 조향에 대한 관심이 많을 때 사놓은 책인데 이제야 겨우 읽었다. 인터넷 서점의 다른 리뷰에서도 공통적으로 나온 평가에 나도 동감. 흩어지거나 단편적인 내용을 시대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잘 묶어서 향료 문화의 발달에 대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동양의 향료 문화와 그 역할에 대해서도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설명해줬다는 점도 점수를 주고 싶다. 서구에서 나온 책들은 이집트, 그리스, 로마로 계보를 이으면서 동양권은 인도나 아랍에 대한 단편적인 소개 외에는 주로 향료의 공급지로 취급하는 -대놓고 그렇지는 않지만 뉘앙스나 연구 측면에서- 경우가 많아 은근히 빈정 상하고 또 갈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 책은 저자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한국의.. 2010. 7. 12. 연금술 - 현자의 돌 안드레아 아로마티코 | 시공사 | 2010.7.?-8 납이나 돌로 금을 만들려고 헛고생을 한 고대인들이나 중세인들, 금을 만들려다 우연의 일치로 수은 등을 발견하게 되는 아랍인들. 신비스런 마술을 연마하고 연금술사의 돌을 만들어내려는 마법사들의 모습.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연금술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들이다. 수많은 문학 작품이나 영화, 만화에서 묘사되어 왔기에 이런 모습은 솔직히 떼어내기 힘들 정도로 정형화되어 있어 왔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것이 일부(근데 일부보다는 많을 것 같다) 사기꾼들 기만과 무식한 대중들의 상상과 편견이 결합된 결과이고 화학이나 의학의 발전에 이 연금술이 공헌한 부분은 금을 만들기 위한 과정의 부산물이나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맥이 끊길 .. 2010. 7. 10. 경성 자살 클럽 전봉관 | 살림 | 2010.6.11-20 산지는 꽤 됐는데 어영부영 책장에서 돌다가 빨리 읽혀질 것 같은 책들부터 치우자 주간에 선택한 책이다. 전봉관 교수가 쓴 이 식민지 시대 관련 책은 컬렉션이 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긴 한데... 초창기 저작들에 비해 신선도나 주제의 일관성이 조금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억지스럽지 않고 적당한 무게김과 재미를 주는 책이다. 지금 우리나라 자살율이 OECD 국가 중에 최고라던가 2위라던가... 그러던데 몇십 년 전에도 자살은 적지 않았고 또 그 화제성이나 사회 파급력 역시 지금이나 그때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굳이 자살만을 예로 드는 게 아니라 이 책에서 자살과 엮여서 소개되는 사건들과 그 인물들의 관계, 그리고 이어지는 남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19.. 2010. 7. 5. 레니 리펜슈탈, 금지된 열정 오드리 설킬드 | 마티 | 2010.7.2-4 600쪽이 넘는 거~한 책인데 마감을 끝낸 금요일 밤에 불현듯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다가 새벽 3시까지 읽고, 어제 오늘까지 틈나는 대로 읽어서 사흘만에 끝을 냈다. 아마 어제 컨디션이 좋았다면 어제 끝낼 수도 있었을듯. 엄청 두껍고 또 내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장르인 인물 평전이지만 레니 리펜슈탈이는 인물 자체가 워낙 드라마틱하기 때문에 책을 손에서 떼어놓기가 힘들었다. 또 저자의, 최대한 중립적으로 접근하려는 시각과 객관성을 제공하는 다양한 자료들이 잘 어우러져서 이런 류의 책에서 흔히 발견되기 쉬운 왜곡이나 지나친 찬양 혹은 비하가 없어서 더 술술 잘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원제는 A Portrait of Leni Riefenstahl로.. 2010. 7. 4. 이슬람의 암살 전통 버나드 루이스 | 이희수 (감수) | 살림 | 2010.5.21-6.9 원제는 The Assassins: A Radical Sect in Islam로 2003년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을 산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면 상당수가 무슨 게임 얘기를 하면서 엄청 흥미진진하다는 소감들을 늘어놓기도 했고 또 옛날에 어릴 때 마르코 폴로 위인전에서 그가 중국으로 가는 여행에서 아싸신과 그 산중 노인의 얘기가 나왔었다. 정작 마르코 폴로의 얘기보다는 그 스쳐지나갔던 이 산중 노인의 전설이 내게는 왜 그렇게 흥미로웠는지. 그에 관한 내용 중에서 지금까지도 기억을 하는 게 바로 그 부분이었다. 때문에 그런 류의 뭔가 신비스럽고 박진감 넘치는 전설적인 모험담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내용은 대단히 학술적이다. 이 아싸신들의 정.. 2010. 7. 2. 아프리카 탐험 : 나일강의 수원을 찾아서 안 위공 | 시공사 | 2010.6.?-16 오늘 죽음의 마감을 겨우 끝냈다. 보람이나 재미가 있어야 나도 일하면서 즐거운데 요즘 떨어지는 일들이 너무 취향이 아니라 마감 때까지 질질 끌다가 겨우 넘기는 일의 반복이다. --; 뭔가 생산성 있는 일을 하기에는 너무 지쳤고 읽은지 한참 됐는데 정리를 하지 않은 책 감상이나 간략히 적으려고 앉았다. 아프리카인의 입장에서 보면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데 허연 놈들이 기어들어와서 탐험이랍시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며 멀쩡한 호수며 폭포 이름은 지들 맘대로 다 바꿔놓고, 야만인 취급에 무시하고 깽판 치는 것도 모자라서 노예로 잡아가 팔아 넘기더니 이제는 자기들끼리 줄 그어놓고 여기는 내 땅, 저기는 네 땅 이런 황당한 일을 당하게 된 역사지만 서구인의 입장에서는 어쨌.. 2010. 7. 2. 송학운 김옥경 부부의 나를 살린 자연식 밥상 김옥경 | 동녘 | 2010.6.17 동생의 컬렉션이다. 이 책에 관한 소개글에 빠지지 않는 게 작년인가 MBC에서 했던 다큐멘터리 의 주인공 부부 중 부인이 남편을 살린 음식들의 레시피라고 하는데, 확실히 어지간히 독한 마음을 먹지 않고선 -솔직히 목숨이 걸리지 않고선- 하기 힘든 편식이다. 현대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과도한 육식을 줄이고 제철 채소 위주의 신선한 유기농 식단으로 먹으라는 건 꽤 오래 전부터 권장되는 일이긴 한데 남편에게 효험을 본 이 저자의 선택은 일반적인 영양학 지식과 생활의 범주 안에서는 위험스러울 정도로 완벽한 채식을 지향하고 있다. 채식주의자의 등급으로 본다면 프루테리언 바로 윗 단계의 완전한 비건. 육류 가금류는 물론이고 어패류까지 모두 거부하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 2010. 6. 17.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5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