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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료문화의 발달사 한상길 (지은이) | 신광출판사 | 2010.7.2-11 향수나 조향에 대한 관심이 많을 때 사놓은 책인데 이제야 겨우 읽었다. 인터넷 서점의 다른 리뷰에서도 공통적으로 나온 평가에 나도 동감. 흩어지거나 단편적인 내용을 시대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잘 묶어서 향료 문화의 발달에 대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동양의 향료 문화와 그 역할에 대해서도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설명해줬다는 점도 점수를 주고 싶다. 서구에서 나온 책들은 이집트, 그리스, 로마로 계보를 이으면서 동양권은 인도나 아랍에 대한 단편적인 소개 외에는 주로 향료의 공급지로 취급하는 -대놓고 그렇지는 않지만 뉘앙스나 연구 측면에서- 경우가 많아 은근히 빈정 상하고 또 갈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 책은 저자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한국의.. 2010. 7. 12.
연금술 - 현자의 돌 안드레아 아로마티코 | 시공사 | 2010.7.?-8 납이나 돌로 금을 만들려고 헛고생을 한 고대인들이나 중세인들, 금을 만들려다 우연의 일치로 수은 등을 발견하게 되는 아랍인들. 신비스런 마술을 연마하고 연금술사의 돌을 만들어내려는 마법사들의 모습.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연금술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들이다. 수많은 문학 작품이나 영화, 만화에서 묘사되어 왔기에 이런 모습은 솔직히 떼어내기 힘들 정도로 정형화되어 있어 왔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것이 일부(근데 일부보다는 많을 것 같다) 사기꾼들 기만과 무식한 대중들의 상상과 편견이 결합된 결과이고 화학이나 의학의 발전에 이 연금술이 공헌한 부분은 금을 만들기 위한 과정의 부산물이나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맥이 끊길 .. 2010. 7. 10.
경성 자살 클럽 전봉관 | 살림 | 2010.6.11-20 산지는 꽤 됐는데 어영부영 책장에서 돌다가 빨리 읽혀질 것 같은 책들부터 치우자 주간에 선택한 책이다. 전봉관 교수가 쓴 이 식민지 시대 관련 책은 컬렉션이 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긴 한데... 초창기 저작들에 비해 신선도나 주제의 일관성이 조금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억지스럽지 않고 적당한 무게김과 재미를 주는 책이다. 지금 우리나라 자살율이 OECD 국가 중에 최고라던가 2위라던가... 그러던데 몇십 년 전에도 자살은 적지 않았고 또 그 화제성이나 사회 파급력 역시 지금이나 그때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굳이 자살만을 예로 드는 게 아니라 이 책에서 자살과 엮여서 소개되는 사건들과 그 인물들의 관계, 그리고 이어지는 남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19.. 2010. 7. 5.
레니 리펜슈탈, 금지된 열정 오드리 설킬드 | 마티 | 2010.7.2-4 600쪽이 넘는 거~한 책인데 마감을 끝낸 금요일 밤에 불현듯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다가 새벽 3시까지 읽고, 어제 오늘까지 틈나는 대로 읽어서 사흘만에 끝을 냈다. 아마 어제 컨디션이 좋았다면 어제 끝낼 수도 있었을듯. 엄청 두껍고 또 내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장르인 인물 평전이지만 레니 리펜슈탈이는 인물 자체가 워낙 드라마틱하기 때문에 책을 손에서 떼어놓기가 힘들었다. 또 저자의, 최대한 중립적으로 접근하려는 시각과 객관성을 제공하는 다양한 자료들이 잘 어우러져서 이런 류의 책에서 흔히 발견되기 쉬운 왜곡이나 지나친 찬양 혹은 비하가 없어서 더 술술 잘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원제는 A Portrait of Leni Riefenstahl로.. 2010. 7. 4.
이슬람의 암살 전통 버나드 루이스 | 이희수 (감수) | 살림 | 2010.5.21-6.9 원제는 The Assassins: A Radical Sect in Islam로 2003년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을 산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면 상당수가 무슨 게임 얘기를 하면서 엄청 흥미진진하다는 소감들을 늘어놓기도 했고 또 옛날에 어릴 때 마르코 폴로 위인전에서 그가 중국으로 가는 여행에서 아싸신과 그 산중 노인의 얘기가 나왔었다. 정작 마르코 폴로의 얘기보다는 그 스쳐지나갔던 이 산중 노인의 전설이 내게는 왜 그렇게 흥미로웠는지. 그에 관한 내용 중에서 지금까지도 기억을 하는 게 바로 그 부분이었다. 때문에 그런 류의 뭔가 신비스럽고 박진감 넘치는 전설적인 모험담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내용은 대단히 학술적이다. 이 아싸신들의 정.. 2010. 7. 2.
아프리카 탐험 : 나일강의 수원을 찾아서 안 위공 | 시공사 | 2010.6.?-16 오늘 죽음의 마감을 겨우 끝냈다. 보람이나 재미가 있어야 나도 일하면서 즐거운데 요즘 떨어지는 일들이 너무 취향이 아니라 마감 때까지 질질 끌다가 겨우 넘기는 일의 반복이다. --; 뭔가 생산성 있는 일을 하기에는 너무 지쳤고 읽은지 한참 됐는데 정리를 하지 않은 책 감상이나 간략히 적으려고 앉았다. 아프리카인의 입장에서 보면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데 허연 놈들이 기어들어와서 탐험이랍시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며 멀쩡한 호수며 폭포 이름은 지들 맘대로 다 바꿔놓고, 야만인 취급에 무시하고 깽판 치는 것도 모자라서 노예로 잡아가 팔아 넘기더니 이제는 자기들끼리 줄 그어놓고 여기는 내 땅, 저기는 네 땅 이런 황당한 일을 당하게 된 역사지만 서구인의 입장에서는 어쨌.. 2010. 7. 2.
송학운 김옥경 부부의 나를 살린 자연식 밥상 김옥경 | 동녘 | 2010.6.17 동생의 컬렉션이다. 이 책에 관한 소개글에 빠지지 않는 게 작년인가 MBC에서 했던 다큐멘터리 의 주인공 부부 중 부인이 남편을 살린 음식들의 레시피라고 하는데, 확실히 어지간히 독한 마음을 먹지 않고선 -솔직히 목숨이 걸리지 않고선- 하기 힘든 편식이다. 현대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과도한 육식을 줄이고 제철 채소 위주의 신선한 유기농 식단으로 먹으라는 건 꽤 오래 전부터 권장되는 일이긴 한데 남편에게 효험을 본 이 저자의 선택은 일반적인 영양학 지식과 생활의 범주 안에서는 위험스러울 정도로 완벽한 채식을 지향하고 있다. 채식주의자의 등급으로 본다면 프루테리언 바로 윗 단계의 완전한 비건. 육류 가금류는 물론이고 어패류까지 모두 거부하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 2010. 6. 17.
개고양이 자연주의 육아백과 - 닥터 피케른의 홀리스틱 수의학 교본 리처드 H. 피케른 & 수전 허블 피케른 | 양현국 & 양창윤(옮긴이) | 책공장더불어 | 2010.5.?-6.13 늘 골골거리는 뽀삐양과 함께 살다보니 이런 쪽에 관심이 안 갈 수가 없다. 아는 단어보다 모르는 단어가 더 많은 영어책을 사놓고 한숨만 푹푹 쉬는 처지라 이런 책이 나왔다는 걸 알자마자 빛의 속도로 주문. 곧바로 독파를 했어야 하지만... 워낙 크기도 크고 두껍고 또 휙휙 넘길 내용이 아니다보니 시간이 꽤 걸려서 완주를 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놔서 문장이 쏙쏙 눈에 들어오고 활용하기 좋도록 편집이 잘 되어 있다. 따라하기가 쉽다는 거다. 건강한 일반적인 개나 고양부터 비만, 알레르기, 영양실조 등 다양한 증상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닥터 피케른의 다양한 생.. 2010. 6. 17.
흡혈귀 : 잠들지 않는 전설 장 마리니 | 시공사 | 2009? 2010?-6.9 인터넷 서점의 분류에는 과학 카테고리에 속해있지만 이건 나로선 납득 불가능이라 그냥 기타에 넣는다. 흡혈귀에 관한 책들이 꽤 많이 나오는데 비교적 건조하게 텍스트 위주로 풀어나간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산 지는 꽤 된 책인데... 계속 가방에서 뒹굴다가 또 책이 작다보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타나는 일을 -내 방에 4차원으로 통하는 블랙홀이 있는 것 같다. -.ㅜ- 몇번 반복하다 보니 다른 책들에게 한참 밀려서 이제야 겨우 끝을 냈다. 드라큐라로 대변되는 이 흡혈귀가 문학은 물론이고 영화, 만화 등 다양한 곳에서 매력적으로 변영되어 응용되다 보니 이제는 팬시 상품에 가깝게 일상사가 되어버린 상태라 이제는 봐도 그런가 보다~ 하지만 초딩 3학년 때던가? 드.. 2010. 6. 11.
주역과 운명 심의용 | 살림 | 2010.5.27 아예 '점'으로 풀거나, 아니면 정말 한학의 최고봉에 속하는 그 난해함의 대명사인 주역을 과연 어떻게 이 작은 책에서 풀어낼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제목에서 암시하듯 점과 가까운 어떤 운명풀이에 좀 더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나처럼 무지몽매한 독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100쪽도 되지 않는 분량에 그 심오하다는(그렇다고 함) 엄청난 철학과 사상을 다 담아낼 수는 없었겠지. 이렇게 쉽게 풀어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수의 일부를 겉핥기라도 느끼게 된다기 보다는 그냥 좀.... 가장 흔하고 비유하기 쉬운 점괘 몇개를 소개 받은 그런 정도? 책의 초반에는 개개인의 삶과 사회의 상징으로서 주역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거기서 더 논.. 2010. 6. 10.
영화로 보는 불륜의 사회학 : 자유부인에서 바람난 가족까지 황혜진 | 살림 | 2010.5.27 매년 검사 받으러 가는 병원 가는 길에 읽은 책. 올해는 큰 이상 없으니 내년에 다시 보자는 얘기를 듣고 와서 기분은 좋다. ^^ 각설하고, 제목 그대로 영화를 테마로 잡아서 우리 사회의 변천사, 특히 여성과 가족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내용이다. 이런 류의 분석이나 영화 얘기가 나올 때면 절대 빠지지 않는 자유부인부터 시작해서 내 어린 시절 정말 절실하게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를 보고 싶도록 했던 애마부인이 초두의 테마로 상당한 부분에서 다뤄진다. 덕분에 사진과 안소영으로만 알고 아직도 커튼 뒤에 숨어 있던 애마부인이 어떤 스토리였는지 알게 되어서 개인적으로는 감사. 더불어 이 에로틱의 대명사였던 영화가 엄청나게 건전한 결말로 매듭 지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살짝 놀라면서.. 2010. 6. 10.
부두교 : 왜곡된 아프리카의 정신 라에네크 위르봉 | 시공사 | 2010.5.?-24 부두교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부분 좀비와 저주 인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렇고. 기껏해야 우리의 무당이나 점쟁이 비슷한 주술사 정도가 더해지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단순화된 부두교의 이미지를 확 바꿔준다. 백인들의 가혹한 식민지 경영으로 아이티의 원주민들이 그야말로 초토화 -생물학적인 용어로 쓰자면 멸종 -_-;- 되자 그들은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대량으로 들여오면서 그 노동력 공백을 메꾸려고 시도한다. 흔히 일방적으로 백인들만의 노예 사냥으로 알고 있었던 이 노예 무역의 일부 아프리카 왕국들의 조직적인 가담이 있었다는 사실은 부수적인 충격인 동시에... 나쁜 X은 역시 자기 이득을 위해서는 동족이고 뭐고 없다는 사실과 성.. 2010.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