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636 주역과 운명 심의용 | 살림 | 2010.5.27 아예 '점'으로 풀거나, 아니면 정말 한학의 최고봉에 속하는 그 난해함의 대명사인 주역을 과연 어떻게 이 작은 책에서 풀어낼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제목에서 암시하듯 점과 가까운 어떤 운명풀이에 좀 더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나처럼 무지몽매한 독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100쪽도 되지 않는 분량에 그 심오하다는(그렇다고 함) 엄청난 철학과 사상을 다 담아낼 수는 없었겠지. 이렇게 쉽게 풀어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수의 일부를 겉핥기라도 느끼게 된다기 보다는 그냥 좀.... 가장 흔하고 비유하기 쉬운 점괘 몇개를 소개 받은 그런 정도? 책의 초반에는 개개인의 삶과 사회의 상징으로서 주역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거기서 더 논.. 2010. 6. 10. 영화로 보는 불륜의 사회학 : 자유부인에서 바람난 가족까지 황혜진 | 살림 | 2010.5.27 매년 검사 받으러 가는 병원 가는 길에 읽은 책. 올해는 큰 이상 없으니 내년에 다시 보자는 얘기를 듣고 와서 기분은 좋다. ^^ 각설하고, 제목 그대로 영화를 테마로 잡아서 우리 사회의 변천사, 특히 여성과 가족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내용이다. 이런 류의 분석이나 영화 얘기가 나올 때면 절대 빠지지 않는 자유부인부터 시작해서 내 어린 시절 정말 절실하게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를 보고 싶도록 했던 애마부인이 초두의 테마로 상당한 부분에서 다뤄진다. 덕분에 사진과 안소영으로만 알고 아직도 커튼 뒤에 숨어 있던 애마부인이 어떤 스토리였는지 알게 되어서 개인적으로는 감사. 더불어 이 에로틱의 대명사였던 영화가 엄청나게 건전한 결말로 매듭 지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살짝 놀라면서.. 2010. 6. 10. 부두교 : 왜곡된 아프리카의 정신 라에네크 위르봉 | 시공사 | 2010.5.?-24 부두교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부분 좀비와 저주 인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렇고. 기껏해야 우리의 무당이나 점쟁이 비슷한 주술사 정도가 더해지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단순화된 부두교의 이미지를 확 바꿔준다. 백인들의 가혹한 식민지 경영으로 아이티의 원주민들이 그야말로 초토화 -생물학적인 용어로 쓰자면 멸종 -_-;- 되자 그들은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대량으로 들여오면서 그 노동력 공백을 메꾸려고 시도한다. 흔히 일방적으로 백인들만의 노예 사냥으로 알고 있었던 이 노예 무역의 일부 아프리카 왕국들의 조직적인 가담이 있었다는 사실은 부수적인 충격인 동시에... 나쁜 X은 역시 자기 이득을 위해서는 동족이고 뭐고 없다는 사실과 성.. 2010. 5. 27. UFO학 인류학과의 조우 성시정 | 살림 | 20105.?-5.14 카테고리를 택하려다보니 좀 아리까리해서 이 책을 산 인터넷 서점의 책 분류를 봤더니 담당자의 태만인지 아니면 나처럼 고민하다 아예 포기를 했는지 그냥 홈> 2010. 5. 21. 플루타르크 영웅전 5 플루타르크 | 한아름 | 2010.3.5?-5.13 5권을 드디어 다 읽었다. 딱 반이 온 거고... 아마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2000년에도 여기까지 읽었던 것 같다. 따져보자면 여기까지가 복습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책을 읽는 것과 다름이 없었음. ^^ 이번 5권의 등장인물은 4권 마지막에 소개된 키몬과 짝을 이루는 루쿨루스. 니키아스와 크라수스, 세르토리우스와 에우메네스. 이렇게 세 세트의 인물인데, 이번 등장인물들의 면면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실패자들. 다들 나름 뛰어난 능력과 지략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배신 당하거나 자신의 명성을 감당하지 못하고, 혹은 더 높은 명성을 위해 달리다 무너진다. 이번 권에서는 행복한 노후와 죽음을 맞은 영웅은 하나도 없었다. 5권의 부제를 -위대한 실패자들- 이라.. 2010. 5. 21. 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 돌베개 | 2010.5.?-9 고백이랄지 자백을 하자면 신씨 성을 가진 다른 시인의 수필집인줄 잠시 잠깐 착각을 하고 구입한 책이다. 왜 그때 그렇게 생각을 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손과 머리가 잠시 유체 이탈을 하지 않았다면 결코 내 손에 들어오지 않았을 책. 하지만 이 책을 구입하는데 쓴 돈과 시간은 후회하지 않는다. 좋은 생각과 깊은 사색은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퇴색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은 무게와 보편성을 갖는다는 그 간단한 진리를 증명해주는 책이라고 해야할까. 1996년에 나온 책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지금 이 시대에 쓴 것과 같은 신선함을 간직하고 있다. 물론 우루과이 라운드 등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단어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따져보면 지금의 이 뜬구름 잡는.. 2010. 5. 10.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 사회평론 | 2010.4.11-23 올 초에 가장 화제가 된 책 중 하나. 예전이 나왔던 이런 류 서적들처럼 시중에 깔리자마자 그 회사에서 다 사서 걷어가는 일이 생길까봐 잽싸게 샀다. 하지만 괜히 품절 사태 나서 더 선전이 될까 저어했는지 이번에는 다른 책을 전사적으로 열심히 사서 베스트셀러 순위를 떨어뜨리는 쪽으로 작전을 바꿔 나온지 쫌 된 소설 하나가 어부지리로 떴다는 얘기를 출판쪽 동네 다니는 사람에게 들었음. -믿거나 말거나~- 예전에는 현대보다 더 세련되고 그나마 좀 선진적인 조직으로 인식되었는데 어느 날부터 불편함과 비리와 정경유착, 불합리의 표상으로 등장하고 있는 삼성에 대해 그 조직의 가장 깊은 곳에 있었던 사람이 자신이 보고 겪었던 일들을 세세하게 정리한 내용이다. 이 책을 .. 2010. 5. 7. 타샤 튜더, 인형의 집 - 마법 같은 작은 세상 해리 데이비스 (지은이) | 제이 폴 (사진) | 윌북 | 2010.5.6 원제목은 Tasha Tudor's Dollhouse로 1999년에 나온 책이다. 그그저께는 공연 관람, 그제는 간만에 시내에 나갔다 온데다 갑자기 들은 부고로 독산동에 문상 갔다오고, 어제 송내까지 또 자문 받으러 갔다오니까 초저질 체력이 완전 바닥이 나서 일이고 뭐고 그냥 초저녁에 뻗어서 책을 한권 반 봤는데 그중 하나가 이거였다. 컨디션 좋지 않은 날의 독서는 무조건 찜찜하거나 머리 복잡하지 않고, 그림이 많으면 장땡이라는 게 내 주장인데 그런 의미에서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 어릴 때부터 타샤 튜더의 취미 생활이었던 인형의 집에 대한 세세한 기록이다. 그녀의 코기 하우스를 축소한 것 같은 인형의 집에 사는 엠마와 새디어스 부.. 2010. 5. 7. 화장술의 역사 : 거울아 거울아 도미니크 파케 | 시공사 | 2010.5.6 오늘 회의 갔다오면서 읽은 책. 넷북에다가 오가며 읽을 자료들도 줄줄이라 책을 넣을까 말까 하고 고민하다가 내용도 크기도 무겁지 않은 걸로 골랐는데 양면 모두 만족시키는 선택이었다. 이 비슷한 주제로 화장의 역사니 허영심의 역사니 등등 몇가지 책이 나온 걸로 알고 있다. 꽤 끌리는 주제임에도 이상하게 읽게 되지는 않았다. 이 책은 100쪽 내외의 문고판이라서 부담없이 시작을 하게 됐지만 짧고 얇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가볍지 않고 상당히 흥미진진하니 재미있다. 이 책은 화장 중에서 특히 화장'술' 말하자면 기법에 포커스를 맞추고 얘기를 풀어나간다. 벽화와 엄청난 유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집트의 화장부터 잠시 화장의 침체기였던 그리스를 거쳐 다시 눈부신 화장기술의 .. 2010. 5. 6. 양화소록 강희안 | 을유문화사 | 2010.5.3 오늘 낮에 전철 안에서 읽은 책이다. 두권을 들고 나갔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가까워서 이 한권만 다 읽고 들어왔음. 저 저자인 강희안은 우리가 역사 책에서 만나던 바로 그 강희안으로 이 책은 그가 살던 당시 있던 화초며 나무들에 대한 품평과 그가 직접 키운 식물들의 특성이며 어떻게 하면 잘 키우고 월동은 어떻게 하는지 등등을 기록해 놓았다. 책의 정체성은 조선 초기의 선비가 쓴 식물 가꾸기 교본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어떤 식물은 어떤 흙과 어떤 조건을 좋아하는지는 물론, 화분에 키울 경우 어울리는 화분 종류와 월동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강희안처럼 화초 가꾸기를 즐긴 사람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지침서였을 것 같다. 하지만 한 500여년이 흐르다 보니 이.. 2010. 5. 4. 기호의 언어 : 정교한 상징의 세계 조르주 장 | 시공사 | 2009?-2010.4.28 작년부터 읽기 시작한 책인데 주로 외출용으로 활용하다보니 어영부영 밀려서 해를 한참이나 넘겼다. 일단 책이 어디론가 휩쓸려 들어가서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게 늦어진 가장 큰 원인이기도 했지만 그다지 쉽게 읽히는 내용은 아니다. 그림이나 언어 등의 각종 상징 체계와 기호에 대해 풀어놓은 책이라는 게 초간단 요약이겠지만 그렇게 간략하게 정리하기에는 참으로 복잡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원시 시대의 벽화부터 고대, 중세, 근대의 각종 그림이나 기록들,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기호인 문자와지도-지도가 기호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인지했음-에 이르는 그 복잡다단한 내용들을 서양에 크게 치우치지 않고 다른 문화권까지 다 담으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 2010. 4. 29. 세밀화로 그린 건축 일러스트 백과 유병용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0.4.25 오랜만에 제대로 골골대던 주말이라 먹고 자고를 무한반복. 정말 자고 또 자고 그러다 틈 나면 책보고를 반복했더니 조금 살 것 같았는데.... 오늘 또 마감 지옥을 거치니까 다시 방전. 급한 수정 하나가 넘어와서 빨리 해줘야하는데 쳐다보기도 싫어서 딴짓 잠깐 하려고 앉았다. 저 위 문단은 아마 저 책을 다 읽은 날이나 그 다음날에 쓴 글이고 오늘은 4월하고도 28일. 저녁 약속을 펑크내려고 하다가 좀 살 것 같기도 하고, 회의 말고 외출이란 걸 하고 싶어서 몸을 일으켜서 나갔다 들어와서 자기 전에 밀린 책 감상문 하나는 처리하려고 앉았음. 세밀화라는 제목을 부칠 자격이 있는 섬세한 우리 건축물에 대한 그림이다. 사진으로 놓치기 쉬운 목조 건축물의 짜임.. 2010. 4. 29.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