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633 나치의 자식들 노르베르트 레버르트, 슈테판 레버르트 | 사람과사람 | 2008.3.6 마감에 마구 후달리면 현실도피를 하고 싶어지는 병이 도졌다. 열심히 자료를 보면서 구성안을 짜내야 하는 시간이건만 그냥 딴짓이 하고 싶어서 새로 도착한 책 중 제일 만만해 보이는 이 책을 골랐다. 1950년대 후반 노르베르트 레버르트라는 저널리스트가 나치 지도층의 자녀들을 취재해 남긴 기록과 40년 뒤 아들 슈테판이 다시 그 자녀들을 취재한 기록이 한권의 책으로 묶여있다. 40년의 시차를 두고 나치 최고위층 자녀들의 삶과 아버지에 대한 시각을 취재해 정리한 것으로 그들의 삶도 삶이지만 그동안 알고 있었던, 모범적인 전범 처리의 상징 독일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내게는 더 강렬했다. '과거 타령은 이제 그만 해라. 그동안 충분히 .. 2008. 3. 6. 2월에 읽은 로설들 뜨문뜨문 읽던 시기라면 독립적인 감상문을 썼겠지만 왕창 읽다보니 만사가 귀찮다. 다들 자기 복이려니 하고 괜찮았던 것들만 간단히 느낌 정리~ 소꿉친구 / 나인 주인공들의 연령대를 낮춘 전형적인 나인 작가표의 청춘 로맨스. 싸움짱에 부자에 공부 잘 하고 엄청 잘 나가는 1등 남주가 별 볼 일 없는 동급생 여주에게 목숨을 거는 학원물의 전형적인 구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재미있게 봤다는 데 의의를 두겠음. 다시 읽는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한 자리에서 후루륵 다 읽어버릴 정도로 몰입도도 높았고 남주, 여주의 그야말로 소꿉놀이 수준의 연애사는 귀여웠다. 그 나이 또래 애들이 보면 두근거리면서 많은 환상을 가질 듯. 세븐틴 / 이상원 이상원 작가의 글 치고는 굉장히 담백하고 순.. 2008. 3. 3. 시와 그림으로 읽는 중국 역사 이은상 | 시공사 | 2007.?-2008.2.29 작년에 읽기 시작했다가 책장 정리하면서 등뒤에 있는 책꽂이에 꽂아놓고 아예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고 있었던 책이다. ^^; 얼마 전에 책장들 뒤집으면서 다시 찾아내서 미용실 간 김에 앉아서 깔끔하게 마쳤다. 제목도 굉장히 땡기고 평도 좋아서 가능하면 이 출판사 책은 구입하지 않는다는 원칙마저도 포기하고 구입한 건데 일단 돈을 제대로 써서 만든 느낌이 난다. 제목에 '그림'을 넣어놓고 그림이 적거나 흑백으로 하면 뭔가 사기당한 것 같은 굉장히 껄쩍지근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풍부한 도판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보는 즐거움이 가득이다. 시도 번역이 되어 있어서 대충 무슨 내용인지 감을 잡게 해주는 것도 또 다양한 예문은 저자의 풍부한 상식과 공력을 보여줘서 풍성.. 2008. 3. 1. 법률사무소 김앤장 - 신자유주의를 성공 사업으로 만든 변호사 집단의 이야기 임종인, 장화식 | 후마니타스 | 2008.2.22 오늘 미용실에 앉아서 잽싸게 읽은 책이다. 90년대부터 언론에서 간간히 언급된 법무법인 (이 아니라고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으로 후진적인 한국에서 법률시장 개방이 됐을 때 그나마 토종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지켜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진적인 법률 사무소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물론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국가적인 뻘짓과 재벌 비리에 빠짐없이 등장한 덕분에 그 이미지는 희석이 됐지만 이 정도까지인줄은 정말로 몰랐었다. 직업상이긴 하지만 그나마 사회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갖고 뉴스의 행간과이면을 열심히 보는 편에 속하는 내가 이 정도면 무관심하거나 90년대의 세뇌에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일지 솔직히 두렵다. 이 책은 임.. 2008. 2. 22. 한국의 시체 일본의 사체 - 한일 법의학자가 말하는 죽음과 주검에 관한 이야기 문국진, 우에노 마사히코 | 해바라기 | 2008.2.20 요즘 취미 생활한답시고 너무 쥐어짜는 것 같아서 재충전하는 의미에서 골랐다. 꽤 오랫동안 보관함에 넣고 눈독만 들이다가 최근에 구입을 했는데 딱딱할 것 같다는 선입견과 달리 굉장히 술술 쉽게 읽힌다. 그렇다고 내용이 없어 허무한 그런 책도 아니었고. 대화체가 갖는 말랑말랑함에 얹혀 살벌하고 딱딱할 수 있는 법의학이 쉽고 재미있게 전달이 됐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책을 기획할 때 내용과 함께 그 전달의 방법론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음. 내용은 한국 법의학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문국진 박사와 일본에서 비슷한 위치에 있는 우에노 마사히코라는 두 법의학자가 사흘에 걸쳐 나눈 대화 내용이다. 둘의 전공이 법의학인 만큼 대화는 검시.. 2008. 2. 21. 아발론 연대기 3 - 호수의 기사 란슬롯 장 마르칼 | 북스피어 | 2008.1.15?-2.16 원제는 Le Cycle du Graal: Lancelot du Lac tome 3 1993년 작이다. 화장실용이라 그런지 한달에 한권의 속도로 읽어나가는 것 같다. 이대로라면 여름 즈음에 다 읽지 싶은데... 이런 류의 연작 모험담이 화장실에서 읽기는 딱인 것 같다. 3권의 주인공은 아더왕 이야기에서 가장 인기도 많고 말도 많은 히어로인지 안티 히어로인지 구분하기 힘든 호수의 기사 란슬롯이다. 아버지의 왕국이 멸망하고 아기 때 멀린의 아내이자 제자인 호수의 부인 비비안의 손에 성장하고 기사로서 인정받기 위한 모험길에 오른다. 만약 기네비어를 만나지 않았다면 다른 원탁의 기사들처럼 모험을 즐기다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결혼하는 평온한 인생을 살 수 있었.. 2008. 2. 16. 망명 음악, 나치 음악 - 20세기 서구 음악의 어두운 역사 이경분 | 책세상 | 2008.2.15-16 어제 머리 자르러 미용실에 갈 때 시간 떼우기 용으로 잡은 얇은 문고판 책. 200쪽 내외의 얇은 책이라 가벼운 소일거리고 잡았는데 쉽게 읽히는 동시에 내용이 굉장히 알차서 즐거운 독서였다. 히틀러 집권을 전후해서 독일을 떠나 프랑스, 미국으로 떠난 음악가들과 작곡가들에게 대한 단편적인 정보는 갖고 있었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그들의 망명 계기와 성향을 조목조목 정리해놓은 책은 처음이었다. 더불어 독일에 남은 음악가들에 대한 정보과 그들의 활동에 대한 건 푸르트뱅글러와 카라얀에 대한 단편적인 편린을 제외하고 거의 알지 못했던 내게는 거의 획기적인 내용이었다고 하겠다. 특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베베른, 칼 오르프의 행적. 슈트라우스와 얽혀 안익태에 대한 연구가 .. 2008. 2. 16. 명나라시대 중국인의 일상 제롬 케를루에강 外 | 북폴리오 | 2008.2.7-10 원제 La Vie Des Chinois Au Temps Des Ming로 2003년에 프랑스에서 나온 책이라고 한다. 라루스 일상사 시리즈 중 하나로 사실 이 책을 가장 기대했는데 국내에 번역된 세권 중에서 가장 별로다. 지금은 잊혀진 디씨 용어를 쓰자면 거의 뷁에 가까운 수준. 프랑스인 저자가 어떻게 명,청대 중국 사회를 이해하고 또 그걸 같은 문화권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하려고 했는지 다른 시각에서 설명을 바라보는 재미는 있다. 이 책에 간간히 등장하는 조선이라는 이름과, 우리 국사에서 배운 것과 다른 시각에서 쓴 조선에 대한 시각도 씁쓸하지만 읽어둘만 했다. 또 중국인이 쓴 중국 역사가 아닌 만큼 약간 뜬구름 잡는 설명이며 모호한 어휘들은 중국.. 2008. 2. 10. 장미와 씨날코 - 1959년 이기붕家의 선물 꾸러미 김진송 | 푸른역사 | 2008.2.6-7 한 2년 전에 샀던 책인 것 같다. 책상 아랫쪽 책장에 꽂아둔 바람에 존재 자체를 잊고 있다가 불현듯 떠올라서 가볍게 독파.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 이후 탄탄한 글을 쓰는 작가로 내게 각인된 김진송씨의 새책이라서 당시 망설임없이 책을 골랐고 또 이기붕이라는 이름과 특이한 제목도 구매욕구를 자극했던 것 같다. 책을 읽기 전부터 도대체 저 씨날코가 뭘까 하는 의문을 가졌는데 당시 부유층들이 즐기던 독일 라이센스의 고급 음료수라고 한다. 이기붕의 집에는 꽤 자주 들어왔던 선물 목록 중 하나였고. 책에 대한 감상을 정리해야 하는데.... 이 책을 쓰면서 저자인 김진송씨가 엄청나게 고민을 하고 당연한 결론을 피하기 위해 노력을 했던 것처럼 책에 대한 단상을 정리하는 나도.. 2008. 2. 8. 역사를 훔친 첩자 김영수 | 김영사 | 2008.1.29-2.3 길을 다니면서 역기 운동을 할 생각이 아닌 한 괴벨스를 외출용으로 들고 나간다는 건 한마디로 미친 짓이라 중간에 외도(?)한 책이다. 작고 적당한 두께에 술술 넘어갈 스타일의 책이라서 선택. 이 출판사에서 표정있는 역사라고 하는 시리즈물로 내놓는 모양인데 고려로 시집 온 몽고공주들의 얘기도 그렇고 이 책도 꽤 읽을만하다. 첩자라는 테마로 우리나라 삼국시대를 중심으로 중국의 첩자까지 묶어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왜 조선과 고려는 없냐는 질문을 할 것 같은데 -나도 했다- 역사에 남은 기록도 없고 또 조선은 알다시피 지극히 내부집중적이고 폐쇄적인 국가다보니 해외를 상대로 한 조직적인 첩자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내부에서는 정적 견제용으로 은근슬쩍 했을지 모르.. 2008. 2. 3. 괴벨스, 대중 선동의 심리학 랄프 게오르크 로이트 | 교양인 | 2008.1.26-2.2 원제는 Goebbels로 1990년에 나온, 꽤 된 책임에도 세월의 흔적을 그다지 느낄 수 없는 꼼꼼함과 참신함이 있다. 아마 이건 괴벨스와 나치, 히틀러가 권력의 정점으로 향해 가던 그 시대의 분위기와 지금 한국땅의 모습이 소름 끼치게 흡사하다는 것이 이유가 아닐까 싶다. 2006년에 한참 2차 대전과 히틀러, 나치 관련 책들을 읽을 때 구입했는데 장장 1055쪽이나 되는 방대한 분위기와 두께에 눌려서 훌훌 몇장 앞뒤로 넘겨보고 아예 읽을 엄두를 못냈었다. 그러다가 특집 끝나고 좍좍 쥐어짜인 내 뇌에 뭔가 좀 쑤셔넣어줘야할 것 같아서 작심하고 선택했다. 그리고 이 독일인들의 모습이 현 당선자 일당들의 행보와 겹쳐진다는 점도 선택에 작용을 했던.. 2008. 2. 2. 사로 잡힌 숨결 이서형 | 신영미디어 | 2008.1.29 어제 편집자 만나서 선물받은 (= 삥뜯은. ^^ 원하는 책이 있냐고 물을 때 서슴없이 요구.) 책이다. 사려던 책을 선물 받으면 괜히 돈 굳는 것 같아서 기분이 배가 됨. 이 책은 컨디션이 별로일 때 만났더라면 아마 괜찮았다는 기록만 남기고 리뷰를 패스했을 것 같다. 내용이 재미없다거나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굳이 이 소리 저 소리를 덧붙일 필요가 없는 전형적인 이서형 작가표 글이기 때문에. 내가 이전에 끄적여놨던 이 작가 작품들에 대한 찬사와 아쉬움이 그대로 반복될 것 같아 세부적인 부분들은 생략하고 느낌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초기작이라고 하는데 수정을 잘 했는지 어설픔이 거의 없다. 남주가 연하라는 걸 제외하고 지나치게 전형적인 할리퀸 구도라는 건데 .. 2008. 1. 30.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