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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개척시대 아메리카인의 일상 필리프 자캥 | 북폴리오 | 2007.11.?-4 우리나라에 발행된 라루스 일상사 시리즈 3권 중 하나로 원제는 La Vie Pionniers Au De La Conquete De L'Ouest. 이 시리즈 중 파라오 시대 이집트인들의 일상이 좀 많이 실망스러워서 구입을 안할까 했는데 언제던가 세일을 하는 바람에 약간은 충동구매를 했다. 결론을 얘기하라면 꽤 만족.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는데 프랑스쪽의 저술이다 보니 꽤나 객관성을 갖고 있어 앵글로 색슨 미국인의 입장에서 서술된 서부사를 볼 때 늘 갖는 그런 찝찝함과 껄끄러운 감정이 적다. 반대로 초원의 집을 읽으면서 가졌던 서부생활에 대한 약간의 낭만과 개척시대의 따뜻함의 환상이 모조리 씻겨 내려가는 부작용이 있다. 청교도적인 도덕관과 검.. 2007. 11. 4.
앤틱 가구 이야기 - Antique Furniture 최지혜 | 호미 | 2007.10.?-11.3 장마 가운데 햇살 나듯 아주 잠깐 한가한 요 며칠을 틈타서 읽다만 책들을 열심히 치워주고 있다. 이건 비교적 최근에 시작한 책이니 중단된 독서의 연장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지만. 너무 딱딱한 책들은 팔리지 않는 때문인지 '000 이야기'라는 제목이 꽤나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야기라는 제목이 붙은 책들의 상당수가 술술 읽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이야기'로 묶기에는 조금은 묵직한 내용들이다. 책 서두에 추천문을 써준 미술사학자는 '이 책은 수집가를 위한 앤틱 입문서가 아니다' 라고 했지만 내가 볼 때 이 책은 철저하게 수집가 혹은 예비 수집가를 위한 입문서이다. 초보자들에게는 뜬구름 잡게 만드는 말로만 하는 설명이 아니라 다양한 사진 자료들이 있.. 2007. 11. 4.
도교의 신과 신선 이야기 - 옥황상제에서 서왕모까지 구보 노리타다 | 뿌리와이파리 | 2007.여름?-11.2 무지 쉽게 읽힐 것 같은 제목과 달리 상당히 딱딱하고 만만찮은 사전 형식의 구조를 가진 책이다. 시작은 여름 끝자락에 했던 것 같은데 책장이 넘어가지 않아 어영부영 밀리고 바빠지는 바람에 묻혀 있다가 오늘 분당에 갔다오는 길에 완독. 워낙 도교의 일파가 다양하고 또 신과 신선들에 대한 이설들이 많은데, 그걸 한권에 담으려다보니 각기 내용이 상당히 짤막짤막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알아야할 신들은 대충 다 훑어주고 있다. 또 중국의 도교 전반에 대해서 기본적인 가닥 정리도 이 책을 통해서 가능할 것 같다. 각기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도교 신들의 계보와 그 역할에 대해 1차적인 정리가 되는 느낌. 그리고 책 중간과 말미에 표 형식으로 신들의 이름, 역할.. 2007. 11. 2.
궁중음식과 서울음식 한복려 | 대원사 | 2007. 여름?-10.21 컬러인쇄니 할 수 없겠지만 이런 류의 문고판으로는 가격이 높아, 가격 대비 내용이 좀 부실하다고 생각하는 빛깔있는 책들 시리즈 중 한권. 얘네들은 가볍게 한권을 더한다기 보다는 좀 고민을 하면서 구입을 하게 되는 책이다. 궁중과 상류계층의 음식문화 전반에 대해 알고 싶다는 의도로 선택을 했는데 책의 초반부는 내 의도에 부합하는 듯 했다. 하지만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궁중음식 조리법이다. -_-; 굳이 분류를 하자면 여러가지 학술적인 설명이 붙은 요리책에 더 가깝다고 해야할까? 물론 꽤 쓸만하거나 한번쯤 해보고 싶은 요리도 있지만 음식문화의 배경과 전반적인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약간은 실패한 선택이라고 해야겠다. 완성된 음식들의 사진들이 .. 2007. 10. 23.
번역과 일본의 근대 최경옥 | 살림 | 2007.10.21 이 살림 시리즈의 책은 내용도 괜찮지만 3천원 내외의 가격 때문에 무료배송이나 적립금을 받는 그 어정쩡한 액수에 걸렸을 때 액수를 채워주는 역할로 정말 딱이다. 이 번역과 일본의 근대 역시 좀 더 오랫동안 내 보관함에 있을 운명이었지만 추가 적립금에 눈이 멀어 장바구니로 이동. 책에 대한 느낌은... 뭐랄까. 좀 살림 문고 치고는 딱딱하다? 요약 다이제스트본이라기 보다는 두툼한 책의 한 챕터를 읽은 느낌이다. 좀 시작도 결론도 없이 몸통만 만난 그런 기분. 굉장히 아는 것도 많고 식견도 있는 저자이나 제목과 어울리게 묶는 그런 가벼운 정리는 좀 덜 한 것 같다. 그래도 한국어 안에 살아있는, 일본에서 건너온 해외 번역어에 대한 인식을 하게 된 계기가 됐고 또 이 얇.. 2007. 10. 23.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석유시장 쟁탈기 레너드 위벌리 | 뜨인돌 | 2007.9.21 외전을 제외하고 마지막 시리즈다. 원제는 The Mouse That Saved the West 로 3편 이후 12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1981년에 나왔다. 이제는 책이 아니라 매체로도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일들이 조금은 있는 시대기 때문인지... 아니면 작가 특유의 위트가 무뎌지는 건지 앞서 3편에 비해서 재미는 좀 떨어진다고 느꼈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감상이니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른 것이고. 산유국들의 원유가격 인상으로 시작된 에너지 파동은 산골짜기에 있는 그랜드펜윅에까지 미쳐서 겨우 20세기에 편입했던 이 나라는 전기며 자동차가 다 끊어져버린다. 더운물 목욕을 인생 최고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마운트조이 백작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2007. 9. 22.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 레너드 위벌리 | 뜨인돌 | 2007.9.21 원제는 The Mouse on Wall Street로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률한 1969년 탄생. ^^ 앞서 1962년에 그랜드펜윅에서 달에 유인 우주선을 착륙시켰는데 미국이 뒤늦게(?) 성공한 해에 그랜드펜윅은 이제 월스트리트를 공략해 또 다시 미국을 홀라당 뒤집어 놓는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1편에서 미국을 점령한 그랜드펜윅은 배상으로 그랜드펜윅산 와인맛 껌을 미국에 무관세로 판다는 조약을 맺는다. 껌회사에 특허와 판권을 넘기고 지분을 받기로 한 이후 10년이 넘게 까맣게 그 사실을 잊고 살았는데 드디어 흑자를 낸 껌회사가 배당금 100만불을 보내면서 평화로운 자급자족국가 그랜드 펜윅이 또 홀라당 뒤집어지는 것. 화근덩어리인 돈을 사라지게 할 막중.. 2007. 9. 22.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달나라 정복기 레너드 위벌리 | 뜨인돌 | 2007.9.21 원제 The Mouse on the Moon 로 1962년에 출판됐다. 외전격으로 아직 번역이 되지 않은 한권을 제외하고 원작자가 쓴 순서대로라면 그랜드 펜윅 시리즈 2권에 해당하는데 그다지 납득이 가지 않는 이유로 한국에선 시리즈의 3편이 2편으로 먼저 출간되고 이게 그 다음에 번역되어 나왔음. 책 말미에 번역자의 변이 있으니 그 이유는 그걸 보고 각자 납득을 하던가 말던가 하면 되고... 몇년 전 황당하게 미국을 점령했던 그랜드 펜윅 사람들이 다시 잊혀질 무렵 중세에 머물고 있는 펜윅성에 온수가 공급되는 상수도 시설 설치를 위해 마운트조이 백작이 우주 개발에 뛰어들겠다는 이유로 미국에 차관을 요청한다. 그의 속셈을 눈치챈 미국에선 역시 정치적인 계산으로 .. 2007. 9. 22.
번역과 번역가들 쓰지 유미 | 열린책들 | 2007.9.?-15 원제는 世界のほんやくしゃたち 로 1995년에 나온 책이다. 지금 번역가 관련 다큐멘터리를 하지 않았다면 절대 내가 읽지 않았을 책이다. 황석영 편 구성안 짤 때 너무 풀리지 않아서 좀 더 넓은 시야로 접근하면 어떨까 싶어서 구입한 일련의 번역 시리즈 중 한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나쁘지 않다. 스스로 번역자인 쓰지 유미라는 저자가 자신이 만난 번역자들에게서 각자의 번역작업과 어려움, 번역자가 된 과정과 동기 등 상당히 개인적인 내용을 취재해 엮은 책으로 일단 읽기가 쉽다. 번역자 개개인이 길어야 10쪽 내외로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해 들려주는 형식때문이기도 하지만 막연히 알고있던 번역자의 작업과 나름대로 독특한 그들의 배경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지만 .. 2007. 9. 15.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2007.9.?-12 먹먹함. 책을 읽고난 내 감정은 이 단어로 요약이 되겠다. 사람에 따라 건드려지는 감정선의 차이가 있겠지만 내게는 그 건드려지는 깊이가 아주 깊고 넓은... 후유증이 많이 남는 소설이다. 처음 읽어나갈 때는 엄마의 말뚝을 반복해 읽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초반부는 엄마의 말뚝과 거의 쌍둥이에 가까울 정도로 흡사하다. 하지만 엄마의 말뚝에서는 세련되게 치장하고 문학적으로 정제됐던 부분들이 이 싱아~에서는 날 것에 가깝게 드러난다. 그녀의 기억 속에 남아 묘사되는 1930년대부터 한국 전쟁 당시의 서울과 개성의 모습. 그녀가 겪었던 그 유년과 소녀 시절의 기억들. 분명 나와 접점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족사와 감정선들이 참을 수.. 2007. 9. 12.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레너드 위벌리 | 뜨인돌 | 2007.9.1 그랜드 펜윅 시리즈 1권으로 원제 The Mouse that Roared. 1953년에 나온 책이다. 난 돈까밀로 신부님과 같은 류의 뭔가 가볍게 읽을 풍자소설류를 좋아한다. 하지만 ㅈㅅ일보 만평과 같은, 나와 정치색이 전혀 맞지 않은데다 수준까지 낮은 풍자에는 돈을 쓰고 싶지 않은 고로 원하는 수준의 글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나의 오랜 갈증을 화끈하게 풀어주는 수작. 50년이 지난 글이고 당시의 냉전정치상을 나름대로 세밀하게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낡거나 구닥다리로 느껴지지 않는다. 한편의 잘 짜인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듯한 유쾌한 웃음. 소설에서 확실한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뭐 이런 유치뽕이냐!'라는 분노를 자아.. 2007. 9. 3.
오래된 정원 황석영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07.8.? 가능한 피하던 한국문학 읽기가 또 시작됐다. 픽션만큼은 가볍고 말랑말랑하니 순간을 즐기지 내 감정이나 생각을 건드리지 않도록 피하면서 살고 있지만 생업님을 무시할 수는 없는 관계로 오랜만에 동시대의 순수문학 읽어주기. 80년대에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잡혀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을 하던 오현우라는 남자가 18년만에 출소한다. 그에겐 도피 막바지에 그를 숨겨줬던 한윤희라는 여인이 있었다. 그리고 돌아온 그를 기다리는 건 3년 전에 죽은 그녀가 죽기 전에 보낸 편지. 그녀와 함게 도피해 살았던 갈뫼라는 곳으로 간 그는 둘이 함께 살았던 집에서 한윤희가 남긴 그림과 공책을 발견한다. 그 공책에 적힌 건 둘이 함께 살았던 시절의 불안하면서도 행복했던 기억과 그가.. 2007.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