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636 상상력의 세계사 뤼시앵 보이아 | 동문선 | 2006.7.14-28 250쪽 정도에다 크기도 작은 책인데 장장 2주에 걸쳐 읽었다. 진상에게 시달리느라 -아직도 시달리고 있다. ㅠ.ㅠ- 심신이 피폐한 탓도 있지만 그냥 가볍고 만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란 게 가장 큰 이유. 예전에 아주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덤볐다가 큰코 다쳤던 나무의 신화처럼 이 책은 가벼워 보이는 제목과 달리 철학과 역사 전체를 꿰뚫는 독특한 시각을 갖고 읽기를 요구한다. 사실을 씹어서 잽싸게 내 것으로 잘 정리하는 데는 강하지만 깊이 생각하기가 필요한 글에는 아주 쥐약인 내게는 상당히 버거운 내용이다. 그렇지만 다 읽고 난 다음의 만족감은 상당히 있었음. 물론 한두번은 더 읽어야 이 텍스트의 시각에 대한 이해가 되겠지만. 내용은 요약 불가능이다.. 2006. 7. 30. 뜻밖의 음식사 - 흔한 재료, 흔치 않은 이야기 김경훈 | 오늘의책 | 2006.7.?-20 아마 이 책의 저자가 뜻밖의 한국사를 쓴 사람이란 걸 미리 알았더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책이다. 깊이가 얕은 걸 제외하고 오류가 있는 내용을 쓴 사람의 책을 또 사는 건 좀 위험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고로... 그렇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사전 지식이나 편견없이 구입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포커스를 음식이라는 것으로 좁혀놔서 그런지 좀 평범한 얘기들의 연속이었던 이전의 책과 달리 내용의 참신함이나 깊이가 꽤나 있었다. 씹어먹을 것이 많은 음식이라고나 할까...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먹어왔던 재료들, 그리고 비교적 가까운 때에 만나게 된 고추며 양파 같은 재료들까지 많은 얘기들이 다양한 근거 자료와 그림과 함께 제시가 된다. 읽기도 편하고 쉬우면서.. 2006. 7. 30. 식민지 지식인의 개화세상 유학기 김원극, 노정일, 박승철, 현상윤 (지은이), 김진량, 서경석 (엮은이) | 태학사 | 2006.6.30-7.? 별 기대없이 잡은 책인데 의외로 괜찮았다. 192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일본, 미국, 유럽으로 유학 간 행운의 젊은이들. 국비 유학생으로 간 김원극과 여유있는 집안 출신으로 보이는 박승철을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 노정일과 현상윤은 상당히 고생스런 유학 생활을 한 걸로 보이는데 그 각각의 생활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나있다. 미국에서 고학과 장학금, 그리고 상대적인 행운 덕분에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었던 노정일의 유학 생활은 당시 미국 사회와 그때도 미국에 많았던 한국 유학생과 이민자들의 모습까지 알 수 있는 일종의 사회학적 기록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힘든 유학은 사실 1970년.. 2006. 7. 17. 동식물에 관한 상식의 오류사전 - 266가지 흔한 오류들 울리히 슈미트 | 경당 | 2006.5.16-6.23 원제는 275 populare Irrtumer Pflanzen und Tiere. 2002년에 나온 비교적 최근의 책이다. 지금도 책을 읽을 때 내가 읽고 있는 지금과 초판이 나온 때가 몇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면 최신 정보를 만난다는 느낌에 괜히 뿌듯해진다. ㅎㅎ;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나온지 50년, 60년 된 낡은 책의 번역본들을 읽으며 나 혼자 오류를 정정해 나가던 때의 버릇인지... 이런 류의 가벼운 과학 서적을 즐기는 동생의 컬렉션. 나라면 빌려 읽거나 통과했을 책인데 흐름에 상관없이 읽을 거리를 찾다가 집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찔끔찔끔 읽다가 지난 주에 미용실에 간 김에 다 끝을 냈다. 미용실이라는 장소는 기차, 비행기와 함께 독서에.. 2006. 6. 30. 문장강화 이태준 | 범우사 | 2006.5.26 - 6.30 옛날 삼중당 문고 크기에다 180여쪽의 작은 책인데 한달을 넘게 끌었다. 핸드백 안에도 쏙 들어갈 사이즈다 보니 작은 핸드백을 들고 나가는 날 읽으려고 아끼려다 이리 된 것 같음. 난 소위 지침서 종류는 회고담 내지 수필, 시집만큼이나 싫어한다. 회고담 기타등등은 일 때문에 억지로라도 읽지만 삶이건 뭐건 지침서류에 쓸 돈이 있으면 차라리 아이스크림을 사먹겠다는 인생관으로 사는 인간이 바로 나. ^^;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요즘 우후죽순처럼 쏟아져나오는 글쓰기 방법론에 대한 탐구보다는 이태준이란 인물에 대한 호기심 때문. 조선 문학계의 천재 중 한명이라는 이 글 잘쓰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글을 모범적이라고 보는지, 그는 어떤 방식으로 글을 써내려 갔.. 2006. 6. 30. 신여성 연구공간 수유+너머 근대매체연구팀 | 한겨레출판 | 2006.6.16-23 키치풍으로 특이하다고 해야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참 촌스럽다고 해야하는... 유행은 돌고 돈다는 걸 실감하면서 고른 책. 신여성이라는 과거의 여성 잡지에 대한 호기심이 이 책을 잡게 했고, 실상 그 잡지의 영인본을 기대했지만 나름대로 액기스만 모아놓은 정리본이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제본이나 종이질도 좀 그렇고 글의 얼개나 밀도에 실망이 살짝 몰려왔다. 가격대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읽어나가면서 17000원(난 할인받아서 15000원 정도에 구입)을 넘지는 못해도 그 정도 돈값은 대충 한다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이런 팀작업의, 여러명의 저자가 있는 책들은 자칫하면 중구난방에 연결성이 없는 글이 나오기 쉬운데 스터디의 결.. 2006. 6. 30. 세계의 대도시 - 비엔나 데이비드 프라이스-존스 / 한국일보 타임-라이프 / 2006.6.19-21 옥션에서 10권 합쳐 3만원 주고 산 책. ^^V 이 맛에 옥션을 헤매고 다닌다. 학교 도서관에서 보고 침만 질질 흘리던 전집들을 당시 한권 살 가격으로 팍팍 사들이는 즐거움이라니~ 가장 먼저 비엔나를 잡았다. 오스트리아에 대한 정보가 국내엔 정말 참담할 정도로 없어서 아마존을 이용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이 책 덕분에 따로 돈 쓸 필요없이 웹서핑만으로 대충 해결이 될 것 같다. 데이비드 프라이스-존스라는 저자는 단순한 여행기나 도시 탐방기가 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역사, 생활상, 음악, 미술과 건축까지. 다각도로 훑으면서 정말 멋지게 풀어나가고 있다. 다방면으로 해박한 지식을 밑바탕으로 깔고 있을 때 비로소 쉽고 재미있는 .. 2006. 6. 21. 식민지 조선의 일본인들 - 군인에서 상인 그리고 게이샤까지 다카사키 소지 | 역사비평사 | 2006.6.2-16 원제는 植民地 朝鮮の 日本人. 2002년에 일본에서 나온 책이라고 한다. 종이는 질이 좋아 빳빳하니 두껍고 책은 참고 자료 등등을 다 빼면 역자 후기까지 합쳐도 200쪽인 얇은 책임에도 참 읽히지 않았다. 내용이 재미 없었다거나 번역이 엉망이었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인이 멀쩡한 제 정신으로 3자 입장에서 읽어나가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내용이다. 인문 서적 읽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감정적인 자극에서 멀다는 건데 이 책은 읽는 내내 괴로웠다. 그렇다고 작가가 의도하고 자극을 주려고 한 것도 아니다. 보통 이런 류의 서적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작가의 사관과 사상이 강하게 표출되기 쉬운데 다카사키 소지는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감정을 배제하고 .. 2006. 6. 17. 세계명화의 수수께끼 드림프로젝트 (지은이), 이강훈(그림)| 비채 | 2006.6.15-16 제목과 책 소개를 보고 딱 꽂혀서 초고속으로 구입. 그러나... 기대했던 것만큼의 만족도는 없다. 명화에 얽힌 아주 흥미진진한, 그리고 새롭게 발굴되는 최신 정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학적이거나 미술사, 혹은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코드를 파헤친 것오 아닌... 그냥 대충 어디선가 들어보고 알고 있던 얘기들의 반복이다. -_-;;; 이 정도 수준이라면 차라리 만화 갤러리 훼이크를 열심히 보는 게 10배는 더 낫다. 한 2시간 정도의 기차 여행 같은 것에 가벼운 시간 떼우기로 추천해볼까 미술에 관한 짜릿하고 흥미로운 지식 탐구로는 비추. 명화 원화가 아니라 다른 화가를 써서 일러스트 식으로 내용에서 짚어주는 그림의 포인트를 강.. 2006. 6. 17. 의지 Go 의지 Come 휘은서 | 샤인북 | 2006.6.14~15 집들이 갔다가 주인집 책장에서 쓸어온 책. ^^; 뭔가 가볍게 읽고 싶어서 선택했는데 훌륭한 선택이었다. 어찌보면 뻔~~~한 내용이다. 무뚝뚝하고 외모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여주. 완전 바람돌이 남주. 그런 무뚝뚝함이 신경 쓰여서 꼬시고 여자는 결국 넘어가고. 처음 느끼는 사랑이란 감정에 달아난 남자와 힘들어 하다가 극복하려는 여자. 뒤늦게 정신차린 남주가 돌아와 빌고 온갖 난리 블루스를 친 끝이 해피 엔드. 그 비슷비슷한 내용도 누가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재밌어~~~가 될 수 있고 이런 폭탄을 맞다니!!!! 하면서 던져버릴 수가 있는데 이 작가는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풀어가는 재주가 있다. 억지로 웃기려는 게 아니라 전개 방식과 문장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이 .. 2006. 6. 17. 히틀러 최후의 14일 요아힘 페스트 | 교양인 | 2006. 5.27-6.2 이런저런 이유로 요즘 2차 대전사와 1940년대에 관한 책읽기에 몰입중이다. 배달된 책 중에서 비교적 얇았다는 게 빨리 선택한 이유. ^^; 거기에 비해 괴벨스는 베개로 써도 충분한 두께다. ㅠ.ㅠ 이 책의 저자가 밝혔듯, 베를린에 진주한 소련군의 조직적인 증거와 증인 말살 -이유는 모르겠음. 히틀러보단 좀 덜했지만 역시나 피해망상증인 스탈린의 병적인 비밀주의 때문이 아닐까 혼자 추측중- 때문에 상당히 오랫동안 히틀러의 최후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없었다. 나만 해도 꽤 최근까지 소련군에 의해 날조된 히틀러 시신의 사진을 진짜라고 믿고 있었고, 그 다음엔 히틀러의 시체는 추종자들의 집결지나 성역이 될 걸 걱정한 소련군에 의해 소련 영토로 옮겨져 모처에.. 2006. 6. 2. 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1,2 권 두권으로 구성된 조선의 생활사 서적. 생활사 등 미시사 시장이 커지면서 내가 역사책 읽기를 시작하던 어릴 때와 달리 한국을 대상으로 한 읽을만한 책들이 많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분야도 다양해지고 깊이나 시각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역사 읽기를 취미로 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고마운 일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딴지부터 거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그게 조선에 많이 몰려있다는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지만... 소설도 아니고 역사라는 한계를 놓고 볼 때 자료가 비교적 풍부한 조선이 주무대가 도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시차를 두고 1권과 2권이 나온 책인데 조선을 배경으로 한, 요즘 우후죽순처럼 나오는 수많은 생활사 관련 서적 중에서도 발군이라고 하고 싶다. 내용 자체만을 놓고 보자면 이.. 2006. 5. 27. 이전 1 ··· 44 45 46 47 48 49 50 ··· 53 다음